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샬롬의 길, 그리스도의 용서와 감사 그리고 치열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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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회 피스메이커 '의와 평강을 말하다'의 주제로 12일 신반포교회에서 개최
©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제 17회 피스메이커의 날 기념 토크 콘서트&감사예배가 신반포교회에서 오후 4시부터 개최됐다. 주제는 ‘의와 평강을 말하다’이며, 윤형철 교수(개신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한건수 대표(G.Lab, 국민대 겸임교수), 손화철 교수(한동대 교양학부 철학)가 연사로 나섰다.

먼저 첫 번째로 윤형철 교수(개신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는 ‘정의를 품은 평강’이란 주제로 강연을 전했다. 그는 “샬롬은 진실과 정의의 결핍이 없고, 이 상태에서 통일성을 갖춘 채, 풍요롭고 복된 번영을 누리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 과정에서 하나님과 인간 사이 조화로운 교제와 기쁨을 누리는 상태”라며 “이것이 바로 히브리어로 샬롬”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에덴의 선악과 사건에서 비롯된 타락으로 샬롬은 파괴됐다”며 “하나님과의 교제, 그리고 완전한 만족이 상실됐다”고 지적했다.

이런 샬롬을 회복하기 위해, 윤 교수는 하나님은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을 예비하셨다고 했다. 그는 시편 85:10의 “인애와 진리가 같이 만나고 의와 화평이 서로 입 맞추었으며”를 전하며, “샬롬이 회복되기 위해선 공의가 선행돼야한다”고 밝혔다. 이런 “어둠 없는 완전한 밝음이 바로 샬롬”이지만, 윤 교수는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샬롬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다”고 진술했다. 특히 그는 “이스라엘도 또한 세속적 권력과 힘의 메시아를 고대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그는 “십자가는 불의와 불법, 거짓과 위선, 진노와 심판의 현장”이라며 “예수께서 거친 십자가를 대신 짊어지심으로, 우리 죄악에 대한 하나님의 공의와 심판이 충족됐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십자가는 하나님의 공의가 회복되고, 우리와 하나님과의 화평이 시작되는 자리”라고 역설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하나님은 정의의 이름으로 우리를 진멸하시는 대신, 십자가를 통해 하나님의 의를 세우셨다”며 “비로소 하나님과 우리는 화평의 관계에 놓이게 됐다”고 덧붙였다.

윤형철 교수(개신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이 대목에서 윤 교수는 그리스도께서 이미 이루신 샬롬이 이 땅에 이뤄지기 위해 '회복적 정의'가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처한 종말론적 실존이란 그리스도의 초림과 재림사이에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미 십자가를 통해 샬롬을 간헐적으로 경험했을 뿐, 아직 전체와 완성은 모른다”며 “이는 우리가 성화의 길을 가고 있을 뿐, 완전한 성화에 이른 것은 아닌 것과 같은 상태”라고 말했다. 즉 그는 “우린 악마도 천사도 아닌 중간 지점에 놓여있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그는 “우리의 연약한 실존으로 인해, 이 땅에서 경험할 샬롬은 어찌보면 미비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인간이 샬롬을 이루기 위한 자의적 방법에는 한계가 뒤따랐음도 강조했다. 그는 앞서 “샬롬이 성취되기 위해선 공의가 전제돼야한다”고 말하면서, “이를 위해 우리가 선택한 공의에는 언제나 거친 칼이 숨겨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에덴에서의 정의와 평화는 원래 하나였다”면서 “인간 타락이후 정의와 화평은 양극단으로 거리가 멀어졌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정의를 획득하기 위한 인간의 방법은 언제나 폭력적인 정의였다”며 “팍스 로마나, 프랑스 혁명, 팍스 아메리카나 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했다. 따라서 그는 “칼과 힘의 논리로는 완전한 샬롬을 이룰 수 없다”고 역설했다.

그럼에도 그는 “완전하지 않더라고 샬롬을 위해선, 어쨌든 정의를 외쳐야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의를 먼저 외칠 때, 샬롬이 멀어지는 것 같은 딜레마 속”에도 “언제나 우리가 외쳐야 하는 정의는 회복적 정의”라고 말했다. 곧 그는 “십자가의 정의"라며 "약한 자들과 고통 받는 자들을 위로하시고, 해방하시는 정의”라고 강조했다.

이에 그는 “정죄와 소외 대신, 대속적 죽음으로 용서하시어 친밀한 교제로 끌어들이시는 정의"라고 재차 말했다. 이처럼 그는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어떻게 받아주셨는지를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보복 대신, 고통과 아픔, 소외와 절망을 껴안을 때 비로소 샬롬을 회복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한건수 대표(G.Lab, 국민대 겸임교수) ©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한건수 대표(G.Lab, 국민대 겸임교수)는 ‘화평의 시작, 감사’를 강연했다. 그는 자신의 화초를 보여주면서 “죽은 것 같아보였는데, 자세히 보면 새싹이 자랐다”고 전했다. 그리고 그는 “이 화초는 자라서 풍성한 초록 잎사귀를 맺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어두워 보이는 일상에서, 새싹처럼 작지만 좋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부정적인 면모만을 집중한다면, 이를 놓치기 쉽다”고 말했다.

이 부분에서 그는 필립스 왓킨스 박사를 빌려 “나에게 좋은 일이 생겼다는 것과 이것이 외부 대상으로부터 온 것임을 인정할 때 생기는 감정”이 ‘감사’라고 정의했다. 그는 “감사할 때 좋은 일들을 기대하는 감정이 확장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누가복음에서 10명의 사마리아인이 예수님께 고침 받았지만, 9명은 예수님을 외면했다”며 “우리는 9명에 가까운지, 1명에 가까운지를 되돌아보자”고 촉구했다. 특히 그는 “2019년 중보기도 제목 중 하나님께서 친히 이루어주신 선물을 얼마나 자주 돌아보았는지”를 되물었다. ‘감사’를 당부하며, 그는 “누가복음에서 한 명의 사마리아인은 자신에게 이뤄진 좋은 일이 예수님으로부터 온 것임을 알았다”며 “그리고 감사했기에 예수님으로부터 ‘너의 믿음이 너를 구원했다’는 칭찬을 받았다”고 했다.

한건수 대표는 감사의 꿀팁을 전했다. 그는 “내가 받은 일상의 선물이 누구로부터 왔는지를 알고, 그 선물을 기억할 때가 감사”라며 “이런 과정이 두터워 지면 그 대상에 대한 신뢰가 두터워진다”고 강조했다. 이는 “하나님의 선하심을 기억하는 과정”이라며 ‘감사를 통한 하나님에 대한 신뢰의 강화’를 그는 덧붙였다. 이럴 때 그는 “미래에 이뤄지지 않을 것도 하나님이 주실 것을 신뢰하여 미리 감사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감사에서 Thank와 Think의 어원은 같다”고 전했다. 하여 그는 “감사는 생각하는 과정”이라며 “우리가 일상에서 의식하지 못한 것들을 낱낱이 생각해 감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나아가 그는 “정말 행복한 사람은 하나님이 미리 주신 것들에 감사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그는 “수학시간에 영어 공부하는 사람이 제일 안타까운 사람”이라며 ‘이미 주신 것들을 누리지 못하는 불행’을 지적했다.

끝으로 그는 여호수아 4:21-24를 빌려 “지금까지 이스라엘을 인도하셨고, 이미 이뤄진 좋은 것들은 모두 하나님에게서 왔음을 기억하는 과정”이 ‘감사’라고 했다. 때문에 그는 “감사는 우리 관점이 하나님으로 옮겨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그는 “세상의 방식은 성취를 통해 존재근거를 찾지만, 하나님 나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달리 말해 그는 “내가 하나님 앞에서 어떤 존재임을 먼저 깨닫고, 용서 받음에 감사할 때”로부터 “나의 존재근거는 시작 된다”고 역설했다. 하여 그는 “감사의 시작은 용서 받음”이라며 “예수님의 보혈로 내가 받아들여졌음이 바로 절대 감사의 근거”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은혜로부터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뒤이어 손화철 교수가(한동대 교양학부 철학) ‘기술사회의 미래와 기독교인의 공평’을 강연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빠른 기술 발전으로 공평을 이루기 어려워 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그는 “공평을 이루기 위한 기술조차, 공평을 헤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손 교수는 4차 산업혁명에서 ‘인공지능(AI)'의 도래가 공평을 더욱 헤칠 것이라 우려했다. 그는 2016년 알파고가 이세돌을 꺾은 이벤트를 빌려 “바둑의 경우의 수는 우주의 원자 숫자보다 많은데, 이를 묘한 방식으로 엮어 이세돌보다 좋은 판단을 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문학평론가 이어령 교수를 빌려 “기계는 인간을 대체할 수 없다”고 밝히며, “창의력만큼은 인간의 독보적 영역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대부분의 사람이 이어령 교수의 창의력 같지 않다는 게 문제”라고 했다.

또 그는 창의력을 통한 기술 발전이 공평을 헤치는데 작용할 수 있음도 지적했다. 그는 2015년 국립중앙과학관의 STEM 프로그램을 빌려 “창의적 인재 한 명이 백만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고 전하며 “그러나 한 명이 백만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세상이 정말 좋은 세상일까”라고 반문했다.

손화철 교수(한동대 교양학부 철학) ©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손 교수는 “오늘날 기술 사회가 지향하고 있는 세상의 모습”이라며 “여기에는 언제나 권력이 개입 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인공지능 기술은 점점 발달되고, 이를 개발하는 기술자들은 대단한 권력을 독차지 한다”고 강조했다.

가령 그는 “빅 데이터 기술은 ‘내가 과거에 무얼 했는지’를 사이버 기록을 통해 획득해, 이를 기초로 미래를 예측한다는 기술”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기술을 가진 사람이 권력자”라며 “왜냐면 그 사람의 미래까지도 지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런 미래가 도래하기 전, 기독교가 선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그는 “명성교회 세습, 사랑의 교회 도로 점용 문제 등 이미 해결했어야 하는 공평도 해결하지 못 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그는 “교회에 침투한 기술에 대해 단순히 좋다고만 생각했지, 이 기술이 미칠 파급력에 대한 논의 부재”도 꼬집었다.특히 그는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그 기술을 획득하는 사람들은 굉장한 권력을 지니는데, 교회는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라고 되물었다.

때문에 그는 “하나님 나라의 비전 안에서, 우리는 어떤 세상을 꿈꾸는가를 먼저 고찰해야한다”고 역설했다. 나아가 그는 “기술을 통해서 우리 삶이 바뀔 수 있음을 주지하면서, 의미 있는 방식의 기술사용”을 촉구했다.

©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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