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복음서에 나타난 비유로, 하나님 나라 함의 더욱 풍성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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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롱 에모리대 신대원 석좌교수, 21일 하나님 나라 목회 박람회에서 주제 강연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하나님나라목회박람회가 '하나님 나라를 목회하라'는 주제로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20-21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열렸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가 주최했다. 21일 박람회는 주 강사로 토마스 롱(Thomas Long) 박사가 ‘다양한 목소리, 하나인 하나님나라’를 주제 강연으로 전했다. 토마스 롱 박사는 현재 애틀란타 맥엘로이 장로교회에서 시무 중이며, 콜롬비아 신학교 교수를 거쳐 에모리대 캔들러신학원 밴디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96년 베일러대 주관 ‘세계 영어권 최고설교자 12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우선 그는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는 시각은 공관복음서인 마태, 마가, 누가 기자마다 다르다”며 “비유를 서술하는 방식에 따라 하나님 나라가 독자에게 다르게 해석된다”고 전했다.

첫 째로 그는 마가가 서술하는 하나님 나라에 대해 전했다. 그는 “마가의 하나님 나라 서술 방식은 예상치 못한 놀라운 반전”이라고 밝혔다. 가령 마가복음 16장의 예수 부활 장을 말하며, 그는 “여인들이 무덤에 와보니 예수가 사라졌고, 흰옷을 입은 사람이 예수가 부활하셨다는 사실을 알려줬다”면서 “두 가지 명령 곧 하나는 ‘두려워하지 말라’, 두 번째는 ‘예수가 너희보다 앞서 갈릴리로 갈 것이다’를 말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마지막 절에서 “그들은 두려워서 아무에게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며 “여인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끔찍한 불순종으로 끝나는 것처럼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마가의 의도와 상반된 해석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즉 그는 “두려움과 놀라움은 우리 생각을 뛰어넘어선 예측 불가한 데서 오는 반응”이라며 “무덤을 본 여인들이 보인 두려움은 그들의 기대와 통제를 넘어선 것이기에, 황홀함에 가까운 떨림인 것”이라 못 박았다. 여기서 쓰인 단어가 바로 tremos와 ekstasis(떨림과 황홀함)이라는 것에 토마스 교수는 주안점을 뒀다. 이게 “바로 마가가 말하고자 했던 하나님 나라의 모습”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토마스 교수는 또한 현대 과학이 지향하는 미래 예측과 통제로 인해 이런 떨림과 황홀함을 우리에게서 앗아간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설가 웬델 베리(Wendell Berry)의 에세이 모음집 ‘물감 묻은 붓의 예술’을 빌려 “현대 과학은 예측, 관리 및 통제를 통해 미래를 덜 위협적으로 만드는 데 집중한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그는 “미래를 논하면서 동시에 과학만을 신뢰하는 태도는 더 이상 놀라움을 기대하지 못하게 시도”라고 재차 단언했다. 그러나 그는 “미래가 우리 손에 있지 않고, 하나님 손에 달려 있기”때문에 “다가올 하나님 나라는 놀라움으로 가득 찰 것”이라 역설했다.

왼쪽은 토마스 롱 교수, 오른쪽은 통역에 박종환 교수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나아가 토마스 교수는 겨자씨가 자라 거대한 나무가 된 비유를 예로 제시해, 하나님 나라의 특성을 묘사했다. 그는 “농부가 땅에 씨를 뿌린 다음 잠을 자러갔다”며 “농부는 일을 끝냈고, 지금 씨앗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지 못 한다”고 했다. 농부의 예측을 뛰어넘어 “갑자기 씨앗이 자라 공중의 모든 새들이 둥지를 틀수 있을 만큼 큰 나무로 자란다”고 그는 힘주어 말했다.

토마스 교수는 이 비유에 드러난 복음의 씨앗의 의미를 풀어 설명했다. 곧 하나님이 우리 마음에 뿌린 화해의 씨앗이며, 이는 평강의 하나님 나라로 자랄 것을 말한 셈이다. 갈등을 빚고 있던 관계가 화해 할 때, 여기서 하나님 나라가 우리 마음속에 펼쳐진다는 것. 토마스 교수가 말하고 싶었던 바였다. 그는 “복음의 씨앗이 우리 마음에 심겨질 때, 갑자기 하나님 나라가 새로운 삶을 불러일으킬지 알지 못 한다”며 “자비와 은혜의 놀라움만 있을 뿐”이라 역설했다.

두 번째로 마태복음에서 나타난 비유다. 그가 정의한 마태복음 비유의 핵심은 바로 ‘하나님 나라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우리 삶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는 “마태복음의 비유는 보편 윤리를 가르치기 위해 사용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그는 “무엇이 우리를 현명하거나 어리석게 만드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것이 천국에 반응하는지를 알기위해 비유가 사용된 것”이라 설명했다.

이 대목에서 그는 마태복음의 달란트 비유를 제시했다. 그는 이 비유를 들어 “각각 종들에게 ‘자신의 능력에 따라’ 분배됐다”며 “하나님 나라를 소유할 능력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한 달란트도 많은 돈”이라며 “한 달란트 받은 종은 ‘당신은 가혹하고 잔인하며, 당신이 두렵 습니다’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토마스 교수는 “이것은 주인의 모습이 아니”라며 “이 종은 그의 상상 속에서 주인을 보았을 뿐, 그 모습은 하나님의 모습이 아니”라고 재차 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그 모습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빛나는 자비와 의의 하나님은 아니었다”며 “악하고 어리석음이 보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좀 더 설명을 쉽게 하고자, 그는 자신의 친구 이야기를 덧붙였다. 그는 “몇 년 전에 좋은 친구를 잃었다”며 “음대 교수였고, 삶에 감사하는 친구였지만 암으로 62세에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 그에 의하면, 가족이 장례식에 모였을 때, 남동생은 신앙을 잃고 대신 분노와 좌절을 표현했다. 남동생은 관을 부여잡고, “형은 하나님을 때려 치워야만 했고, 당신의 하나님이 바로 이런 것”이라고 울부짖었다.

이 때 그의 80대 된 늙은 어머니는 부드럽게 “존이 태어났을 때 그는 거의 치명적인 건강상태로 태어났단다. 그러나 형이 태어난 몇 주후에, 형의 치료를 위한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되었지.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는 그와 함께 62년을 보낸 거란다”라고 속삭였다.

하여 토마스 교수는 “당신은 여기서 무엇을 보는가”라며 “잔인하고 가혹한 하나님, 혹은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는 그와 함께 62년을 보낸 것” ‘둘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우리가 하나님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파괴로 인도하는 길이거나 삶으로 인도하는 길” ‘둘 중 하나’일 것을 강조했다. 결국 마태복음의 비유는 "우리가 하나님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짐을 말해주고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마지막으로 누가복음의 비유다. 토마스 교수는 신학자 후스토 곤잘레스를 빌려 “거대한 반전”이라고 칭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눅 1:51-52을 인용해 “가난한 자들이 들어 올리고 자고한 자들이 내려뜨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그는 “가난하고 배고픈 사람들은 좋은 것들로 채워지고, 부자들은 아무것도 없이 돌려보내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의 팔로 힘을 보이사 마음의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고
권세 있는 자를 그 위에서 내리치셨으며 비천한 자를 높이셨고“(눅 1:51-51)

특히 그는 “교회는 오랫동안 수세기에 걸쳐 누가복음을 가진 자의 입장에서 해석해 왔다”며 “이런 위대한 반전이 불편한 진실이라 해서, 무시하고 있는 것 아닐까”라고 되물었다.

다른 비유로 선한 사마리아 인, 부자와 나사로 비유도 예로 들었다. 토마스 교수는 “여기서 모두가 경멸했던 사마리아인이 진정한 이웃으로 나타났다”며 “제사장도, 레위인도, 의로운 변호사도 진정한 이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부자와 나사로 비유를 통해 “가난하고 배고픈 나사로가 천사들에 의해 하나님 가족의 중심인 아브라함에게 옮겨지는”동안 “음부에서 고통을 당하는 부자의 이야기”라고 밝혔다.

이른바 “이것은 위대한 반전”이라고 토마스 교수는 역설했다. 여기서 결국 누가가 바라보는 하나님 나라는 역전 드라마인 것이다. 토마스 교수는 “죽음 속에 생명을 가져오며, 이 시대의 통치자들을 하나님의 통치로 역전시키는 대반전”이라며 “하나님의 위대한 선물은 바로 가난한 사람들이 성장하는 교회”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그는 “복음의 기쁨을 회복하기 위해서, 남은 자, 가난한 자, 소외된 자들이 첫째가 되는 것”을 “하나님은 큰 자들의 교회에 다시 말씀하고 있다”고 재차 말했다.

한편 이번 하나님나라목회박람회에서는 박원호 실천신대원 박원호 총장이 ‘하나님 나라와 목회/교회론’을, 실천신대원 조성돈 교수가 ‘하나님 나라와 제자도’를 강연했다.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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