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할 수 있는 건 우리가 하나님의 용서를 이미 받은 자이기 때문"

전우택 연세의대 교수 "우리는 십자가의 은혜 받은 자"라며 남·북이 진정한 용서와 화해로 갈 것을 촉구
©하나반도의료연합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하나반도의료연합 5주년 기념식 및 후원의 밤이 최근 열렸다. 이 자리에 전우택 연세의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용서와 화해로서의 통일을 발제했다. 그는 남한이 북한을 용서하지 못할 이유도 있지만, 북한도 남한을 용서하지 못하는 부분도 비교하며 ‘용서와 화해’를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공산주의 체제를 기반으로, 수많은 민간인을 학살했다”면서 “김일성 일가의 전체주의 체제로, 지구상 최악의 인권 국가가 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자신들의 세습적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종교화된 체제 복종을 주민들에게 강요했다”며 “그 결과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모두 박탈해 갔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김 씨 왕조 국가를 존속하기 위해, 북한 주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무시하고 핵개발에 매몰된 점은 용서받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그는 “북한 입장에서도 남측을 용서하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해방 이후 남한에서는 친일파가 청산되지 못한 부분”으로 “친일 세력들은 돈과 권력을 가지고, 지배세력으로 군림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6.25 전쟁 시 미군의 무차별 미사일 폭격으로, 북한은 남한보다 3배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며 “남한에 미군이 주둔함으로, 극단적 군사대립 상태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한반도 민족이라는 정체성 보다, 북한의 어려운 경제 상황을 외면한 채 막대한 군사비용을 지출한 점”을 전했다. 그 결과 그는 “90년대 고난의 행군으로, 북한은 굶주림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하여 그는 북한 입장을 견지해보며, “남한은 미국에 비굴하게 붙어서, 번 돈으로 북한보다 더 잘산다고 우쭐대고 무시하는 태도”로 “자본주의의 돈이라면, 무엇이든 괜찮다는 자기 정당화 모습”을 꼬집었다.

그러나 그는 “이해 불가라는 평행선을 달리며, 한반도 통일은 더욱 멀어졌음을 남·북은 인정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그는 “남과 북을 선 긋는 평행선을 지우고, 함께 공존하며 평화와 협력을 지속해야한다”고 강조하며, “서로의 역사 속에 새겨진 깊은 상처와 경험을 치유하고, 용서하는 순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연세대 전우택 교수 ©기독일보DB

이를 위해 그는 용서의 개념을 풀어 설명했다. 두 가지 측면인데, ‘적어도 용서는 이런 점은 아니다’와 ‘용서는 이런 측면을 가지고 있다’이다.

‘적어도 용서는 이런 점은 아니다’를 놓고, 그는 “용서는 타인의 악을 눈감아 주고, 묵인하는 행위는 아니”라며 “또한 보복할 수 있는 힘이 있지만, 용서를 위해 쓰지 않는 강한 자의 것”이라고 전했다. 너아가 그는 “용서란 분노가 완전히 없어진 상태가 아니”라며 “분노를 절제하고, 더 높은 차원의 관계를 위해 비상하는 것”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용서는 이런 측면을 가짐’을 설명했다. 먼저 그는 “자기 안의 악이 타인의 내면에도 있음을 인정하는 태도”를 주문하며, “그렇기에 악을 행한 타인을 ‘악의 화신’으로 규정하지 않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악을 행한 자신을 '약한 인간'으로서 용납하듯, 타인도 또한 약한 인간으로 용서하고 인정하는 태도”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악을 용납하기 어려운 사람은 타인의 악을 용서하기 어렵다”고 역설했다. 하여 그는 “다양한 측면에서 스스로를 성찰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사람만이 용서의 힘을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둘째 그는 “악을 당해 트라우마 입은 피해자는 자신, 타인, 하나님을 비롯한 세상을 향한 신념 체계가 붕괴 된다”고 전했다. 그로인해 그는 “자신을 믿지 못하고, 중요하고 의미 있는 존재로 보지 못하게 된다”라며 “공정성, 선, 예측성, 논리와 질서, 하나님과 인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결과를 낳는다”고 역설했다. 그래서 그는 “용서는 무너진 자존심과 신념 체계를 다시 복원한 결과”이며 동시에, “복원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세 번째로 그는 “악한 행위는 인간관계를 깨뜨리는 것”이라며 “용서와 화해는 결국 깨어진 관계를 다시 회복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심리학자 데이비드 크로커를 빌려 용서의 세 가지 단계를 전했는데 다음과 같다. ▲단순히 공존 하는 화해 ▲차이와 갈등은 있지만, 상대를 인간으로 인정하고 존중 ▲미래의 비전을 공유하고, 서로가 받은 상처를 싸매고 치유하기 위해 노력이다.

이를 놓고 그는 “두 번째 단계는 공동의 관심영역은 협력 가능한 수준”이라며 “세 번째 단계는 악행이 발생되기 전보다 더 높은 상호 증진의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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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론에서 확장해, 그는 “성경은 더 높은 차원의 용서를 말해주고 있다”고 했다. 그는 누가 복음 6장 27절을 빌려 “원수 사랑이란 내게 피해를 준 원수의 권익을 챙겨주고 적극 행동하라는 것”이라 주장했다.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미워하는 자를 선대하며”(누가복음 6:27)

아울러 그는 누가복음 6장 37절을 빌려 논지를 확장해갔다.

“용서하라. 그리하면 너희가 용서를 받을 것이요”(누가복음 6:37)

이를 놓고 그는 “사랑한다는 것은 결국 용서임”을 밝히며, “하나님도 인간을 사랑하셨기에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용서하셨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 용서를 통해서 인간은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 한다”며 “그런 하나님의 용서를 받은 사람만이 다른 사람을 용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마태복음 6:12)

이어 그는 “한글 번역에는 죄 지은 자로 나왔지만, 영어 성경에는 빚진 자(debtor)로 나왔다”며 ‘인간이 타인을 용서해야 하는 이유’의 전제를 제시했다. 바로 “억울한 피해를 입은 우리도 실은 누군가에게 억울한 행동을 한 가해자였다”며 “가해자로서 용서 받은 우리가 우리에게 피해 입힌 가해자를 용서할 힘과 책임을 가진다”고 역설했다.

특히 그는 마태복음 18장 21-35절을 빌려, “우리는 하나님께 만 달란트(약 10조) 빚을 탕감 받은 용서받은 자”라며 “그 기쁨과 흥분에 휩쓸려, 내게 10만원 빚 진 사람과 그 돈은 보이지 않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렇기에, 그는 “우리가 예수를 만난다는 건 ‘용서를 받아들이는 자’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우리가 용서 받은 자이기에, 용서할 수 있는 자가 될 수 있다”고 역설하며, ‘관계의 용서에서, 남한과 북한 간 용서’로 나아갈 것을 촉구했다.

그는 “남한과 북한 서로가 서로를 용서하지 못할 이유가 너무 많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경제적 이익의 공유만을 위한, 용서는 과거의 원한과 상처를 치유하지 못 한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그는 “과거의 원한과 상처를 씻을 수 있는 민족의 용서”를 위해, “진정한 용서와 화해를 일상에서 이룬 사람들이 많아질 때 가능하다”고 밝혔다.

축사에는 주도홍 백석대 명예교수, 배순희 남북보건의료교육재단 이사장, 발제에는 평양과기대 홍이삭 교수가 나섰고, 그 외에 현지 의료인들이 북한 의료 지원을 호소하는 시간도 있었다. 이어 하나반도의료연합 회장 경쾌수 원장이 왕진가방사업를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다.

한편 하나반도의료연합(원장 : 경쾌수)은 북한의료911 프로젝트를 통해 각종 의약품을 탑재한 왕진가방을 북한에 보내는 운동을 지속한다. 또 하나반도의료연합은 남북의료세미나를 통해 남북 의료 협력과 상호이해 증진 및 발전을 도모한다. 나아가 하나반도의료연합은 해외의료인과 북한 접경지역 의료인과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북한의료를 돕는데 협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하나반도의료연합은 북한접경지역(단동, 연길, 훈춘, 블라디보스톡)에서 북한을 돕는 재외동포 및 한국의료인과 협력해, 진료와 세미나를 하면서 간접적으로 북한의료를 돕고 있다. 또한 대학병원과 인민병원에 시설과 기술을 지원해, 양질의 진료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사업내용은 지역별로 대한의학회와 북측의 대형병원과 MOU를 맺고 남북의료세미나 및 시설, 기술 지원하고 있으며, 한국 병원의 중고의료장비를 기증을 받아 가능한 시기에 북한의료기관에 전달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매년 봄과 가을 2회 3-5일 일정으로 진행할 것이며, 평양 의학 대학, 조선 적십자 병원, 신의주 의과 대학 등 총 15개 병원과 MOU를 맺어 지원할 예정이다.

©하나반도의료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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