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100주년 기념비, 나라의 어려움 때마다 헤쳐나갈 등불 될 것"

3.1운동100주년 기념비 제막식, 태화빌딩 기념비 앞에서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3.1운동 100주년기념비 제막식이 태화빌딩 기념비 앞에서 오전 11시부터 열렸다. 종교인연합 3.1운동100주년기념비 건립추진위원회가 주최했다. 윤경로 전 한성대 총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순서는 1부 기념비 제막식, 2부 기념비 건림 기념식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개식선언과 국민의례가 있은 후, 청년들의 3.1운동 독립선언서 낭독 순서가 이어졌다. 천도교 대표 김나리, 기독교 대표 이경원, 불교 대표 정두용 청년들이 낭독했고, 이덕주 교수가 3.1운동 100주년 기념비 안내문을 낭독했다.

2부로 기념비 건립 기념식이 이어졌다. 3.1운동10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 박남수 상임대표가 인사말을 전했다. 그는 “종교 간 연합이 여전히 100년 전에 머물러 있다”며 “이번 건립비 제막이 나라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이를 헤쳐나갈 등불이 될 것”이라 기대했다.

박차귀 천도교여성회본부 회장이 취지문을 낭독하고 있다. 뒤에는 3.1운동 100주년 기념비가 보인다.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장 원철 스님이 경과보고 한 후, 천도교 여성회본부회장 박차귀 회장이 취지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5천년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우리 민족은 일본의 침략과 지배 아래 주권국가로서 자유와 권리를 상실했다”며 “그럴 때 종교인들이 분연히 일어나 독립 나라를 세상에 외쳤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은 “강탈과 억압으로 점철됐던 낡은 질서를 무너뜨리고, 정의와 양심으로 새로운 질서를 세우려는 ‘하늘의 뜻’을 종교인들은 깨달았다”며 “거역할 수 없는 책임감으로 민족의 자유와 독립을 외쳤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들은 “천도교와 불교, 기독교 지도자들은 종파주의를 넘어 신뢰와 협력, 양보와 희생을 바탕으로 일을 성공시켰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준비 기간 중 천도교 지도자들은 기독교 측에 거액의 운동자금을 흔쾌히 지원했다”며 “이로써 중국과 일본에 특사를 파견, 독립선언서를 지방에 분배한 후 독립운동가 가족들을 구휼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선배 종교인들은 일본 제국주의에서 벗어나 세계 평화와 인류 행복을 위해, 동양 평화를 이룰 발판을 마련하고자 했다”며 “침략과 억압이 아닌 자유와 정의에 바탕을 둔 참된 평화를 꿈꿨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은 “현재 한반도는 지구상 마지막 남은 분단국가”라며 “우리 민족의 아픔과 시련은 여전히 남아 있고, 일본과 중국,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 사이 불신과 갈등은 심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이들은 “백 년 전 독립만세를 부르며 꿈꿨던 평화는 오늘도 여전히 미완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하여 이들은 “선배들이 독립 너머 평화를 외쳤듯, 오늘 우리는 통일 너머 평화를 외쳐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이들은 “우리 선배 종교인들의 지혜와 용기를 되새기고자 기념비를 세우려한다”고 전했다. 특히 이들은 “암울했던 상황에서 종교인들의 지혜와 용기, 연합과 협력이 있었기에, 거족적인 삼일독립만세운동이 가능했던 것”이라며 “오늘 천도교와 불교, 기독교 지도자들이 함께 모여 독립선언서를 읽고 만세를 불렀던 태화관 자리에 작은 돌비를 세우고자한다”고 역설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우리 후손들이 한반도에서 누릴 세계평화와 인류행복의 그 날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기념비를 세우고자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이들은 “백 년 전 선한 의지 하나로 작은 힘을 함께 모아 큰일을 이루었던 선배들의 도우심이 민족의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오늘 우리와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덕조 스님이 전명구 태화복지재단 대표이사에게 감사패를 전하고 있다.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축사가 이어졌다. 태화복지재단 전명구 대표이사는 “태화복지기관은 1921년 이래로 아동과 여성 등을 돌보는 선교사들의 헌신을 이어왔다”며 “오늘 태화관 터에 건립된 기념비가 민족사랑의 주춧돌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송범두 천도교 대령은 “이 기념비 제막은 분열과 갈등이 아닌 대동단결로 함께 나아갈 민족적 사명을 선포하는 것”이라고 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축사하려고 했으나,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부장 덕조 스님이 대독했다. 그는 “오늘 기념비가 종교의 화합을 통해 민족의 어려움을 극복한 과거를 되새기길 바란다”고 했다. 덕조 스님이 감사패를 전달했다. 태화복지재단 전명구 대표이사, 기념비를 조각한 이경재 조각가가 받았다.

전 국사편찬위원장 이만열 교수는 “기념비의 ‘새 하늘과 새 땅이 열리도다’처럼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를 후에 이룰 미래 세대들에게 감사 한다”고 전했다. 이어 김명혁 강변교회 원로 목사, 덕조 스님, 주선원 천도교 선도사가 만세삼창을 하는 순서로 제막식 식순을 마무리했다.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이 감사 말씀을 전하고 있다.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만세 삼창하고 있다.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3.1운동100주년기념비제막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