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제 9회 개혁주의 설교학회는 3일 오전 10시부터 사랑의 교회 국제회의실에서 ‘전달(Delivery)'을 주제로 설교학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학회 부회장인 한근수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개회예배는 학회 이사장인 백동조 박사가 신명기 10:13을 놓고 설교를 전했다. 신명기 10:13은 다음과 같다.
“내가 오늘날 네 행복을 위하여 네게 명하는 여호와의 명령과 규례를 지킬 것이 아니냐”(신명기 10:13)
백동조 박사(목포사랑의교회 담임목사)는 “모세는 이 구절을 설교하면서, 행복 곧 토브를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하나님 그리고 아담과 하와가 함께 토브(행복)를 누리던 에덴이 죄로 망가졌을 때 제일 고통스러워했던 분은 하나님이셨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모세 오경의 중심에는 ‘토브’가 있는데, 이는 죄로 망가진 토브를 회복하고자 하는 열망”이라며 “모세는 죄로 망가진 토브를 회복하기 위해 쓴 단어 역시 샬롬이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예수님이 복음을 전하기 위한 의도는 아담의 원죄로 나무에서 끊어진 가지 곧 잃어버린 자기 백성을 찾아오시기 위함”이라며 “포도나무이신 예수께서 가지를 적극 찾으신 것처럼, ‘내 안에 거하라, 나도 너희 안에 거하라’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나아가 그는 “예수께서 이를 제자 및 우리에게 일러주심은 예수 안에 있는 기쁨이 우리들에게 충만케 하려 함”이라며 “복음은 결국 기쁨의 좋은 소식이고, 행복의 소식”이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하나님 나라에서 중요한 건 신분과 소속”이라며 “죽어서 천국 가는 개념 보다 하나님 아들의 권세 속에서 예수 안에서 누리는 행복이 곧 하나님 나라”라고 역설했다. 따라서 그는 “모세가 설교할 때, 곧 오늘의 행복을 위해서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복음은 전할수록 행복해지고, 성화는 하면 할수록 행복해진다”며 “이를 깨닫고 강연자는 설교할 때 더 행복해진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목사가 행복해지면 사람이 붙게 돼 있다”며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가장 큰 영향력은 긍정적 정서”라고 힘주어 말했다. 덧붙여 그는 “구악에서 신약까지 정서를 많이 다룬 것처럼, 하나님은 기쁨의 정서를 굉장히 중요시 여기 신다”며 “이처럼 우리 개혁주의자들도 조나단 에드워즈의 행복, 존 파이퍼의 기쁨에 도취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곧바로 기조발표가 이어졌다. 정우홍 총신대 목회신학대학원 조교수 겸 개혁주의 설교학회 회장은 ‘메시지 저항 조절을 위한 설교 연구’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강연 서두에서, 그는 “요즘 시대는 설교를 꼰대가 하는 말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꼰대란 권위 있는 사람이 권위가 낮은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행위를 일컫는 용어”라며 “특히 요즘 젊은이들은 설교를 통해 일방적 메시지가 선포되면 꼰대의 말로 여겨, 설교에 대해 강한 저항을 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그는 “설교자들은 이런 저항이 있는 청중들을 어떻게 설득시킬까를 고민해야 한다”며 기조발표의 취지를 밝혔다. 더불어 그는 “영업 사원들의 판매 전략 관련 논문을 참고하면서, 이를 설교에 적용해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며 “영업, 광고 학계에서 연구한 논문을 보았는데, 청중들을 설득하는 연구 방법론이 엄청 발달돼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그는 “여기서 효과적 메시지의 전달 측면을 참고 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광고는 종래 일면적 메시지형태로, 제품의 좋은 점만 부각시켜 얘기했었다”며 “그러나 메시지가 전달될 때, 청중들은 자기들을 설득하려는 의도가 담겼다 해서 채널을 돌려버리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전했다. 하여, 그는 “광고업계는 이를 돌파하기 위해 일면적 메시지에 한계가 있구나 생각해서, 양면적 메시지로 변화를 꾀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일면적 메시지에 강점이 있을 때가 있다”며 “이는 화자의 권위가 엄청나고, 청자는 지적주순 및 권위가 낮을 때 일면적 메시지의 영향력은 엄청 컸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요즘 시대는 메시지를 선포하는 목사들보다 청중들이 학력 등 세상 적으로 더 뛰어난 요건을 지녔다”며 “따라서 청중들이 목사의 설교를 두고, ‘나를 설득시키려 하는 구나’라는 생각으로 메시지에 반항감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설교학자 존 스톤의 말을 빌려 “진리란 낮은 계급에 대한 지배를 옹호하고 억압하는 수단이며, 지배자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로 말미암아 영속되는 한 도구로 여기게 됐다”고 인용했다. 이에 그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는 절대 진리 및 거대담론에 대한 반항감이 팽배한 특징이 있다”며 “그래서 일면적 메시지는 실패하고, 양면적 메시지를 선포하는 경향이 부각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가령, 양면적 메시지에 대해서 그는 “옷을 팔 때 단점인 비싼 점을 적극 광고하는 것”이라며 “단점인 비싼 가격을 커버할 만큼 친환경 제품으로서, 피부 알레르기가 적다는 장점을 적극 광고하는 수법”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는 MaGuire가 말한 접종이론”이라며 “부정적인 걸 청중들에게 계속 던져주다 보면, 어느 순간 부정적인 것에 면역돼 부정적 효과는 희석돼 버린다”고 그는 전했다. 하여, 그는 “부정적 효과 뒤 긍정적인 메시지를 선포하면 청중들에게 파급효과가 더 강하게 미치게 된다”고 덧붙였다.
다른 예로, 그는 미국의 자동차 렌트 회사인 AVIS를 제시했다. 그는 “AVIS는 업계에서 항상 2위였다”며 “2위라는 부정적인 면을 오히려 AVIS는 광고를 통해 적극 강조했다”고 전했다. “‘AVIS는 2위이기 때문에 더 열심히 일합니다‘라는 메시지로 단점을 장점으로 전환시켜 버렸다”며 “이런 양면적 메시지의 광고를 통해 AVIS는 더욱 성장하게 됐다”고 그는 밝혔다. 때문에 그는 “양면성을 갖는 메시지가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대상은 바로 학력이 높은 사람들”이라며 “단점을 잘 부각시킬 때 장점이 더 부각되고, 곧바로 단점이 장점으로 돼버리는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이게 과연 신학적이고, 성경적일까? 그는 “설득을 위한 성경적 양면의 메시지 연구를 위해 사무엘하 15장을 놓고 연구했다”고 밝혔다. 사무엘하 15장 내용은 이렇다. 압살롬이 반란을 일으켜 예루살렘을 점령해 다윗 왕을 내쫓았다. 다윗은 도망자 신세가 돼 버리고, 다윗의 모사였던 아히도벨은 다윗을 배반해 압살롬의 모반에 동참했다. 반면 후세는 끝까지 다윗에게 충성을 다짐하며, 다윗을 지키기 위해 압살롬에게 거짓 투항한다. 그리고 후세는 다윗에게 승리를 안기는 전략을 압살롬으로 하여금 채택하려는 모략을 짜낸다. 정우홍 교수는 “여기서 후세가 압살롬을 설득하기 위해 쓴 설득 방법이 바로 양면적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아히도벨은 압살롬에게 계략을 말할 때, 일면적 메시지 방식으로 설득했다”며 “‘다윗의 병력은 우리보다 열세이니 ’내가‘ 병사를 끌고 나가 ’밤에‘ 다윗의 병사들을 무찌르고 다윗을 패배 시키겠다’”고 말한 아히도벨의 일면적 메시지를 전했다. 아울러 그는 “이는 당연히 옳고 기막힌 전략이지만, 패착은 압살롬이 아히도벨에게 얘기 할 때 ‘나’라는 자기중심성을 강조한 점”이라며 “아히도벨은 일방적으로 승리를 쟁취하겠다는 장밋빛 언어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후세는 지금 전쟁에 나가게 되면 아버지 다윗왕은 불굴의 용사이고 측근들이 대단한 전략가이기에, 그들과 밤에 전쟁을 하면 패하게 된다”며 “그래서 왕의 명예가 추락해 백성들은 떠나게 될 것”이라는 부정적 메시지를 던졌다. “그러고 나서 후세는 다음 아침 날, 왕이 만일 병사들을 끌고 나가면 압살롬이 이기게 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후세가 먼저 부정적 메시지를 전달한 후, 긍정적 일이 도래할 것이라 말한 것이다. 즉 정우홍 교수는 “압살롬이 후세의 말을 듣고 나서, 후퇴라는 부정적인 일을 덮고도 남을 긍정적 승리가 보장될 것이란 뉘앙스로 설득당한 셈”이라 전했다.
어쩌면 그는 “하나님은 후세와 함께 하셔서 그에게 양면 메시지를 쓰도록 함으로, 압살롬이 후세의 전략을 채택하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설득의 기술을 쓰신 셈”이라며 “후세의 설득에는 하나님의 모략이 배후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여, 그는 “하나님은 인간의 마음을 잘 알기 때문에, 양면 메시지를 후세에게 취하게 해서 압살롬이 이를 택하여 무너지게 한 것”이라 덧붙였다.
또 그는 “제자들이 애초부터 예수를 쫓은 이유는 예수가 이스라엘 왕이 될 것을 기대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예수는 제자들에게 먼저 부정적 메시지 곧 십자가에서 죽으심을 선포하셨다”고 전했다. 반면 그는 “예수는 자기 십자가를 질 것이라는 부정적 메시지 선포 후, 부활이라는 긍정적 메시지를 선포하셨다”며 “예수는 제자들에게 영광은 반드시 이뤄질 것이지만, 앞서 고난이 반드시 선행 될 것이라고 양면적 메시지를 사용하셨다”고 강조했다. 하여, 그는 “예수께서도 양면적 메시지를 사용하심을 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신학생들을 대상으로 설교한 린더 켁 교수를 인용해 “막 6:30-44의 오병이어 기적은 설교학적으로 청중들의 시선을 붙잡는 양면적 메시지의 주된 재료”라고 전했다. 린더 켁 교수의 설교문을 기초해서, 그는 “예수는 먼저 제자들에게 현재 물고기와 떡이 몇 개 있는지 물어보시며, 부족한 우리 능력을 직면케 하셨다”며 “설사 떡 다섯 개와 물고기 한 마리밖에 없다 해도, 사도들이 주님께 가진 모든 것을 드렸더니 오천 명의 사람들이 풍성히 먹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켁 교수의 설교를 재차 빌려 “우리 부족한 능력으로도 사람들을 먹일 수 있으며, 이는 오직 우리가 가진 것을 예수께 맡길 때 가능한 것”이라고 전했다. 또 그는 “이것이야말로 사도들이 거둔 진정한 성공 이었다”며 “이제 여러분들이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십시오”라는 켁 교수의 설교를 재차 전했다.
이를 놓고, 정우홍 교수는 “켁 교수는 신학생들에게 주님께 모든 걸 맡겨드릴 때, 주님께서 일하신다는 취지로 설교했다”며 “신학생이든 청중이든 자신의 부족한 모습을 직면케 하는 부정적인 메시지를 들을 때 당혹스럽다”고 했다. 다만 그는 “만일 우리 것을 주님께 맡겨 드리면, 부족한 우리 능력이 문제되지 않을 주님의 일하심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뒤 이어 긍정적 메시지를 덧붙이는 방법을 취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하여, 그는 “양면적 메시지보다 일면적 메시지로 청중들을 설득할 때 더 강력하다”며 “2G 핸드폰 시대를 고별하고, 새로운 5G 스마트 시대 설교문 전달에 있어 더 청중들의 마음을 움직일 방법을 고심해보자”고 강조했다. 곧바로 그는 강연을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