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한국Q학회는 16일 오후 3시 세종대 광개토홀에서 논문 발표회를 개최했다. 먼저 박인희 박사(이화여대) ‘Q의 정치 사회적 비전’이란 제목으로 논문 발표를 했다. 그는 “Q 문서는 공동체적 비전 즉 하나님 나라의 가르침을 풍성히 내포하고 있다”며 “여기서 하나님 나라는 정치·사회학적 함의 곧 공동체 구성원들의 삶의 문제, 가난과 채무, 질병을 어떻게 돌볼 것인지 구체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말하는 Q문서란 예수가 직접 설교한 담화를 담은 가상 문서로, 공관복음서 및 요한복음서가 여기서 발췌해 기록했다고 추정된다.
이어 그는 “주기도문과 빚 탕감, 서로 경제적 필요를 돌보라는 예수의 요청, 원수 사랑의 가르침 등은 사회경제적으로 촌락 공동체를 살릴 상생의 운동이자, 동시에 공동체 내부의 무수한 약자를 보호하는 근거가 됐다”며 “이는 자비와 평등의 공동체로 기능했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놓고, 그는 “18세기 유학자들은 조선의 뿌리 깊은 부패 시스템을 개혁할 정치·사회학적 가능성을 기독교에서 찾았다”며 “정약용, 이벽 등은 선교사들의 서구적 시각에 영향을 받지 않고, 「천주실의」 같은 교리서를 통해 신앙의 본질을 먼저 습득했다”고 설명했다. 하여, 그는 “이런 점에서, 유학자들은 복음의 평등한 공동체를 양반과 노비의 차별 없는 평등한 시스템 구현을 위한 이념적 푯대로 삼았다”고 재차 말했다.
특히 그는 “이벽은 그의 저서 ‘성교교지’에서 예수를 백성을 먹이고 병을 고치며 그들의 죄를 짊어진 분, 즉 유학자들이 꿈꾸는 성군에 다름 아니었다”며 “결국 예수를 성리학의 정치이념인 수기치인을 실현한 군주로 바라보았다”고 전했다.
나아가 그는 “Q의 서기관들, 즉 Q문서의 작성자들은 당대 유대 지식인들이 아닌 하급 서기관들 이었다”며 “보다 민중들 삶에 밀착해 있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Q의 공동체적 비전 형성자들은 다름 아닌 갈릴리 촌락민들”이라며 “이웃의 고통을 돌보고, 빚 탕감, 원수사랑, 죄인과 세리를 포용하는 예수 복음은 신분질서가 엄격한 고대 전통사회와 달리 관용적 공동체였음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더구나 그는 “Q 복음이 구전되기 위해서는 청중의 ‘집단적 동의’를 얻어야 하는 점을 짐작한다면, Q 복음서가 담지한 정치·사회적 평등의 공동체적 비전은 더욱 확실해 진다”고 힘주어 말했다. 때문에 그는 “이런 정치사상은 사실 맹자의 정치사상에 다른 것이 아니”라며 “전쟁 및 폭력이 난무하던 전국시대에 무력 혹은 재력이 아닌 굶주린 백성을 먹이고, 전쟁터로 강제 부역하지 않는 군주의 덕은 바로 Q 복음의 정치사상과 궤를 같이한다”고 전했다.
즉 그는 “Q는 우리 모두가 하나님 자녀라는 정체성을 의지해, 인간의 선함을 호소함으로 공동체의 정치사회적 위기를 극복하려는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며 “맹자를 비롯한 유학 사상은 바로 인간의 선함에 기대 군주는 덕으로 위민할 것을 강조했다”고 재차 말했다. 이처럼 그는 Q복음과 유학사상이 정치·사회적 비전의 맥이 통했음을 논문을 통해 주장한 것이다.
이어 박영권 박사(장신대)가 ‘누가의 성전관: 유대교와 그리스도교의 연속성과 불연속성 가운데 있는 예루살렘 성전을 발표했다. 그는 “초기교회는 그리스도인이라는 정체성으로 성전을 사용해 하나님을 섬겼지만, 유대교는 오직 성전을 사수하는데 몰두했다”며 “그런 나머지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지 못한 패착을 범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누가의 유대교 성전 시각 비판은 유대교와 그리스도교의 불연속성 차원에서 이해될 수 있다”고 전했다.
즉 그는 “누가는 성전을 정체성의 중추로 삼으면서 우상화하는 경향을 보이는 유대교의 성전 시각을 비판했다”며 “손으로 지은 성전은 무너질 수밖에 없음을 누가는 이미 주후 70년 성전 파괴 사건을 통해 깨달았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누가 행전에서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 신앙은 율법과 성전을 밀어내지 않는다”며 “그러나 누가는 성전이 아닌 유대교 성전 시각을 비판한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그는 “누가는 성전을 이스라엘의 유산으로 존중하지만 성전을 우상처럼 여기는 경향의 유대교 시각을 비판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때문에 그는 “그리스도교는 성전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하나님을 섬기지만, 유대교는 성전 자체에 몰두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성전은 하나님을 섬기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지만, 하나님을 가로막는 우상처럼 여겨질 수 있다”고 역설했다.
끝으로 그는 “누가-행전에서 바울은 유대교에서 그리스도교로 변화된 정체성으로 성전을 참되게 사용해 하나님을 섬기게 된다”며 “이를 통해 유대교와 그리스도교는 누가-행전에서 연속성과 불연속성 가운데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발표를 마무리 했다.
이어 김재현 박사(계명대)는 "그러나 나 때문에 넘어지지 않는 자는 복이 있다" : Q 복음서의 스칼달론에 관한 고찰에 대해 발표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