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나래 기자] 낙태죄 헌재결정에 따른 입법과제 정책토론회가 8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오후 1시 반에 열렸다. 자유한국당 박인숙 의원이 주최하고, 성산생명윤리연구소, 한국가족보건협회가 주관했다. 발제자에는 배정순 교수(프로라이프 여성회 대표), 홍순철 교수(고려대 의대 산부인과), 신동일 교수(한경대 법대)가 나섰다.
프로라이프 여성회 대표 겸 경북대 배정순 외래교수가 ‘사회적 인식변화를 통한 낙태법 개정안의 방향성’을 발제했다. 그는 “프로초이스 진영은 낙태죄가 여성을 차별한다는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낙태죄는 여성을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선진국에서 낙태를 형법을 통해 죄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선진국에서 낙태가 허용되고 있다는 그들의 주장은 오류”라고 꼬집었다. 물론 그는 “임신 초기 낙태에 대해선 부분 허용하고 있다”고 덧붙이며, “모든 선진국이 낙태를 허용하는 추세를 주장하는 건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낙태가 합법화된다 해서, 여성이 더 행복해지는 건 아니”라며 “낙태 수술이 여성에게 큰 위험을 줄 수 있다”고 했다.
특히 그는 최근 한 판사가 4월 11일 낙태죄 불합치 판결에 대한 칼럼을 제시하며, 비판적 논지를 전개했다. 그는 “남자, 남자의 부모, 미혼모의 부모에게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한 미혼모는 아기를 살해한 일이 벌어졌다”며 “판사는 이를 낙태죄 때문이라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그는 “판사가 문제의 논점을 잘못 짚었다”고 비판했다. 즉 그는 “아이를 우선적으로 보호할 일차적 책임은 남성, 부모에게 있다”며 “무엇보다 이들을 최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할 인권위, 여성가족부가 나서지 않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 대목에서 그는 아이를 양육하는 건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국가 공동체 전체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성은 아이를 낳는 기계가 아니”라며 “도리어 여성은 아이를 낳을 권리가 있는 셈”이라고 전했다. 즉 그는 ‘출산을 기계로 환원시켜, 성스런 권리를 격하시킨’ 발언을 꼬집은 것이다.
결국 그는 “여성들이 어쩔 수 없이 낙태할 수밖에 없는 빈약한 양육 인프라 때문”이라며, “막다른 골목에서 낙태를 선택했던 여성들 주변에, 남성도 국가도 사회도 존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하여 그는 “낙태죄 폐지를 반대하는 이유는 여성을 차별하기 위함이 아닌, 여성을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낙태죄 존속과 더불어, 그는 “국가는 적극 아동수당 등 양육비 지원에 힘써야 함”을 말했다. 가령 그는 “양육비를 독일에서 국가가 선 지급하고 있다”며 “아이는 건강하게 자랄 권리가 있단 인식이 사회 전반에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그는 “우리나라 성교육도 피임법만 가르칠 것이 아니”라며 “남성에서 한 발 나아가 국가도 양육비 책임도 있다는 인식을 교과서에서 적극 가르쳐야한다”고 역설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낙태죄 폐지로 인해, 낙태가 돈벌이 산업으로 발전될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낙태 찬성하는 사람들은 낙태약을 일반 처방으로 하자고 제한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재 낙태는 제한건수가 있는데, 낙태약을 일반 처방으로 전환하면 낙태 건수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령 그는 “낙태를 산업화한 미국가족연맹이 바로 그것”이라고 꼬집었다.
끝으로 그는 “대한민국 대부분 국민들이 낙태를 찬성하고 있다”며 “낙태 반대에 찬성하지만, 무엇보다 현실적으로 개정안을 통해 낙태 가능 주수를 최대한 제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하여 그는 “그렇게 해서라도, 몇 명의 아이들을 살려야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고려대 의대 산부인과 홍순철 교수가 발제했다. 그는 “태아가 10주 만 되도, 입 벌리고 손가락 운동하는 생명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낙태 시술을 위해 바늘이 들어가면, 아파서 태아가 피하는 움직임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미국가족연맹이 낙태를 권유할 때, 산모의 죄책감을 희석하려 ‘아이는 통증을 느끼지 않다’고 상담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그는 “말할 수 없는 아이라 해서, 고통 받아도 된다 생각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힘주어 그는 “아이는 철저히 고통 받는다”고 역설했다.
이 부분에서 그는 정의당 이정미 의원의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꼬집었다. 그에 의하면, 이정미 의원의 모자보건법은 ▲14주 이내 산모의 선택에 따라 낙태 가능 ▲14-22주 까지 태아 기형 낙태 가능 ▲22주 이후 산모의 건강에 따라 낙태 가능이다.
이를 두고, 그는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금지를 추진하는 정의당이 정작 태아기형인 아이들에 대한 낙태를 허용 하자고 주장했다”며 ‘이는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태아기형은 낙태 사유에 포함 되서는 안 된다”며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차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그는 “현재 의학기술로 태아 기형의 99%는 치료 가능하다”며 “문제는 국민적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하여 그는 “우리가 장애를 가진 사람에 대해 왜곡된 시선이 있다”면 “시선을 고치고, 이들을 어떻게 지원 할 것인지 생각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임신 중 태아기형이라 해서 낙태가 허용된다는 생각은 옳지 않다”고 역설했다.
한편 그는 현실적으로 낙태 가능 주수를 10주로 제안했다. 그는 “5주 3일에 아기 심장이 뛰고, 임신 10주면 사람 모양을 갖추는 시점”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미국에서 태아 심박동 금지법은 5주 3일 이후 낙태 금지를 제안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태아 심장이 뛰기 시작한 이후 모든 낙태를 금지하는 것”이 안 된다면, “최소 10주 이후의 낙태는 막아야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낙태 시술 자체가 경제적 이윤 추구로 사용되면 안 된다”고도 밝혔다. 이를 위해 그는 현재 저수가 의료제도를 생각하며, “산부인과 의사에게 분만 시술에 대해 수가를 올려야한다”고 제안했다. 또 그는 “낙태 시술을 급여로 돌리고, 낙태 전문 병원을 지정해야한다”며 “최소 낙태가 음지에서 행해지는 걸 막아야한다”고 했다. 그래야 그는 “낙태를 지금보다 훨씬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국가는 현재 저 출산 극복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그런데 헌재는 낙태죄 폐지로, 낙태를 자유롭게 하도록 유도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그는 “국가는 저 출산 극복에 확고한 의지를 다져야한다”며 “한명이라도 더 살려야한다”고 역설했다.
국립 한경대 법대 신동일 교수가 뒤이어 발제했다. 그는 “헌재 판결은 도리어 낙태와 관련한 갈등을 더욱 부추겼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헌재 판결은 법이 사회 전반의 모든 문제를 컨트롤 할 수 있다는 오만함”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현대 사회는 법 제정에도 불구하고, 윤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밝히며, “다시 말해 사회 전반의 윤리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법이 개입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그는 “낙태 관련 논쟁이 격렬한 중에, 일방적으로 한 쪽 편만 들어준 헌재 판결은 갈등을 더욱 심화시켰다”며 “갈등을 조정해야 할 법적 목표를 벗어난 판결”이라고 꼬집었다.
신 교수는 헌재는 낙태죄 헌법 불합치 판결로, 자기결정권을 든 부분을 비판했다. 그는 “자기결정권 얘기하려면 자기만이 결정 할 수 있는 핵심 영역이 있어야한다”며 “이는 바로 사생활의 자유”라고 했다. 이어 그는 “사생활의 자유는 헌법 17조에 규정됐다”며 “이는 범죄자를 색출할 때 아무리 유력하다 해도, 일기장을 증거로 삼을 수 없다는 원칙”이라고 전했다.
이 대목에서 그는 1973년 미국 Roe v. Wade 판결을 빌려, 낙태 찬성 논리로 오용된 자기결정권의 의미를 명확히 했다. 그는 임부가 연방대법원에 소송했던 연유로 “‘임부는 의사와 상담 후 낙태를 결정할 수 있다’는 텍사스 법 때문”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소송 주체가 제기 했던 문제는 ‘자기 건강에 대해 왜 의사가 결정 하는가’였다”며 “법원은 텍사스 법이 임부의 사생활권리를 침해했다고 판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1994년 캘리포니아 법원은 People v. Davis 판결에서, 연방 대법원 판례로 태아 살인의 무죄를 주장했던 피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전했다. 당시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피고였던 강도가 산모를 강도하려다, 산모에게 총을 쏴 태아가 죽은 사건이었다.
이에 캘리포니아 주 대법원은 “Roe v. Wade 사건은 오직 임부의 사생활권리에만 국한 된다”며 “태아 생명권은 임부의 사생활 권과 관련 없는 독립적 영역”이라고 못 박았다. 또 이들은 “임부의 사생활 권과 관련 없는 태아 생명권 보호를 위해 노력해야한다”며 소송을 기각했다. 이들의 결정은 “태아의 생명권은 여성의 자기결정권으로 좌지우지 할 수 없는 고유한 영역”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신 교수는 “태아는 임부와 독립된 생명체”라며 “임부의 사생활 권에 포함될 수 없는 엄연한 타인”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임부는 자기결정권을 근거로, 태아의 생사(生死)를 결정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다시 말해 그는 “태아의 생명권과 임부의 사생활 권은 분리된 영역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그는 “미국 앨라버마, 아이오와 등 2019년 7월부터 낙태 규제법을 발의했다”며 “태아 심장이 뛰기 시작한 6주부터 낙태 전면 금지를 골자로 했다”고 전했다. 이에 그는 “의학협회는 심장이 뛰기 시작하는 6주부터 생명의 시작으로 봤다”며 “그렇다면 적어도 6주 이전 태아에 대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법이 개입하는 건 금지돼야한다”고 역설했다.
끝으로 그는 “법익은 균형을 맞춰야한다”며 헌재 판결의 성급함을 꼬집었다. 예로 그는 “헌재는 2015년 간통죄 폐지 이유로, 국가가 시민의 성적 결정권을 과도히 간섭했다”고 전하며, “그런 논리라면 자발적 성매매는 허용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그는 “법학은 한 문제만 해결하면 끝이 아니”라며 “다른 사안과 충분한 연관관계를 고려해 판결해야한다”고 비판했다. 따라서 그는 “낙태는 그 자체의 문제만이 아닌, 많은 문제와 엮어 있어 신중을 기했어야한다”고 했다.
토론자로 한국가족보건협회 대표 김지연 약사, 프로라이프 의사회 대표 차의제 원장, 자유와 인권 연구소 소장 고영일 변호사, 국민일보 백상현 기자, 생명사랑국민연합 주요셉 공동대표가 나섰다.
성산 생명윤리연구소장 이명진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생명을 죽이면서 행복을 찾기보다, 생명을 살리면서 행복을 살리는 방법을 찾고자한다”며 “한 생명 더 살리고자 노력 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여기 있는 이유는 주님께서 우리 생명을 지켜주셨고, 부모님의 헌신 때문”이라며 낙태 반대를 힘주어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성산생명윤리연구소의 입장을 밝혔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어떤 생명도 보호받아야만 하며 모든 낙태는 반대한다. 둘째, 낙태를 하지 않도록 성윤리가 바탕이 된 성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셋째, 낙태를 하지 않기 위한 제도로서 ▲비밀 출산제 도입 ▲미혼모 지원(별도의 학습시설, 직업교육, 생계지원) ▲출산과 육아를 위한 직접 지원비 책정 등이다. 넷째, 일명 Hit & Run 방지법인 남성 책임법 제정이다.
다섯 번째, 안전한 시술을 받기 위한 별도의 전문시술의료기관을 지정한다. 여섯 번째, 낙태시술에 대한 국가 관리와 생명존중 캠페인을 실행한다. 일곱 번째, 낙태 허용 사유 중 사회경제적 사유를 제외한다. 여덟 번째, 낙태기준을 벗어난 낙태에 대한 강력한 형사 처벌 기준 마련과 시행이다.
김지연 약사는 환영사를 전하며 “정죄 혹은 이상주의를 말하기 위해 이 자리 마련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270g 미숙아를 살릴 수 있는 의학 기술이 발전했다”며 “반면 정의당 이정미 의원 발의안은 22주 미만의 태아도 죽이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에 그는 “의학의 발달여부와 상관없이 생명의 가치는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국회부의장 이주영 의원은 “생명권리를 존중하지 않은 헌재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정책토론회에 대해 “태어나야할 아이를 죽여도 되는 기준이 있을까란 의문을 품는 국민들을 변하는 자리”라며 “전문가들을 다 초청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자유한국당 박인숙 의원이 발의하는 낙태 관련 법안에 대해 적극 지지할 것”이라 다짐했다.
자유한국당 박인숙 의원은 “나는 아산 병원 소아 심장 전문의였다”고 밝히며, “산전 초음파는 판도라의 상자였다”고 술회했다. 이어 그는 “기술 발전이 신의 영역까지 도달했을 때, 산전 초음파는 뱃속의 아이를 고치도로 쓰이지 않았다”며 “도리어 심장에 문제 있는 아이를 제거하는 기술로 왜곡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350g 미숙아도 태어난 후 의학기술로 충분히 살릴 수 있다”며 “이런 기술을 태아를 죽이는 방향으로 쓰이는 인식을 고쳐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태아 낙태를 막는 방향으로 법안을 발의할 것”이라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