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불신만 하지말고, 민족복음화 대상으로 한발 다가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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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환 교수, 정지웅 교수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발제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제 96차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정기학술대회가 최근 주안대학원대학교에서 개최됐다. 이날 두 명의 주제 발제가 있었다. 먼저 박영환 서울 신학대 한국기독교통일연구소장이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섰다. 그는 ‘선교적 관점에서 본 한반도의 통일과 평화 : 한반도 통일과 북한선교의 과제와 방향’을 주제로 발제했다.

우선 그는 “대한민국은 북한 선교에 있어, 진보와 보수의 대립이 극심했다”고 지적하면서 “한기총을 중심으로 보수, NCCK를 중심으로 진보는 ‘반공 이데올로기’ 지점에서 갈라져, 격론을 벌여왔다”고 했다. 즉 그는 “북한 정권을 선교의 대상 혹은 척결 대상, 둘 중 어느 관점으로 다가설 것인지”가 기준이었다고 했다.

특히 그는 “NCCK는 북한을 반공 이데올로기로 적대시하는 보수의 관점이 죄”라며 “민족이라는 거대 담론 안에서, 통일문제를 풀어가려 했다”고 했다. 또 그는 “NCCK는 북한선교란 말이 자칫 북한 입장에서, ‘누가 누구를 선교한다는 말인가’라는 반발심” 때문에, “선교 주체는 ‘우리 민족끼리’라는 북한의 논리에 편승하게 됐음”을 강조했다.

해서 그는 “1980-2000년대 까지 NCCK의 화해·평화통일위원회 자료집에서, ‘북한 선교’라는 용어 대신 ‘화해·통일’이란 용어 밖에 없다”고 전했다. NCCK의 이런 입장은 “기독교 복음의 용서 및 화해로부터 기인했다”며 “반면 자주 통일을 위해, 미국이란 외세 개입을 철저히 배제 한다”고 박 교수는 밝혔다. 다만 그는 “북한 대북 지원 사업을 조그련(조선그리스도교연맹, 북한 정권이 세운 기독교 단체)을 통해서 함을 선언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그는 “‘반공’을 중심으로 복음주의 진영은 북측 정권을 매우 부정적으로 봤다”며 “북한 정권 보다 북한 동포들에 관심이 많으며, 북한 동포들에 직접 복음을 전하고 북한 지하 교회 지원에 집중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북한 지하교회에 성경 전달·탈북자 선교사 양성 후 재 파송 사역에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북한 정권을 배척하면서 북한 동포에게 돕는 방식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그는 “대북지원사업은 북측 정권을 통해서, 효율적인 모니터링이 비로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보수와 진보 진영의 첨예한 대립, 실마리를 없을까? 박 교수는 “어쨌든 보수와 진보의 공통분모를 찾아, 최대공약수를 뽑아내야한다”며 “이해와 협력을 전제로, 남측 기독교회의 역량을 최대한 모아야한다”고 역설했다. 게다가 그는 독일 메르켈 총리를 빌려, “통일이라는 것은 상대가 있다”는 말로 “북한을 어느 정도 이해해야 함”도 전했다.

가령 그는 “보수진영은 북한선교를 민족 통일작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주지해야한다”며 “어쨌든 통일은 민족을 하나로 묶는 길이고, 내적으로 하나가 되는 통일이 북한선교임을 받아들여야한다”고 했다. 하여 그는 “통일운동이 새로운 북한선교의 연결고리를 찾는 일임을 새롭게 인식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그는 “진보진영은 자주통일을 주장하면서 ‘미군철수’ 혹은 ‘주한미군 연합훈련 반대’ 등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한반도 전쟁을 겪은 남측 사회를 불안과 갈등으로 몰아가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해서 그는 “마침내 분열을 일으키는 요인임을 인식하고, 반정부적이거나 반체제적인 활동으로 오인 받은 부분을 뒤로 미뤄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자성의 움직임이 감지됐다. 지난해 8월 30일 NCCK는 “‘한국교회 남북교류 협력단 발족 선언문’에서 갈등과 대립의 용어를 더 이상 강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이에 박 교수는 “그간 통일만을 주된 관심사로 삼았던 NCCK가 ‘북한 선교’에 집중하는 보수 진영과 더 이상의 갈등을 하지 않겠단 의미”라고 했다. 더불어 “보수진영의 북한선교단체에서도 ‘북한선교’보다 ‘통일 기도회’로 의미를 선회하고자 하고 있다”며 긍정적 신호탄임을 역설했다.

한편 박 교수는 북한선교의 미래좌표를, 북한에 대한 불신보다 이해에 좀 더 초점을 맞추자고 제안했다. 그는 “남한 기독교는 요나를 통해 니느웨 백성을 살리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볼 수 있어야한다”며 “하나님께서는 북한을 니느웨처럼 ‘좌우를 분변 못하는 자가 십이만 명이요 가축도 많이 있나니 내가 어찌 아끼지 아니하겠느냐’고 말씀 하신다”고 했다.

그러므로 그는 “남한기독교는 북한을 민족복음화의 대상으로 이해해야하며, 한반도 전쟁의 아픔과 상처를 남과 북 모두가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독일 통일 구호는 ‘우리는 한 민족이다’에서 ‘우리는 같은 민족이다’로 바뀌었다”며 “북측의 문화, 사회, 정치적 상황을 이해하면서 현실을 거부하지 말고 진지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나아가 그는 “중국과 러시아를 안보 상황에 입각할 수밖에 없어도, 어쨌거나 그리스도의 복음을 위해 선교하고 있다”면서 “세계선교역사는 지금의 북한선교 시작처럼 출발했다”고 했다. 가령 그는 “전쟁 후 잡아 온 포로들을 통해서 코트 족이 복음화가 되었고, 로마제국이 기독교국가로 발전되어 갔으며, 동유럽은 여성들에 의해서 복음화 되었다”고 진술했다. “이러한 선교접근을 파울 피어슨(Paul E. Pierson)은 주변의 복음이 중앙을 정복한 예로 설명했다”면서 박 교수는 “북한을 안보의 대상이 아닌, 선교 대상으로 보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뒤이어 정지웅 아신대 교수가 ‘북한 주민의 기독교 재인식을 통한 선교 전략 연구‘를 발제했다. 그는 “북한 사람들은 공산주의 이념 교육으로, ‘기독교는 민중의 아편’, ‘미신이자 비 과학’ 등의 언사로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그는 기독교가 기여한 좋은 부분을 적극 알려줘야 한다고 했다. 가령 그는 “기독교는 인간의 의식과 역사를 발전시켜왔다”며 “‘진리가 너희를 자유하게 하리라’는 말처럼, 기독교는 언론의 자유, 종교의 자유, 표현의 자유, 근로의 자유 등에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기독교는 한국 근대 문명의 문을 활짝 열었다”며 “배제학당, 이화학당, 세브란스 병원 등 의료·교육 부분의 진보를 가져다주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북장로회, 북감리회 선교사들은 평양, 원산, 개성, 함흥 등지에서 병원을 세워 아편중독자들을 치료했다”며 “평양 숭실 학교, 오산학교 등 많은 기독교 학교가 세워져, 교육에 기여했다”고 설명 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현재 북한에 있는 칠골 교회도 마찬가지로 김일성의 어머니 강반석의 영향으로 지어졌다”며 “기독교는 북한과 김일성에게도 영향을 준 것”이라 덧붙였다. 해서 그는 “이러한 기독교는 마르크스가 말한 대로 아편이 아닌 민족저항정신과 개혁적 정신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소련, 중국, 쿠바, 북한, 동유럽의 체코, 헝가리 등은 공산주의권 국가들은 가난과 알콜 중독이 판을 쳤다”며 “공산주의적 가치인 노동자, 농민의 하층계급이 잘 사는 게 아닌, 도리어 역행했다”고 밝혔다. 덧붙여 그는 “북한에는 기독교를 미국종교로 여기는 경향이 짙다”며 “그러나 초기 서양 선교사들의 선교는 미국의 정부와 별개로 움직였고, 순수 복음 정신에 따라 행해졌다”고 역설했다. 이런 점들을 적극 부각시켜주면 북한사람들도 마음을 열어 기독교에 대해 호의를 가질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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