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77) 전 새누리당 의원이 3일 검찰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10시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이 전 의원은 솔로몬저축은행 등으로부터 거액을 수수한 혐의와 관련 '검찰조사를 받는 심경이 어떤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정말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저축은행 등으로부터) 돈을 받은 것을 인정하느냐'는 취재단의 질문에는 "(검찰에) 가서 성실히 조사에 응하겠다"고 말했고, '받은 돈을 대선자금에 썼느냐'는 질문에도 "가서 얘기하겠다"고 짤막히 답했다.
이 전 의원은 '대통령 친형으로서 청와대에 한마디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가슴이 아프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재차 답한 뒤 변호인과 함께 대검 청사 11층 중앙수사부 조사실로 향했다.
이 전 의원이 이날 출석함에 따라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간 검찰은 이전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이긴 하지만 특별히 예우하지 않기로 했다.
이날 이 전 의원이 조사를 받는 조사실은 공교롭게도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 조사 받았던 곳이기도 하다. 앞서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로 구속수감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같은 곳에서 조사를 받았다.
이날 조사에는 합수단 윤대진 1팀장과 주영환 2팀장, 검사 1명과 수사관 1명이 투입됐다.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이 전 의원을 상대로 솔로몬저축은행 임석(50·구속기소) 회장으로부터 저축은행 퇴출저지 청탁과 함께 돈을 받았는지 여부와 액수 등을 중점적으로 추궁할 계획이다.
아울러 합수단은 의원실 여직원 계좌에서 발견된 뭉칫돈 7억원과 코오롱그룹에서 자문료 형식으로 받은 1억5000만원에 대해서도 불법 정치자금에 해당하는지 돈의 성격을 규명하고 사용처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다만 합수단은 이 전 의원이 고령인 점을 고려해 조사 중간 중간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조사 분량도 방대해 이 전 의원의 조사는 이날 밤 늦게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검찰은 이상득 전 의원의 저축은행 금품 수수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상당 부분 확보한 만큼 조사를 마치는대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