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수출규제 멈추고, 동아시아 평화에 기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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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CK·NCCJ "동북아 평화를 위한 공동의 집을 위해 한일 기독교 시민사회 목소리가 커져야"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 사태가 터지면서, 한일 기독교 시민사회는 이에 공동기자회견을 가졌다.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국화실에서 17일 오전 10시부터 개최된 이번 자리에는 한국 측에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한국YMCA, 한국YWCA가 참가했다. 그리고 일본 측은 일본기독교협의회(NCCJ)가 참여했다.

한국 측에서 먼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일본 정부는 7월 1일 한국 반도체와 관련 소재 3종류의 수출을 규제하겠다고 발표했다”면서 “이는 G20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에 위배되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아베 총리는 규제 조치를 발표한 다음 날,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문제를 덧붙이며, ‘한국이 청구권을 포기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아 우대조치를 하지 않는 것’이라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에 이들은 “이 같은 수출규제가 사실상 경제보복조치임을 인정한 셈”이라 강조했다.

또 이들은 “아베 총리가 한국이 위배했다고 주장한 1965년 청구권 협정은 일본 지배의 불법성을 명시하지 않은 불완전 협정”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들은 “청구권 협정에서 포기한 청구권은 ‘한국인 미수금, 보상금 및 기타 청구권’을 말한다”고 지적하며, “불법 행위에 따른 위자료까지 포기한다는 얘기는 아니”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이들은 한국 대법원의 2018년 10월 판결을 인용해, “강제동원 위자료 청구권이 청구권 협정 적용 대상에 포함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한일 양국 정부는 일제의 한반도 지배 성격에 관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는 대법원 판시 이유도 덧붙였다.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NCCK 총무 이홍정 목사, 오른쪽은 YWCA 배정미 국장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하여 이들은 “진정한 사회와 반성은 피해자가 납득할 때까지 하는 것”이라며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는 정당하지도 않고, 양국 관계 발전에 긍정적이지도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나아가 이들은 “한일 양국이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고, 지배-피지배의 부당한 관계를 끊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권력과 자본의 힘으로 상대를 굴복시키려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래서 이들은 일본 정부에 “동아시아 평화를 무너뜨리는 도화선이 될 수출 규제 강화 조치를 철회할 것”과 “평화헌법을 수호해 동아시아 평화에 기여하라”고 촉구했다.

일본 기독교협의회(NCCJ)도 또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대한민국에 대한 일본의 침략전쟁과 식민지지배 역사에 대한 죄를 고백한다”고 했다. 이어 이들은 “진심 어린 사죄와 함께 평화구축에 대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 밝혔다. 또 이들은 “동북아 공동의 집을 세우도록, 항구적 평화를 위해 교회 간 협력 중요성을 확고히 할 것”이며 “이를 위해 동북아 시민사회의 연대를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를 확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한일 그리스도인은 평화의 가교역할을 담당하는 자”라며 “한일관계 회복과 각 분야의 신뢰구축을 위한 노력도 같이 이행하자”고 말했다. 아울러 이들은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이 사명을 널리 시민사회에 공유하자”며 “국가주의와 민족주의의 한계를 극복하는 모든 생명이 존중받는 세계로 인도되도록, 동북아 화해를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역설했다.

참가자 발언이 이어졌다. NCCK 정의평화위원장 최형묵 목사가 발언했다. 그는 “한일 교회 와 시민 사회 연대 강화를 꾀 하겠다”며 “한반도 평화 체제 확립을 통해 동북아 공동의 집 구축을 위해 노력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그는 “실무적 협의를 진행해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와중 한일 관계가 급박히 위중하게 돌아갔다”고 지적하며, “다음 주 오사카에 한일 기독교 시민사회가 연대하는 도시 농어촌 선교에서 이 상황을 함께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YMCA 김경민 사무총장도 발언했다. 그는 “한일 간 시민 사회 목소리가 옅어지고, 아베 정권은 국가주의로 이런 목소리에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한일 관계 회복에 일본정부가 도리어 부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일본정부의 극우적 목소리에 대해, 한일 시민사회는 논의를 통해 이런 국가주의에서 벗어나고자한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일본 정부가 국가주의로 일본 시민사회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며 “이는 반인권, 반 평화적 여론”이라고 꼬집었다. 하여 그는 “한일 기독교 시민사회의 공동 기자회견은 이런 국가주의에서 벗어나, 시민의 목소리를 키우는 계기”라고 강조했다.

YWCA 배정미 국장도 발언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당한 배상을 촉구 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양국 간 사회 문제 특히 청년들의 역사인식을 공고히 하기 위한 모임을 가질 예정”이라며 “YWCA는 평화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NCCJ 총무 김성제 목사는 재일동포이기도 하다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NCCJ 총무 김성제 목사가 이어 발언했다. 그는 “식민지 통치 시대 군국정부 입김 아래, 일본 기독교 단체는 강제 연합됐다”며 “전후 흩어진 교파는 다시 일본기독교협의회(NCCJ)로 연합했다”고 밝혔다.

기자 간 질의가 이어졌다. 한 기자는 “한국 측은 1965년 한·일 청구권 문제에서 일본의 불법성을 명시했는데, 일본 성명서는 이 부분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NCCJ 총무 김성제 목사는 “일본 기독교회 안 각 교단은 역사에 대한 깊은 반성을 하고 있다”며 “역사에 대한 반성 이라할 때, 1945년 이전 뿐만 아닌 이후에 대한 반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현재 일본 기독교회 안에서도 한국 NCCK의 견해에 대해서,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역사의식에 대하 온전한 일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역사를 반성하고 사죄하는 입장에 대한 교육은 계속 지속되고 있다”고 역설했다.

다른 기자는 “일본 교회의 의견 일치가 안 된 이유”를 물었다.

이에 김성제 목사는 “일본의 한국에 대한 식민 통치를 놓고 대부분 교회 교역자들은 잘못됐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1965년 한일 청구권으로 한 가지 해결점을 본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일 청구권이 한국의 어떤 정치적 상황 속에서 그와 같이 맺어질 수밖에 없던 세밀한 분석은 일본 교회 내에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냉전 독재, 일본이 미국에 종속된 체제 속에서 맺어진 조약”이라며 “이로 인해, 희생당한 위안부와 전쟁 시대 끌려간 일본 노동자에 대한 사죄 인식 부족이 팽배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그는 “역사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탓”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기자는 “재일동포로서 김성제 목사의 애로사항”을 물었다.

이에 김 목사는 “일본에서 태어나 자란 나는 매일 같이 피부로 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는 “일본 사람들은 한국인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매일 경험 한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일부분 진보적이고 전쟁에 대해서 반성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대부분 ‘일본이 미국에 대해서 졌다’는 패배 의식만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아시아에 행한 역사적 죄의식은 해방 후 옅어졌다”며 “이에 대한 교육의 부족 탓”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만 문명화 됐고, 중국 한국은 문명이 덜 된 국가”라는 일본 역사 교육이 이행됨도 고백했다.

NCCK 총무 이홍정 목사는 “한일 양국 간 일반적 원칙은 자유무역”이라며 “보호무역 차원에서 일본이 이런 수출규제를 이행한 건 경제침략 행위”라고 꼬집었다.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원장 김영주 목사는 “가까운 이웃으로 지내기 위한 고민이 담겨있다”면서 “종교와 시민사회가 앞장서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리스도교 선언을 통해 진보·보수 사회가 다 같이 이 오늘날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것인지를 고민하자”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NCCK 최형묵 목사는 “일본 기독교 시민사회가 80년대 한국의 민주화 운동을 지원했던 것”처럼 “현재 한국 기독교 시민사회는 일본의 민주화 운동을 위해 지원할 것”이라 밝혔다. 특히 그는 “일본 민주화 운동은 평화헌법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라고 덧붙였아. 하여 그는 “한일 시민사회 기독교가 공동으로 여름철을 향해가면서, 평화를 위한 기도모임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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