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교회의 정관과 교단의 헌법 세미나가 삼성동 법무법인 로고스 14층에서 30일 오후 4시부터 열렸다. 법무법인 로고스 대표 백현기 변호사가 첫 번째 발제를 맡았다. 그는 “과거 교회는 은혜만 있으면 되지, 법은 필요 없다는 생각 때문에 정관을 무시했다”면서 “그러나 교회는 엄연한 법률행위의 주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교회는 민법상 비법인 사단”이라며 “정관이 없다면 일반 민법을 준용하기에 분쟁이 있을 시, 교회 원리가 무시되며 불리한 재판이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교회 분쟁이 많은 건 도리어 민주주의적 의사결정 요소 때문”이라고 밝혔다. 즉 그는 "민법 상 사단법인의 주체는 그 구성원"이라며 "교회 정관을 제정하는 데, 세상 단체의 원리로만 한다면 분쟁이 쉽게 촉발될 수 있다”고 전했다. 때문에 그는 "‘목사는 하나님이 선택한 종’이라는 교회 원리가 사단법인의 성격과 적절히 조화돼야한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정관은 당회에서 단독적으로 결정될 수 없다”고 전했다. 여기서 당회란 목사·장로 등 교회 중직자로 구성된 의결기구다. 그러면서 그는 “당회가 입법권까지 가져가는 것은 원리에 맞지 않다”며 “정관은 반드시 교인 결의에 따라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형교회의 경우”를 두고, “대의원제도를 도입해, 정관을 정하는 방법도 있다”고도 소개했다.
이 대목에서 백 변호사는 쟁점이 되는 몇 가지를 설명했다. 그는 먼저 교회정관과 교단헌법이 충돌되는 경우를 말하며, “일단 교단에서 표준정관을 만들고, 여기에 개 교회가 맞출 것"을 권유했다. 이어 그는 “교단 헌법은 상위법이고, 교회정관은 하위 법”이라며 “상위법 원칙에 따라, 개교회 정관은 교단 헌법을 따라야한다”고 했다. 다만 그는 “법적으로 개교회가 독립 단체라는 점을 중시한다면, 특별법 원칙에 따라 개교회 정관을 우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 변호사는 교회 재산 문제 특히 명의신탁 문제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교회 재산권을 교단이 맘대로 할 수 없는 것”이 “대원칙”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교회가 취득한 재산을 유지재산으로 교단명의에 등록했다”할지라도, “원칙적으로 개교회 소유”라고 강조했다. 하여 그는 “교단에 재산을 명의 신탁 했지만, 명의를 중도 해지 한다”면 “개교회 소유로 얼마든지 전환 가능하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그는 “지 교회가 교단을 바꾸고자 하는 경우”도 말했다. 그는 “헌법에 보장된 종교의 자유에 따라, 교단 변경은 지교회 정관에 준 한다”며 “정관 변경을 통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정관 변경에 있어 ‘교인의 2/3 이상의 동의’라는 단서를 분명히 달아 둬야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세습 문제도 밝혀뒀다. 그는 “세습을 금지한 교단은 예장 통합, 감리교단 등이 있다”며 “교단이 세습을 금지했다면, 개 교회는 이를 따르는 게 ‘법적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세습은 부의 세습, 권력의 세습 차원이 더 해진다”며 “그간 세습을 신앙적 차원으로 여겼기에, 법적으로 제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따라서 그는 “최근 세습 문제가 부상한 만큼, 법적 차원보다 신앙적 차원에서 심도 있는 고찰이 후행돼야한다”고 역설했다.
뒤이어 장로교 정관의 해설을 로고스 법무법인 임형민 변호사가 발제했다. 그는 교회 분쟁이 있을 때, ▲교인명부에 등록된 교인 수 ▲교인의 기준 ▲정족수 등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교인 수 2/3 이상이 지지해야, 재산 분쟁에 대한 교회의 권리 주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때문에 그는 “교인 수를 명확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그는 “공동의회 개최에 있어, 담임목사가 의장”이라면 “목사가 권한을 휘둘러, 허락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이럴 경우 “회원 2/3 소집 청원이 있을 때, 무조건 공동의회를 개최해야한다”는 명시 규정을 정관에 의무로 적시해야한다. 또 그는 “공동의회 1/5 출석, 2/3 결의로 열 수 있다”는 규정을 두고, “대형교회에 적용된다면 민주적 정당성 확보는 어려울 수 있다”고 꼬집었다.
가령 그는 “5000명 이상 출석하는 대형교회의 경우 1000명 출석으로 공동의회를 연다면, 과연 정당성 확보가 가능할까”라고 반문했다. 때문에 그는 “교인들의 서면 제출 혹은 전자투표제 도입의 명시”도 “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그는 “공동의회를 통해 교회 재산의 거래 결정도 하기” 때문에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할 방안을 고민해야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재정장부 열람 부분도 명확히 밝혔다. 그는 정관을 통해 “교인 1/10이상 교인들이 결의할 경우, 소명을 통해 재정 장부 열람도 허락해야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교인들 일부가 교회의 분란을 일으키기 위한 목적도 있다”며 “이 때문에 교회는 부당함을 증명할 경우, 교회재정장부 열람·복사를 거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그는 교회에 대한 세무조사 부분도 언급했다. 그는 “종교 활동비는 세무조사 영역이 아니”라며 “그러나 사례비는 세무조사 영역이기에, 정관을 통해 명확히 구분해야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그는 “종교 활동비 통장, 목회자 사례비 통장, 기타 활동비 통장을 나누어 개설”하도록 ‘정관에 명시할 것’을 권유했다.
재차 그는 “세무 조사 영역이 아닌 종교 활동비를 사례비와 묶어 관리 한다”면 “세무당국은 목회자 사례비와 더불어 종교 활동비까지 조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때문에 그는 “반드시 이중장부로 관리해야 한다고 정관에 명시해야 함”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헌법 상 종교의 자유 원리에 따라 종교 활동비는 세무조사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며 “정당성 확보는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끝으로 그는 교회 분쟁의 해결 절차에 대한 영역도 설명했다. 그는 “총회헌법 절차 이후 기독교화해중재원의 조정을 거치지 않으면, 법원에 제소할 수 없다는 조항을 명시해야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