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교회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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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 2019 발표회 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열려
(왼쪽부터) 전병금 한목윤 회장, 루터대 석좌교수 이말테 박사, 향상교회 정주채 은퇴목사, 고신대 석좌교수 손봉호 박사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2019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회장 전병금 목사) 발표회가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4일 오후 2시에 개최됐다.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후원하는 이번 자리는 ‘대형교회 무엇이 문제인가?’가 주제였다.

향상교회 정주채 은퇴 목사는 ‘건강한 중소형 교회를 지향한다’를 발제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타락은 교회 성장주의”라고 진단하며, “교회가 성장을 추구하는 건 나쁜 일은 아니지만, 이를 추구하는 교회는 거룩함을 잃어버렸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성장을 추구하는 교회는 세속주의에 오염되면서, 역작용이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그는 “한국 주류교회는 영혼구원보다 교회 성장에, 생명보다는 숫자에 관심을 더 집중했다”며 “목회자들에게도 '많은 교인, 큰 교회당'이 우상이 됐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그는 “성장주의를 극복하고 주님의 교회를 세우려는 방법 중 하나는 교회 분립 개척”이라고 제시했다. 가령 이런 움직임으로, 그는 “예장 고신은 교인회집수가 500명 이상 되는 교회들은 분립하도록 권고한 결의”를 전했다.

더구나 그는 “현재 교회 개척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매월 득달 같이 다가오는 월세와 관리비 때문에, 목회자는 사역보다 원초적 염려에 사로잡히기 쉽다”고 전했다. 나아가 그는 “교회 개척이 자칫 영구적 미 자립교회로 남을 우려”와 더불어 “목회자들을 생계형 직업인으로 내몰 수 있다”고 꼬집었다.

덧붙여 그는 “교회 자립 까지 오직 존립에만 에너지를 쏟기에, 수단방법 가리지 않는 비 신앙적 일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여 그는 “교회 분립이 안정적인 교회 개척 방법”이라며 “모 교회의 재정적 지원을 받아, 안정적인 기반위에서 교회 개척을 도와야한다”고 강조했다.

교회 성장 주의로 인한 대형교회 추구, 그에 대한 공과(功過)도 있을 터이다. 그는 “대형교회라 해서 다 문제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며 “그러나 교회의 대형화는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은 위험을 수반 한다”고 지적했다.

첫째 그는 “그리스도의 주되심(the Lordship)에 대한 신앙고백이 흔들릴 수 있다“고 전했다. 첫째와 연관되는 대목인 둘째로, 그는 ”목회자의 탁월한 리더십과 카리스마에 의해 대형화 된다“면 ”담임 목사의 권위는 교회 내 실질적인 권력을 수반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담임 목사가 주님처럼 떠받음 받는 교회에서, 목사는 끝까지 섬김의 리더십을 유지하는 게 결코 쉽지 않다“고 전했다.

향상교회 정주채 은퇴목사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셋째 그는 ”대형교회에서 성도의 교제는 현저히 약화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성도들이 서로를 알고 사랑하며, 섬기는 삶의 공유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히며, ”교회는 그리스도의 피로 거듭난 공동체로, 하나의 영적 가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목에서 그는 대형교회가 되면서 결과적으로 “개인주의가 팽배해 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교회는 병든 사회를 치유하는 공동체”라며 “기계화된 사회에서, 얼굴과 얼굴을 대면하는 인격적 만남이 중요한데, 교회는 이런 사역을 잃어가고 있다”고 했다. 때문에 그는 “오히려 세상이 좇는 물량주의에 휩쓸려 공동체성이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결국 그는 “대형교회들은 교회분립을 통해 교회 공동체성의 제고를 도모해야 한다”며 “분립개척은 자매 교회뿐 아니라, 모 교회의 영적 쇄신과 부흥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그는 “대형교회들은 그 영광을 잠시 내려놓고, 복음적 사역에 겸손히 헌신해야 한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발제자들과 질의 응답시간이 이어졌다. 첫 번째 질문으로 한 목사는 “중·소형교회도 대형교회와 마찬가지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며 “교회 다니면서 상처가 깊어지고, 가나안 성도를 추천하기 까지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상담을 받는다면, 이말테 박사는 어떤 조언을 해줄지”를 물었다.

이에 루터대학교 석좌교수 이말테 박사는 ‘가나안 성도’들에게 “과도한 기대를 내려놓을 것”을 당부했다. 그는 “교회는 죄인들의 공동체라는 것을 염두 해야 함”을 조언하며, “교회에서 천국을 기대한다면 상처가 깊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교회를 다니지 않는 신학교수를 안다”며 “그의 까다로운 기준에서, 모든 교회는 자격미달이었다”고 전했다. 다만 “그건 신학 교수만의 입장”이라고 그는 꼬집었다.

다시말해 그는 “교회는 죄인들의 공동체, 부족함이 많음 곳임을 믿고, 말씀의 은혜를 받으러 가야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그는 “설교를 분석하고 평가하기 위해 교회에 나가는 것은 아니”라며 “다 해석하고, 따지려 들지 말고 말씀을 통해 은혜를 받을 것”을 당부했다.

더불어 그는 가나안 성도의 위험성에 대해 “신앙이 오래 가지 못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나 살면서 신앙의 위기에 봉착 한다”며 “더 이상 믿지 않거나, 기도하고 싶지 않을 때 공동체는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공동체에 나가기만 해도, 다른 사람의 찬양을 들으며 믿음이 회복될 수 있다”고 긍정했다. 때문에 그는 “공동체는 한 사람이 믿음의 위기에 빠질 때, 그를 살릴 수 있다”고 역설했다.

루터대 석좌교수 이말테 박사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또 그는 “한 사람만으로 신앙 성장은 결코 이뤄질 수 없다”고 했다. 곧 그는 “우리 믿음은 편협하다”며 “치우친 경향이 짙다”고 밝혔다. 그래서 그는 “교회는 한 사람의 편협한 믿음·이해를 채워주고, 나아가 서로에게 배우는 공동체”라고 힘주어 말했다. 다만 그는 “교회가 목사의 설교 위주만으로 채워질 때 문제”라며 “목사의 설교 중심 소위 ‘신학 세미나’에서 벗어나야 함”을 역설했다.

이를 위해 그는 “성도들은 자기 삶의 이야기를 성경 말씀 및 설교에 비춰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도 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럴 때 그는 “나의 편협한 믿음이 확장될 수 있다”며 '설교 말씀에 대한 성도의 나눔'을 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가나안 교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로 “가나안 신앙은 오래 못 갈 수 있다”며 “아무리 어려워도 자기 믿음이 성숙할 수 있는 교회를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른 질문으로 한 기자는 “부교역자들 중심으로 개척이 될 텐데, 모 교회와의 갈등이 생긴다면 조정하고 견제할 수 있는 방법”을 이말테 교수에게 질문했다.

우선 이말테 교수는 ‘여의도 순복음 교회’를 제시하며, 모 교회와 개척 교회 간 갈등을 최소화 하려는시도를 전했다. 그는 “대부분 개척 교회들은 11시 예배를 따로 드리는”반면 “여의도 순복음 교회는 담임 목사 중심으로 모 교회와 분립교회가 같이 간다”고 설명했다. 이에 그는 “교회론적으로 문제가 있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는 “독립을 할 때 자칫 인간적 갈등으로 개척에 차질을 빚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이며, “낙관적 가능성을 낳는 지점”을 소개했다. 바로 그는 “모 교회의 목사가 아주 뛰어난 인격을 지닐 때”와 “모 교회가 적극 개척을 지원할 때”를 뽑았다.

‘설사 갈등을 생기면 어떻게 극복하느냐’를 놓고, 이 교수는 독일 교회의 예를 제시했다. 그는 “독일 교회는 담임 목사와 부 목사 간 평등하다”며 “같은 팀원으로 존중하고, 위계가 없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첫째 목사는 둘째 목사보다 더 높지 않다”며 “자기만의 담당 구역이 있고, 서로가 평등한 위치”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매주 똑같은 목사가 주일 설교를 하지 않는다”며 “매주 마다 담임목사 부목사 순서로 설교하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그는 “갈등을 피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며 “목회를 함께 한다는 ‘협력·평등·형제’ 의식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모든 교회가 필요한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전 서울대 교수, 현 고신대 석좌교수 손봉호 박사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끝으로 한 목사는 “손 박사께서 대형교회 부교역자들 급여기준들을 개척교회 수준으로 해보자고 제안했는데, 실질적인 부분에서 어렵지 않을까”를 손봉호 교수에게 질문했다.

이에 손 교수는 자신이 출석하고 있는 교회의 예를 들었다. 그는 “담임목사에게 내가 제안한 내용”이라고 밝히며, “담임목사·부목사·전도사의 급여를 동일하게 하는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부양가족수가 많은 대로 급여를 더 줄 것”도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그는 “담임목사가 흔쾌히 허락했다”며 “교회 공동체는 개인의 능력이 아닌, 필요에 따라 보상하는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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