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한국교회총연합(이하 한교총)은 8일 기독교회관 한교총 사무실에서 광복 74주년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교총 대표회장 겸 예장 고신 총회장 김성복 목사가 성명서를 읽었다. 이들은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우리 민족을 해방시켜 주신지 74주년”이라며 “해방의 기쁨도 잠시 분단으로 인해 완전한 주권 회복과 광복은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일본 아베 정부는 독일이 보여준 것처럼, 화해와 용서, 상호협력을 통해 함께 평화 공존의 미래를 열어가기"를 주문했다. 특히 이들은 ”일본은 과거에 저지른 잘못들을 진심으로 사과하고, 동아시아 주변국과 용서와 화해의 길을 택하기를 바란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이들은 “한국 정부는 일본에 의해 촉발된 민족의 아픈 상처를 조속히 치유하고 회복시키기를 노력하라”고 촉구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내적으로는 한일관계를 특정 집단의 이해를 위해 이용하지 말라”며 “한일관계의 악화된 정서에 편승해, 이념과 정략에 따라 편을 나누는 일은 삼아야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들은 “정책적 실수를 덮고 전가하려는 소심함을 내려놓고, 보다 대승적 자세로 대화를 통해 국론을 통합하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들은 “국내 기업들은 정부의 지원과 국민들의 지지로 일군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면 안 된다”라며 “과거의 경영방식에서 벗어나, 기초과학과 소재산업 개발에 매진하기”를 촉구했다.
또 이들은 “시민사회는 동아시아 시민사회와 적극 대화하고 연대해, 문제 해결에 앞장서기”를 요구하며, “재일동포나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일본인들 모두가 위협을 당하지 않고, 일상의 평화를 누리도록 섬세하게 배려하길 바란다”고 했다.
끝으로 이들은 “한국교회는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에 따라 기도하며, 화평을 이루는 사도의 역할을 감당할 것”도 말하며, “‘선으로 악을 이기라’는 말씀에 의지하여, 동아시아 복음화에 주력해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 더욱더 노력할 것”을 강조했다. 하여 이들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화해와 치유, 평화와 공존을 위해 한국교회는 더욱 기도하며, 힘써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후 한교총 서기 겸 예장 통합 사무총장 변창배 목사는 “우린 일본에 대해서 반대하는 입장이 아니”라며 “아베 정부의 정책 시행을 지적하고, 평화로운 동북아를 이루기 위해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이루실 분은 하나님이시다”라며 “남·북 교류 협력을 위해, 평화통일을 위해서 한국교회는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특히 그는 “교회는 화해의 사도”라며 “일본 정부와 싸우겠다는 게 아닌, 과거사를 용서하고 미래 평화로 나아갈 것을 지향 한다”며 입장을 밝혔다.
기자단 질문이 이어졌다. 한 기자는 특정 집단의 일본 불매 운동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이에 한교총 대표회장 겸 예장 고신 총회장 김성복 목사는 “긴장의 문제를 특정집단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이용하는 태도”라며 “일본 불매 운동은 한국인의 근저 아래 있는 상처의 감정 표출”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한국 사람들 근저의 상처를 치유하고, 미래를 위해 이성과 감정의 균형을 잡아야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아직 이루지 못한 광복을 완성하라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한반도를 무력으로 점령하고 민족 말살을 꾀한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우리 민족을 해방시켜 주신지 74주년이 되는 광복절이다. 그러나 해방의 기쁨도 잠시 국토의 분단과 동족상잔의 전쟁으로 민족이 분열된 채 우리의 완전한 주권 회복과 광복은 아직 완전하게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제라도 우리는 일제 식민지 잔재와 민족분단, 전쟁으로 얼룩진 20세기의 아픔을 극복하고, 자유와 평화를 바탕으로 하나님의 공의가 실현되는 진정한 광복의 풍요와 번영의 나라를 위해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는 3.1 독립운동 100주년이자 광복 74주년을 맞이한 지금, 아베 정부는 전쟁할 수 있는 보통국가를 명분으로 헌법 개정을 도모하고 있고, 일본 극우파 또한 혐한 분위기를 계속 고조시키고 있다. 이는 평화적 선린외교의 길을 버리고 제국주의적 침략의식의 길을 택한 것이기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일본의 행태는 대한민국을 비롯한 이웃 국가들에게도 가슴 깊이 묻어둔 상처를 다시 건드리고, 분노와 불신과 대결을 유발시키는 제국주의의 유산임을 지적한다.
우리는 과거 일본제국주의의 침략과 찬탈을 기억한다. 과거를 반복하듯 자행된 일본의 경제 도발을 계기로 더욱 마음을 가다듬고 완전한 독립과 광복의 길로 달려가야 한다. 도덕과 상식이 통하고, 정의가 구현되며 인권이 보장되는 건강한 미래를 위해 더욱 매진해야 한다. 특히, 우리의 다음세대가 건강한 가정에서 자라나 새 시대의 주인이 되고, 복음 안에서 남북이 통일되어 세계 만민에게 하나님을 경외하는 선교강국이 되도록, 한국교회가 분발할 것을 다짐하면서 다음과 같이 성명한다.
1. 일본 아베 정부는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제국주의적 행태를 버리고, 이웃 국가와 평화롭게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며 함께 발전하는 길로 나아가기 바란다. 독일이 보여준 것처럼, 20세기 인류가 겪은 전쟁의 참화를 되풀이하지 않고, 화해와 용서, 상호 협력을 통해 함께 평화 공존의 미래를 열어가기 바란다. 일본은 과거에 저지른 잘못들을 진심으로 인정 사과하고, 동아시아 주변국과 용서와 화해의 길을 택하기를 바라며, 다시는 이웃 국가와 평화를 해치는 군국주의 망상을 꿈꾸거나 시도하지 않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2. 한국 정부는 과거 일본에 의해 촉발된 민족의 아픈 상처를 조속히 치유하고 회복시키를 위하여 노력하며, 작금의 악화된 한일관계가 외교를 통해 공동의 평화를 얻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내적으로는 한일관계를 특정 집단의 이해를 위해 이용하지 말고, 민족과 국민의 역량을 다시 하나로 모아 산업부흥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특히 한일관계의 악화된 정서에 편승해 이념과 정략에 따라 편을 나누는 일이나, 정책적 실수를 덮고 전가하려는 소심함을 내려놓고, 보다 대승적 자세로 폭넓은 대화를 통해 국론을 통합하고, 광복을 완성하여 국가 부흥의 계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
3. 국내 기업들은 정부의 지원과 국민들의 지지로 일군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여 산업 광복의 기쁨을 국민들과 공유하기 바란다. 눈앞의 작은 이익을 위하여 기술 독립을 이루지 못한 과거의 경영방식에서 벗어나, 기초과학과 소재산업 개발에 매진하기 바란다. 대기업은 중소기업의 기술발전을 위한 여건을 마련하여 상생 구조를 강화하고, 강소기업 육성을 통해 산업 광복과 기술 강국을 선도하기 바란다.
4. 시민사회는 일본 및 동아시아 시민사회와 적극 대화하고 연대하여 문제 해결에 앞장서길 바란다. 재일동포나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일본인들 모두가 위협을 당하지 않고 일상의 평화를 누리도록 섬세하게 배려하기 바란다. 우리가 이룬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의 발전을 바탕으로 ‘정의’와 ‘공존’과 ‘화해’로 광복을 완성하는데 앞장서 주기 바란다.
5. 한국교회는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에 따라 기도하며 화평을 이루는 사도의 역할을 감당할 것이다. 목숨 걸고 일제에 항거하며 순교의 제물이 된 신앙 선조들과, 조국 광복을 위해 헌신한 신앙 선배들의 정신을 따라 나라와 민족을 평화와 부흥을 위해 헌신할 것이다. ‘선으로 악을 이기라’는 말씀에 의지하여 동아시아 복음화에 주력하며,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더욱더 노력할 것이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화해와 치유, 평화와 공존을 위해 한국교회는 더욱 기도하며, 힘써 나갈 것이다.
2019년 광복절에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이승희 박종철 김성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