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나래 기자] 성산생명윤리연구소(소장 이명진)가 최근 낙태 실태조사 보고서를 접하고 이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다.
연구소는 "지난 14일 보건복지부가 발주⋅주도하여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수행한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각종 언론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낙태죄 폐지로 결론을 내놓고 여론을 몰고 가고 있다"며 "설문조사 후에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폐지 결정과 법률 개정의 순서대로 이어지는 낙태죄 폐지의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는 상황"이라 했다.
이어 연구소 측은 "낙태죄 위헌 여부는 여론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생명 보호라는 중대한 규범 문제를 시시각각 변하는 여론 몰이로 해결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면서 "생명의 가치는 여론에 의해 변하는 가치가 아닌 절대 가치이기 때문"이라 했다. 다음은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측 성명서 전문이다.
낙태 실태조사 보고서에 대한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성명서
지난 14일 보건복지부가 발주⋅주도하여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수행한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그리고 각종 언론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낙태죄 폐지로 결론을 내놓고 여론을 몰고 가고 있다. 설문조사 후에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폐지 결정과 법률 개정의 순서대로 이어지는 낙태죄 폐지의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는 상황이다. 성산생명윤리연구소는 낙태죄 위헌 여부는 여론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 생명 보호라는 중대한 규범 문제를 시시각각 변하는 여론 몰이로 해결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생명의 가치는 여론에 의해 변하는 가치가 아닌 절대 가치이기 때문이다.
1. 설문조사에서 낙태죄를 규정하고 있는 형법의 개정 필요성이 높게 나왔다고 해서, 이것이 낙태죄 규정을 위헌으로 선언하기 위한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낙태죄가 없어지면 여성들이 인공임신중절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서 국민의 권익이 높아지는가. 그 많은 수의 낙태가 발생하는 이유가 낙태죄 규정 때문인가. 애초에 낙태 문제와 낙태죄 조항을 연계시키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2. 낙태죄 조항은 태아의 생명권을 인정하는 상징적인 조항이고, 많은 판례를 통해 확립된 규범적 기준이자, 생명 보호의 최소한이며 최후의 보루이다. 낙태죄를 폐지함으로써 국가의 생명보호 의무의 규범적 결단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위험을 감수해서는 안 된다. 생명과 관련된 규정을 무효화하는 것이 우리 사회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더 신중해져야 한다. 생명과 여성의 자유의 무게를 비교하고 생명의 가치를 무시하는 여론 몰이에 선동되지 말고 헌법적 가치를 보장하는 최후의 사법기관인 헌법재판소가 국가의 생명보호 의무를 기억하여야 한다.
3. 소수의 보호는 민주주의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가치이자 척도이다. 태아는 소수 중의 소수이며 약자 중의 약자이다. 태아의 보호는 헌법적 결단의 표현이자 이를 집행할 수 있는 국가의 역할이다. 살아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들의 주장 때문에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태아는 소리 없이 죽어갈 때 국가의 미래도 어둠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가뜩이나 모체에 의존해서 생사여탈권이 결정되는 태아를 국가가 인정하지 않는다면 어느 누가 생명이라고 보호해줄 수 있다는 것인가. 가장 연약한 생명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 태중에 있는 가장 작은 사람 하나라도 존중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태아의 생명도 보호하지 못하면서, 살다가 힘들어서 내 목숨 내가 맘대로 하겠다는 사람, 자살하려는 사람은 무슨 논리로 막을 수 있을 것인가. 생명의 가치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인가. 생명이 있어야 자유도 있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야 하는 보건복지부는 본연의 숭고한 역할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이번 실태조사의 설문항목 전체를 공개하고 태아 보호를 위한 대책을 제시하라.
2019년 2월 17일
성산생명윤리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