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권태진 목사)이 보은군 속리산 신 축제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보은군청의 입장을 반박하며, “무속인들이 벌이는 굿 잔치가 군의 대외적 인지도 향상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이해가지 않는다”고 전했다.
특히 이들은 “21세기에 무속인 굿 잔치를 전통문화로 포장하는 건 전근대적 사고”라며 “군청이 주최하는 지역축제에 공청회나 설명회도 없이 밀실에서 일방 추진 하는 것은 더욱 문제”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이들은 “풀뿌리 지방 자치제의 근간인 주민 자치를 완전히 무시하는 일방 통행식 행정으로 무속인 행사를 개최한다는 건 군민의 혈세 오용”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들은 “군청은 그 간 지역 교회의 반발을 무시하고, 종교 간 갈등을 부추기는 행사를 즉각 멈출 것”을 촉구했다. 다음은 논평 전문이다.
군청이 주최하는 신(神)축제에 대한 본회의 입장
충북 보은군청이 매년 축제를 개최해 오는 중에 올해는 ‘속리산 신(神)축제’로 명칭을 변경해서 개최한다고 한다. 그동안 보은군청은 산신제 성격의 축제를 주최해 지역 교회들과 기독연합회 등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왔는데 올해부터는 아예 귀신 축제를 개최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해당 군청은 “세계 유산과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한 속리산 神축제를 통해 군의 대외적 인지도 향상 및 관광산업 육성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다”고 밝혔는데 무속인들이 벌이는 굿잔치가 군의 대외적 인지도 향상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으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무슨 도움이 된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도, 납득할 수도 없다.
더구나 군청이 주최하는 지역축제가 군민 어느 누구의 동의도 없이 공청회나 설명회 한번 없이 밀실에서 추진해 일방적으로 공지되었다니 하니 더욱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군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군청이 풀뿌리 지방 자치제의 근간인 주민 자치를 완전히 무시하고 일방 통행식 행정으로 일관한다면 그 끝은 불 보듯 뻔 한 일이다.
21세기에, 관 주도로 무속인 굿 잔치를 벌이며 이를 전통문화라 포장하는 것은 전근대적 사고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미풍양속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고유한 전통문화를 축제의 소재로 삼는다면 누가 뭐라 하겠는가. 문제는 군청이 허무맹랑한 무속신앙을 축제란 이름으로 앞장서서 널리 퍼뜨리려 하는 점이다.
본 회는 지난 2016년에 국회에서 여당의원의 주도로 국운을 비는 굿판이 벌어졌을 때 “무속행위를 국회에까지 끌어들여 버젓이 굿판을 벌이는 국회의원의 의식 수준이 한심하고 개탄스럽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강력히 비판한 바 있다.
보은군청의 신축제는 한 마디로 금도를 넘은 것이다. 길흉화복 등의 인간의 운명을 조절해 달라고 비는 원시적인 종교 의식을 축제라는 이름을 빌어 아무 생각없이 개최하려는 보은군청은 각성하고, 군민 뿐 아니라 더 많은 국민 분열과 지역, 종교간 갈등을 야기했다는 더 큰 비판과 저항에 직면하기 전에 그 우매한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