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적 논의 없이 낙태 관련 어떤 법률 개정안 발의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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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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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사랑국민연합, 낙태죄폐지반대국민연합 외 76개 시민단체 성명 발표

[기독일보 이나래 기자]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위헌 결정으로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은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들이 "낙태와 생명윤리에 대한 더 충분한 국민적 논의와 합의가 있기 전까지 낙태 관련 어떠한 법률 개정안도 발의해선 안 된다"며 선을 긋고 나섰다.

생명사랑국민연합, 낙태죄폐지반대국민연합 외 76개 시민단체는 29일 성명을 통해 "낙태는 무엇보다 생명이 걸린 심각한 문제"라 지적하고, "헌법불합치 판결이 났지만 낙태와 생명윤리에 대한 보다 충분한 국민적 논의와 합의가 있기 전까지 서둘러 낙태 관련 법률 개정안을 발의해선 안 될 것"이라며 "국회의원 스스로 태아의 생명 및 인권을 중시해 고귀한 생명이 무참히 짓밟히지 않도록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이다.

[생명연합 성명서] 낙태와 생명윤리에 대한 더 충분한 국민적 논의와 합의가 있기 전까지 낙태 관련 어떠한 법률 개정안도 발의해선 안 된다!

태아는 생명이요 사람이다. 낙태합법화를 요구하는 자들은 태아가 생명이고 사람임을 결코 인정하지 못한다. 인정하는 순간 그들의 모든 주장은 성립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태아를 잘라내 버릴 수 있는 손톱, 떼어내 버릴 수 있는 종양처럼 취급하고 있으나, 태아가 생명이며 사람인 것은 과학이 증명하고 본능적으로 아는 진실이다. 그들은 낙태를 자기 몸에 대한 결정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타인의 생명을 침해하면서 보장받는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지난 4월 16일 정의당과 바른미래당의 일부 의원들이 입법 발의한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2019802)에는 여성의 자기결정권만을 주장하고 있다.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행사하는 중에 죽어야 하는 태아의 생명에 대한 고려는 없다. 태아는 발달을 방해받지 않으면 당연히 성장하는 사람이다. 어떤 발달 단계에서도 사람이 아닌 적이 없다.

지난 2월 14일 보건사회연구원의 ‘2018년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를 보면, 설문에 응답한 여성들이 낙태를 고려하는 이유로 경제적인 이유와 학업, 직장 등에 지장이 있다는 사회적인 이유를 가장 많이 들고 있는데, 원인이 사회경제적인 이유면 사회경제적인 측면에서 해결점을 찾아야지, 충분한 해결점을 찾기 위한 노력도 없이 무턱대고 태아가 원인 제공자이니 없애버리자는 식으로 결론을 도출해서는 안 된다.

또한 응답자들은 낙태와 관련해 국가가 해야 할 1순위로 '피임, 임신, 출산에 대한 남녀공동 책임의식 강화를 꼽고 있다. 그렇다면 국가는 출산과 양육을 여성에게만 책임 지우지 않는 강력한 남성 책임법과 국가의 제도적 지원 강화 등을 마련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자들은 그것이 시대적 요구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시대도 바꾸지 못하는 진리가 있다. 태아는 생명이요 사람이다. 낙태를 합법화하는 나라들이 늘어난다고 해서 그것을 시대적인 요구라 하며 따라가야 한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최근 대법원판결 등에서도 태아에게 상속권을 인정하는 등 태아가 사람임을 확증하는 판결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태아의 생명권 보호에 대한 충분한 고찰 없이 성급하게 법안을 제정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헌법재판소(헌재)는 여성의 안전한 낙태로 건강을 보장받을 수 있고, 낙태 결정에 대한 충분한 숙려기간을 고려하여 자유롭게 낙태할 수 있는 기간으로 임신 14주 이내를 제안했는데, 이는 참으로 이기적이고 파괴적이며 편의주의적인 판결이다. 또한 헌재는 태아의 발달 단계에 따라 보호의 정도는 달라질 수 있다고 하면서, 모체를 떠나 독자적인 생존이 가능한 경우(22주)는 그렇지 않은 경우와 비교하여 훨씬 인간에 근접하므로 22주 이전에는 낙태를 허용하는 것이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마땅하다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이 궤변을 그대로 받아 모자보건법에 사회경제적 사유를 추가하여 22주 이내 낙태를 허용하자고 제안하는데, 사회경제적 사유에 관한 객관적 기준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이것은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여 결국 22주 이내에는 마음대로 낙태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1953년 낙태죄가 제정되었지만, 가난을 벗어나기 위한 방편으로 산아제한 정책을 시행함으로써 국가적으로 낙태를 조장한 아픈 역사가 있다. 경제발전으로 가난은 벗어났지만 만연된 낙태와 그것을 묵인함으로써 국민들의 낙태에 대한 양심이 희박해졌다. 그러나 다행히도 헌재의 낙태죄 위헌 여부가 거론되면서 낙태에 대해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었다. 헌재에서 낙태죄 위헌 여부 판결이 있을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121만 명 이상이 낙태죄 유지를 청원하는 서명을 하였다. 시간이 촉박하여 서명운동 소식을 늦게 알게 된 분들의 서명이 지금도 전국 각지에서 날아오고 있다.

헌재의 낙태죄에 대한 헌법불합치 판결 소식을 들은 국민들은 오히려 더욱 각성되어 낙태를 막기 위한 국민적 생명 운동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리는 낙태에 대한 당과 국회의원들의 생각을 보고 선거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왜냐하면 낙태합법화는 생명의 가치에 대한 생각을 자명하게 보여주는 척도가 될 뿐만 아니라, 앞으로 생명윤리와 관련된 법안들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14주 태아는 손가락, 발가락, 무릎을 구부리고 펼 수 있으며, 피부는 미세한 솜털로 덮이고 머리카락이 나고 성별이 구별된다. 22주 태아는 모든 신체기관과 감각기관이 형성되어, 아이가 자라서 어른이 되듯이 이제부터는 자라기만 하면 된다.

낙태는 무엇보다 생명이 걸린 심각한 문제다. 헌법불합치 판결이 났지만 낙태와 생명윤리에 대한 보다 충분한 국민적 논의와 합의가 있기 전까지 서둘러 낙태 관련 법률 개정안을 발의해선 안 될 것이다. 국회의원 스스로 태아의 생명 및 인권을 중시해 고귀한 생명이 무참히 짓밟히지 않도록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2019년 4월 29

생명사랑국민연합, 낙태죄폐지반대국민연합 외 76개 시민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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