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다녀가 지난 두 주간 현장 주일예배를 드리지 못하고 영상으로 대신했던 명륜교회가 16일 마침내 예배당에서 다시 주일예배를 드렸다.
이날 ‘성전을 빼앗으신 하나님Ⅱ’(겔 11:14~21)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박세덕 담임목사는 “하나님께서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르지 못한 이런 상황을 우리에게 겪게 하신 것은 우리를 새롭게 하시려고, 장차 새 예루살렘으로 들어갈 준비를 잘 하게 하시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전염병 때문에 교회가 너무 어려웠다. 저를 비롯해 20여 명 되신 분들이 공식적으로 자가 격리 되었다. 그 외에 스스로 약 14일 동안 출입하지 않은 분들도 상당히 많다”며 “저는 교회 기도실에 있는 동안 단 한 발자국도 교회 밖으로 나간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집이 교회 지척인데도 한 번도 안 갔다. 전염병을 옮길까봐 그렇다기보다는, 규정을 지키려고 한 것 뿐”이라며 “또 다른 면으로는 동네 사람들이 저를 보고 ‘마음대로 돌아다니네’ 이런 말을 하면 하나님의 영광은 가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를 비롯한 상당히 많은 분들이 이렇게 철저하게 지난 14일 동안 제대로 격리생활을 잘 했다. 그리고 오늘 이렇게 여러분 앞에 서게 되었다”고 했다.
박 목사는 “(그런데) 지금 우리보다 더 힘든 분도 계신다. 병원에 입원하신 분들은 병과 싸우는 것도 힘들지만 사람들이 그들을 향해 비난하는, 소리 없는 아우성을 견디기가 힘들다”며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쳤다는 자책감 때문에 힘들다. 육체의 병은 곧 회복될 것이지만, 마음의 병과 영적인 어려움은 몇달 몇년, 어쩌면 평생 갈 수도 있다. 그러므로 그런 사람들에게 함부로 말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어떤 기자가 저한테 물었다. 지금의 이 사태가 중국에서부터 출발했는데, 중국이 기독교를 핍박해 저들이 하나님의 징계를 받는다고 생각하느냐는 것이었다”며 “당사자라고 하면 자신의 죄를 돌아보고 회개해야 한다. 그러나 그런 논리로 말하면 안 된다”고 했다.
박 목사는 “만약 그렇다면 대한민국에 수없이 많은 교회가 있는데 우리 교회가 하나님께 죄를 지어 우리 교회만 핍박당한다는 논리가 된다. 또 우리 교회에 많은 분들이 계시지만 몇몇 분들만 하나님의 징계를 받는다는 논리가 된다”며 “병에 안 걸린 나만 의롭고 저 사람들은 아니라는 논리밖에 안 된다.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내가 죄를 지어서 예수님이 고난을 당하신 것처럼 내가 죄를 지었기 때문에 교회가, 그리고 성도 가운데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렇게 예수님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며 “이번 사건으로 우리 모두가 새로워져야 한다는 걸 깨닫는다면, 지나간 얼마 간의 고난은 아주 보람 있고 가치있는 고난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앞서 이날 현장 주일예배 재개 소식을 전한 명륜교회는 “마스크를 착용하시기 바라며, 입구에 비치된 손세정제를 사용하여주시기 바란다”고 전하는 등 감염 예방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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