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향한 외침, 그리고 평화 행진 존중해 달라"

  •   
홍콩 시위 심화…홍콩교회는 '폭력은 폭력을 낳을 뿐'이라며 열린 마음의 대화 촉구
홍콩 국제 공항을 점거 중인 시위대 모습 ©뉴욕 타임즈 캡쳐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10일(홍콩 시간), 홍콩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이 점점 격화되고 있다.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했다. 시위대 중 몇 사람은 폭행을 당해 부상을 입었다. 

이에 대한 시위대의 맞대응도 있기는 했다. 홍콩 Wan Chai district에서 시위대는 경찰에게 화염병을 던졌다. 12일에는, 수천 명의 홍콩 시위대가 홍콩 국제공항을 점거하면서, 홍콩 당국은 공항의 모든 이·착륙 비행기를 취소하기도 했다. 충돌 양상이 점점 심화되면서, 홍콩 정국은 혼란의 소용돌이로 빠져들고 있다.

홍콩 당국은 “이는 명백한 시위대의 테러”라고 비난했다.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HKMAO) 양광(Yang Guang)대변인은 “홍콩의 시위대는 폭력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며 “이들의 폭력으로 인해, 홍콩의 법질서는 무너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7월 9일, 홍콩 행정장관인 케리 람은 “홍콩 범죄인 인도 조례는 이미 죽은 법안”이라며 ‘법안 실행 중지’를 선언했다. 그러나 홍콩 시위대는 법안의 완전 철회를 요구하며, 시위의 양상은 더욱 극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의 발단은 홍콩 범죄인 인도 조례에서 시작됐다. 이 법안은 중국·마카오 등지에서 범죄가 발생했을 때, 용의자를 홍콩으로 소환해 홍콩법대로 처벌하자는 조약이다. 쌍방향 조약으로, 홍콩에서 범죄를 저지른 용의자를 중국으로 소환할 수 있다. 이는 홍콩 국적의 용의자도 포함한다.

때문에 시위대는 “이 법안이 홍콩의 반(反) 중국 인사들을 중국 본토로 소환하는데,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공산당에 반대하는 홍콩 국적의 인사들을 탄압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이유다.

홍콩은 중국 본토 내에 자치권을 보장받았다. 자유민주주의가 보장된 홍콩이 자칫 중국 공산당국에 의해, 자유를 침범당할 우려가 시위대의 요구에 반영된 셈이다. 그리고 이 우려가 현실화 된 적도 있었다.

2015년 10월 경 홍콩소재 코즈웨이베이 서점에서 중국 공산당을 비판하는 서적을 판매하던 관계자 5명이 실종됐다. 이후 소식통에 따르면, 코즈웨이베이 서점 대주주인 구이민하이(桂民海) 등 5명은 중국본토에 억류돼 중국 공산당의 법대로 재판을 받았다.

중국 본토에서 홍콩기본법에 따른 법 집행권이 부정되기에, 이들은 홍콩 법의 적용을 받아 사면 받지 못했다. 이 사건은 홍콩 시민들에게 충격을 안겨다 줬다. 중국 본토로 홍콩시민이 강제 송환돼, 공산당 법대로 재판받을 우려가 현실화 됐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시위대의 홍콩 범죄인 인도 법의 완전 철회 요구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특히 홍콩정부가 홍콩범죄인 인도 조례 시행을 발표하자, 지난 3월부터 범죄인 인도 조례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가 진행되면서 6월 9일에는 주최 측 추산 100만 명이 모였다.

한편 로이터(Reuters) 14일 보도(현지시각)에 의하면, 중국 군 당국은 홍콩 사태에 군을 투입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군 당국은 14일 북경청년보 산하 위챗 계정인 인민전선을 통해 “중국 동부 전구 육군은 홍콩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인 선전에 집결 중”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군 당국은 “홍콩 특구 기본법에는 홍콩 특구가 통제할 수 없는 동란이 일어날 경우, 중국 중앙 정부는 비상 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미국은 홍콩 사태가 유혈 진압으로 확대될 것을 경계했다. 미 국무성 대변인은 “홍콩 국경 근처에 군 병력이 집결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그는 “홍콩의 자치권이 위협받는다면, 미국의 무관세 혜택 지위가 매우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그는 홍콩 당국이 “시위대에 대한 유혈 진압을 멈출 것”과 “시위대의 자유를 향한 외침 그리고 평화 행진을 존중할 것”을 촉구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중국도 홍콩의 자치권 보장을 계속 고수할 것”을 강조했다.

이는 미 상원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이 홍콩 사태에 중재 개입할 것”을 요구한 후, 미 국무성이 내놓은 공식 발표였다. 미국의 공식 입장 발표 후, 중국 군 당국의 추가적 병력 증강 조짐은 보이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에 실린 홍콩 100만 시위 사진 / 출처 = 뉴욕타임스 캡처

영국 크리스천 투데이 12일자 보도에서, 홍콩 성공회 주교 Paul Kwong은 “평화적 해결”을 홍콩 시위대와 홍콩 정부 둘 다에게 촉구했다. 그는 “홍콩은 불안과 고통이 엄습하고 있다”면서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마태복음 5:43을 빌려 “홍콩의 모든 크리스천들은 폭력적 시위 방법을 자제하고, 원수를 사랑하는 가르침에 따라 그들을 위해 기도할 것”도 촉구했다.

또 그는 “이런 사건이 벌어 질 때, 중요한 점은 우리 마음을 돌아보는 일”이라며 “우리 안의 ‘악’은 상대를 폭력적으로 대치할 것을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서로 다른 입장에 서있는 ‘시위대와 홍콩 당국’이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를 지닐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그는 “좀 더 친절한 의사 표현 방법이 선행될 때, 혼란스런 정국에 새로운 해결의 지평을 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반감에 기반 해, 상대에 폭력을 행사함으로 입장을 관철시키려는 태도는 상황을 더 악화시킬 따름”이라고 우려했다.

때문에 그는 “홍콩의 크리스천들이 홍콩 사태를 두고 하나님의 지혜와 겸손을 구하기를 원한다”며 “홍콩의 사태가 평화롭게 해결되도록 기도 해 달라”고 요청했다.

홍콩 사태로 트라우마를 겪은 시위대에 상담을 해 왔던 홍콩의 The Vine Church도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관계자는 “양 극단의 있는 사람도 품어야한다”고 당부하며, “나를 위협하고, 나와 다른 정치적 입장이라 할지라도 대화를 통해 풀어야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사랑으로 상대를 품는 법을 배울 때, 사태는 좀 더 평화롭고 순적하게 풀릴 것”이라 기대했다.

홍콩 가톨릭 주교 Joseph Ha Chi-shing 또한 “폭력은 폭력을, 증오는 증오를 낳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홍콩 정부가 시위대에 대한 폭력을 멈추는 건 국가의 의무”라며 “다만 시위대 또한 폭력적 방법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그는 “불법적 방법으로 절대 정의를 성취할 수 없다”며 “역사는 항상 평화와 이성적 방법만이 지속적인 정의를 성취해 왔음을 입증해 왔다”고 강조했다.

©크리스천 포스트

#홍콩민주화시위 #홍콩범죄인인도조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