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이하 신앙과직제협)가 주최하는 2019년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가 23일 저녁 구세군영등포교회에서 "너희는 정의, 오직 정의만 따라야 한다"는 주제로 열렸다.
김규한 사관(구세군영등포교회)이 인도한 기도회에서 강론을 맡아 전한 김희중 대주교(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교회일치와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는 "우리는 매년 1월 18일부터 25일까지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주간을 보내며 주님께서 유언으로 당부하신 일치를 위한 기도를 하고 있다"면서 "이 기간 동안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 내부 분열을 극복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되고자 함께 기도한다"고 소개했다.
김 대주교는 "그들 모두 하나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신 주님의 뜻을 마음 깊이 새겨볼 때, 그리스도인의 분열은 비그리스도인인 이웃 종교들에게 큰 부끄러움이 아닐 수 없다"고 밝히고, "우리끼리 일치하지 못하면서 다른 이웃 종교에게 일치와 평화를 이야기 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인도네시아 그리스도 공동체에서 올해 그리스도 일치 주간 자료집을 만들었다고 밝힌 김 대주교는 "구약 이스라엘 백성들이 정의를 찾을 때, 축제를 지낼 수 있었던 것처럼 하나님 나라 잔치에 초대받은 우리들은 자신들의 사회에서 분열을 극복하고, 정의를 실천해야 할 소명을 갖고 있다"면서 "이런 과제가 우리나라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주어져 있다"고 했다.
김 대주교는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이라 말하고, "당시 우리 민족은 교파와 종교를 초월해 탐욕에서 비롯된 외세의 국권 강탈에 분연히 맞서고 임시정부를 수립해 민족 정부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었다"며 "이는 정의를 향한 우리 모두의 움직임이었다"고 했다. 그는 "그로부터 100년 후, 지금 남북화해와 평화 정착을 위해 노력 중"이라 했다.
또 김 대주교는 "정의는 하나님께 드릴 것을 하나님께, 이웃에게 줄 것은 이웃에게 돌려주려는 확고한 의지"라 말하고, "70년 분단으로 상대에 대한 편협적 불신과 무관심, 경제발전 가운데 생긴 불평등, 불의는 우리로 하여금 이웃이 누구인지조차 망각하게 했다"면서 "민족 화해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우리의 여정에 주님께서 함께 계셔서 필요한 은혜를 받을 수 있도록 겸손하게 간절한 마음을 갖자"고 했다.
김 대주교는 이번 기도주간에 대해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자신들이 처한 분열과 불의의 현실을 자각하고, 이웃을 돌아보고 그들과 정의를 실천하기를 촉구한다"면서 "정의는 하나님의 사랑과 평화, 자비를 그 목표로 하기 때문에, 사람이라면 누구나 권력과 학력, 재력이라는 외적 조건과 관계없이 존중받고 소중하게 대접받아야 한다는 것이 하나님 나라의 정의와 자비, 사랑"이라 했다.
그는 "그리스도인들이란 그런 생활로 초대를 받은 하나님의 자녀들"이라 말하고, 특히 "한반도 그리스도인들은 누구나 화해와 일치의 사도가 되라는 부름을 받고 있다"면서 "이런 소명에 기꺼이 응답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주님께서 용기와 힘과 지혜를 주시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덧붙여 "성령께서 우리 모두의 정신과 마음을 이끌어 주셔서, 한 자녀로서 주님께 나갈 수 있도록 은혜를 충만히 받기를 바란다"고 축원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이홍정 목사(NCCK 총무)와 마르코 스프리치 몬시뇰 주한 교황대사 대리가 인사말을 전했으며, 마지막에는 NCCK 소속 회원 교단들과 천주교, 한국정교회 대표자들이 함게 공동축복을 했다. 신앙과직제협은 매년 기도회 외에도 신학위원회와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포럼 등 신학적 대화를 이어가고 있으며, 일치 아카데미와 신학생 교류 모임, 일치 피정 등 교육사업, 그리고 이웃과 함께 하는 성탄 음악회 등 문화사업 등을 함께 하고 있다.
신앙과직제협은 한국천주교회를 대표해 한국천주교주교회의(CBCK), 정교회와 개신교회를 대표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창립한 협의체로, 2002년부터 본격화된 그리스도인 일치운동의 활성화와 일치 증진의 성과에 힘입어, 2014년 5월 22일 창립됐다. 신앙과직제협은 "다양성 속의 일치는 교회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을 이 땅에서 실현해 나가는 선교행위와 다르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