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 밴드 U2 내한 공연이 가지는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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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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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결대 윤영훈 교수 "U2가 바랐던 하나님 나라, Joshua tree처럼 절망 속 끈질긴 희망"
©U2 공식 페이스북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록 팬들 사이 회자되는 말이 있었다. "한국에 절대 안 올 3대 천왕은 라디오헤드(Radiohead), 콜드플레이(Coldplay), U2이다" 그 만큼 그들을 한국에서 보는 건 한 사람의 평생 소원일 정도다. 항간의 이유로 라디오헤드 리드 보컬 톰 요크는 “대한민국의 분단된 상황 때문”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지난 2012년 지산 록페스티벌에 라디오헤드가 왔고, 콜드 플레이는 2017년 4월에 내한했다. 마지막 남은 U2가 올 것이라 록 팬들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던 찰나, 2019년 12월 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U2 내한 공연이 확정됐다.

1976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결성된 'U2'는 리드 보컬 보노, 기타리스트 디 에지, 드러머 래리 멀렌 주니어, 베이시스트 아담 클레이턴 등 원년 멤버 4명이 지금까지 함께 활동하고 있다. 세계 1억 8천만여 장 앨범 판매, 22회 그래미 수상, 빌보드 앨범 차트 1위 8회 등극 등 영미 팝 음악사의 전설로 남을 정도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음악활동과 동시에 이들은 세계 비핵화, 양극화 등 사회 현안 해결에 목소리 높였다.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서 NGO 단체인 ‘원(one)'을 창립하는 등, 이런 활동으로 U2 리드보컬 보노는 2005년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왼쪽부터) 래리 멀렌 쥬니어(Larry Mullen, Jr., 드럼), 아담 클래이톤(Adam Clayton, 베이스), 디 에지(The Edge, 기타), 보노(Bono, 보컬) ©U2 공식 페이스북 캡쳐

U2 내한 공연에는 숨은 공적이 있다. 바로 MBC 라디오 남태정 PD와 공연기획사 라이브네이션코리아 김형일 대표다. 무려 10년 동안 U2에 러브콜을 보낸 결과라고 했다. U2 내한을 앞두고 팬 들사이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특히 MBC '배철수의 음악캠프' 진행자 배철수는 'U2'를 두고 "여러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현존하는 유일한 팀"이라고 극찬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U2와 기독교는 과연 어떤 상관이 있을까?

빌리 그래함 목사는 2005년 고별 연설에서 “지난 세기 무디, 찰스 피니 등의 복음주의자들에 의해 복음이 보급됐다”며 “이제는 나의 뒤를 잇는 계보가 없어 보였는데, 보노가 그 뒤를 이을 것이다”라고 말하기 까지 했다.

‘Wonderful cross’로 유명한 Chris Tomlin, Matt Redman 등은 “우리 음악은 철저히 U2에 영향을 받았다”며 U2 헌정 앨범을 낸 바 있다. 실제로 2000년 CCM Magazine 잡지에서는 'All time best ever CCM Band' 순위를 책정하면서, U2의 87년도 앨범 Joshua tree를 5위에 올려놓았다. U2의 October 또한 20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커크 프랭클린 'Lean on me'를 보노가 함께 피처링 할 정도였다.

이렇게 간접적이면서, 직접적으로 기독교 메시지를 표방하며 음악활동을 해왔던 U2. 실제로 그들은 “록은 애초부터 기독교적이지 않다”며 밴드 진로에 심각한 고민을 했다고 한다.

성결대 윤영훈 교수가 기윤실에 올린 U2에 관한 시리즈 연재에 의하면, 드러머 래리 멀린과 리드보컬 보노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만나, 은사주의 영향이 짙은 복음주의 공동체에서 첫 신앙을 시작했다. 각각 부모님을 일찍 여읜 그들은 이 공동체를 통해 성서를 깊이 묵상했고 특히 보노는 “어머니를 잃고 하나님을 만났다”고 고백할 만큼 깊은 신앙체험을 했다.

©유튜브 캡쳐

계속해서 윤 교수의 글에 의하면, U2 기타리스트 엣지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October는 갈등 속에 만들어진 앨범입니다. 록큰롤과 신앙, 이 두 가지는 저에겐 화해될 수 없는 것이었어요. 나는 당시 밴드에 계속 남아야 할 지 떠나야 할지를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이 갈등은 이후에도 완벽하게 풀린 적은 없습니다. 아마도 영원히 계속될 거예요”

또 1집 Boy 앨범 발표 후, U2의 멤버들은 순회공연 중 다른 록 밴드들의 퇴폐적 모습으로 록 밴드 생활을 그만둘 것을 심각히 고민했다. 신앙심이 투철했던 에지는 음악 활동을 포기할 것을 심각하게 고려했다. 심지어 리드 보컬 보노는 “나는 그들과 결코 어울릴 수 없었다”면서 “나는 투어 버스의 맨 뒤에 처박혀 계속 성경만 읽었다”고 술회했다. 이들에 대한 깊은 고민은 October 앨범에 수록된 Gloria와 Tomorrow에 깊이 베어 나온다.

 “주여 나는 가진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내게 있는 모든 것을 당신께 드립니다”
(U2, 'Gloria' 가사 中)
“내일 당신은 오시렵니까? 어린양께 마음을 열라.
그분은 눈먼 자들을 보게 하신다. 그분은 곧 오시리라. 그를 믿으라“
(U2, 'Tomorrow' 가사 中))

3집 War에서는 드로우닝 맨(Drowning man)은 이사야서 53장을 가사로 했으며, 40은 시편 40편을 주제로 만들어졌다.

특히 2,500만장이 팔린 U2 대표작 Joshua tree에서 Where the street have no name은 빈부 차이나 서열 없는 세상을 원했던 그들의 바람이 녹아들어가 있다. 전화 인터뷰를 통해 윤영훈 교수는 “아일랜드의 경우 동네 이름이 곧 사람의 서열을 뜻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대림동, 강남구 등 특정 지역구가 사람들 간에 경계 짓는 서열, 부조리 등을, U2는 음악을 통해 철폐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름에 따라 부여된 불평등이 철폐된 세상, U2가 바랐던 하나님나라였다.

U2 87년도 앨범 Joshua tree ©자료사진

또한 윤영훈 교수는 “이 곡 전주는 내가 경험한 최고의 사운드”라고 극찬했다. MBC 배철수 음악캠프에서 임진모 평론가도 또한 “영미 팝 역사를 통틀어 전주가 가장 아름다운 곡”이라고 동일하게 평가한 바 있다.

전주에서 쓰인 사운드 효과는 기타리스트 엣지(Edge)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딜레이 사운드다. U2 전담 프로듀서 브라이언 이노(Brian Eno)와 엣지의 딜레이가 만나 이른바 엠비언트 사운드를 창출하기에 이른다. 윤 교수는 “이는 기타 사운드의 울림을 이펙터로 극대화해, 음의 공명 효과를 증폭시켰다”고 말했다. 이로서 공명으로 퍼진 사운드는 U2만의 독보적인 영적 공간감을 창출한 것이다. Where the street have no name이 바로 그것이다.

이에 그는 “U2만의 독보적 사운드”라며 “80년대 록 음악은 보통 속주, 솔로 등 테크닉 위주인데, 이 판도를 뒤바꾼 셈”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달리, 그는 “U2는 테크닉보다 사운드에 집중하며, 울림을 통해 음의 공명을 풍성히 키웠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그는 “U2의 등장으로, 기타 사운드를 테크닉 개념이 아닌 사운드의 개념으로 바꾼 셈”이라며 “U2의 특색이 고스란히 녹아든 이 곡은 내가 경험하는 최고의 사운드”라고 극찬했다.

윤 교수는 “공연 DVD를 보면 엣지는 왼손 핑거링을 거의 움직이지 않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U2의 코드는 단순하다. 그렇지만 사운드는 단순하지 않다. 풍성한 공간감을 창출하며, 깊고 따뜻한 태평양 바다가 감싸 안는 안온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러면서 윤 교수는 “이처럼 단순하지만 창의적 U2 사운드는 음 하나 하나에 풍성한 생명력을 불어넣었다”고 했다. 이는 광활한 사막에서‘만’ 피어오른 Joshua tree를 표현하고 싶은 그들의 의지라고 윤 교수는 덧붙였다.

Joshua tree의 앨범 자켓을 보면, 광활한 사막에서 피어오른 나무 한 그루가 있다. 이 나무는 정상적인 조건에서는 절대 자라지 않는다고 한다. 오직 광활하고 뜨거운 사막에서만 자라는 나무. 그래서 윤 교수는 “사막에서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미국의 절망을 보는데, U2는 사막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는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이를 잘 표현한 노래가 바로 Where the street have no name“라며, 윤 교수는 ”사막에서 피는 나무인 Joshua tree를 새로운 생명력을 찾는 기독교적 의미로 승화시켰다“고 역설했다. 즉 'U2가 바랐던 하나님 나라는 절망 속에서 끈질긴 희망‘인 듯하다.

U2 91년도 앨범 Achtung Boy ©위키피디아 출처

또 윤 교수는 91년도 Achtung Boy에서 One을 첨언했다. 이번 내한 때 한국 팬들이 가장 기대할 곡일 터이다. 아일랜드 분단을 직접 경험한 U2 멤버들이 한반도 DMZ 근처 임진각 평화의 공원에서 One을 부른다면, 팬들의 가슴을 충분히 설렐 것이다.(물론 공연 장소는 고척 스카이 돔이다) 실제로 U2의 멤버들은 “아일랜드 분열을 겪은 우리도 한국의 분단을 잘 알기 때문에 One을 부르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윤 교수는 “이 곡은 실제로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던 통일 독일 시기와 함께 한 곡”이라며 “그러나 하나에서 강요되는 동질성의 폭력도 지적한 곡”이라고 말했다. ‘당신은 나를 허락했지만, 내게 굴욕감을 줬다’는 가사는 “하나를 말하면서, 상대의 특성을 내게 맞추라는 암묵의 강요를 지적한 셈”이다.

그러나 그는 “이는 에베소서 4장에 대한 주석이기도 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그는 “지체마다 특성은 다르지만, 우리가 믿는 예수 그리스도안에 어떻게 하나 될 지란 그들의 고민이 담겨있다”고 덧붙였다. 하여 그는 “‘하나’라는 동질성의 폭력을 경계”하면서 “하나님이 각 지체에게 부여하신 고유한 특성을 존중받으며 서로 협력해, 결국엔 하나 됨을 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나의 삶. 하지만 우리는 같지 않아. 서로를 이끌어주는 거지. 하나가 되어서, 하나가 되어서…’"(U2 ‘ONE’ 가사 中)

한편 윤 교수는 “U2가 CCM·복음주의를 표방한다고는 볼 수 없다”고 단언하며, “U2가 종교다원주의를 말하며, 평화를 외치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그는 “U2는 CCM 밴드보다, 철저히 일반 록 밴드의 범주 안에서 보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특히 그는 “이들은 신앙과 대중적 요소를 중첩적으로 가미해, 일반 대중에게도 기독교 메시지를 전달하려 노력한 점은 높이 평가받아야한다”고 강조했다.

©U2 공식 페이스북

이번 한국 공연은 지난 2017년 열린 '조슈아 트리 투어'의 일환으로, 11월 뉴질랜드를 기점으로 호주, 싱가포르, 일본을 거쳐 한국에서 마지막 무대가 이어진다. 이는 87년도 U2의 대표작이자 2,500만 장이 팔린 Joshua tree(조슈아 트리) 발매 30주년을 기념한 공연이다. 현재까지 51회 공연, 270만 명 이상의 관중을 동원했다.

조슈아 트리 앨범에 수록된 대표작 With or Without You, Where the street have no name 등에 이어, One, All that you can leave behind 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이번 U2의 공연에는 자가 보유한 보잉 747 4대 분량으로, 가로 61m, 세로 14m 규모의 LED 스크린 등 글로벌 투어 장비를 직접 공수한다고 했다. 그만큼 거대한 스펙터클의 공연이 펼쳐질 것으로 벌써부터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공식 예매처인 YES24에서 직접 예매가능하다. 궁금하다면, 12월 8일에 ‘직관’할 것을 강력추천 한다.

U2 공연 모습 ©U2 공식 페이스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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