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교육위원회가 2019년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교육에 대한 NCCK 교육위의 입장을 담은 “살림의 교육, 평화의 세상 - 꿈을 꾸게 하라!”를 아래와 같이 발표했다.
NCCK 교육위는 "우리 사회에 함께 살아갈 ‘시민’을 길러내야 한다는 교육의 공적 역할 회복으로 아이들에게 꿈꿀 수 있는 시간을, 희망을, 관계를, 삶을 되돌려주어야 하겠다"고 이야기 했다. 다음은 NCCK 교육위 입장문 전문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교육위원회의 어린이 교육에 대한 입장]
"살림의 교육, 평화의 세상 - 꿈을 꾸게 하라!"
어린이들의 장래희망은 건물주, 청년들의 희망직종은 공무원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만큼 물질적인 안전성만이 삶의 가치를 부여하는 사회에서 우리 아이들이 자라나고 있습니다. 소비만이 즐거움이고 말초적 자극 외에는 행복감을 얻기 어려워하는 사회 속에서 세태를 탄식하기는 쉬우나 아이들의 웃음을 되찾게 하는 일은 난망하고 요원합니다. 부의 대물림과 승자독식이 당연시 여겨지면서 실패와 도태의 두려움에 떠는 젊은 세대들에게 꿈꿀 수 있는 권리를 되돌려주는 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절박함이어야 하겠습니다. ‘가만히 있어라’는 명령은 더 이상 교육적이지도, 현실적이지도 않습니다.
다행히도 결과중심 경쟁주의에서 벗어나 교육의 새로운 대안들을 이야기하는 흐름들이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습니다. 1990년대 중후반부터 시작된 대안교육 운동은 세계 최고 수준의 청소년 자살과 학교붕괴에 대한 응답이었습니다. 2010년대 공교육 혁신의 흐름 역시 학교교육을 지식과 시험 중심에서 공동체적 협력 학습의 장으로 전환시켜 내고 있습니다. 최근 마을 중심 교육플랫폼에 대한 새로운 상상이나 풀뿌리 지방자치와 교육의 만남은 공동체를 기반으로 공생과 평화의 가치를 배움과 성장 속에서 구현해내고자 하는 치열한 길찾기 입니다. 그 길 위에서 우리의 아이들은 스스로 삶을 배우고, 살림을 행하고, 살아 나갈 것입니다. 그것이 오히려 ‘4차 산업혁명 시대’로 명명된 미래사회를 헤쳐 나갈 오래된 대안일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다시 교육을 경쟁의 장으로, 선별의 과정으로, 출세부귀의 수단으로 되돌리고자하는 회귀적 시도들이 보다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학력저하나 수월성교육이라는 명목으로 기득권을 강화하고 구별짓기를 당연시하려는 시도들은 매우 집요하게 시도되고 있습니다. ‘나도 그 멈추지 않는 폭주열차에 올라탈 수 있을 것’이라는 욕망이 우리로 하여금 중요한 것들을 망각시키는 기제가 되어 다시 교육의 장을 각자도생의 각축장으로 환원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가슴 아픈 4월이 가고 사랑과 기쁨의 5월이 왔습니다. 우리 사회에 함께 살아갈 ‘시민’을 길러내야 한다는 교육의 공적 역할 회복으로 아이들에게 꿈꿀 수 있는 시간을, 희망을, 관계를, 삶을 되돌려주어야 하겠습니다. 살림의 교육, 평화의 세상으로 나아가는 길을 위해 가만히 있지 않고 깨어있는 실천이 필요한 때입니다.
2019년 5월 5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교육위원회
위원장 김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