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제 13회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학술대회가 24일 오후 2시부터 장신대 여전도회관 1층에서 열렸다. 주제는 한국의 교육현실 속에서 쉼이 있는 교육의 방향과 과제였다. 이번 학술대회는 먼저 박상진 장신대 기독교 교육학과 교수가 인사말을 전하며 시작됐다. 그는 “쉼이 있는 교육을 추구하는 진지한 토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안식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생각하며, 하나님의 안식을 대한민국 교육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대안을 찾는 귀한 모임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첫번째로 김회권 숭실대 교수가 ‘쉼에 대한 성경적 의미’를 전했다. 그는 출애굽기 20:8-12를 덧붙이며, “하나님의 안식을 모방하라”고 힘주어 말했다. 출애굽기 20:8-12는 다음과 같다.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히 지키라 엿새 동안은 힘써 네 모든 일을 행할 것이나, 제 칠일은 너의 하나님 여호와의 안식일인즉 너나 네 아들이나 네 딸이나 네 남종이나 네 여종이나 네 육축이나 네 문안에 유하는 객이라도 아무 일도 하지 말라, 이는 엿새 동안에 나 여호와가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가운데 모든 것을 만들고 제 칠일에 쉬었음이라, 그러므로 나 여호와가 안식일을 복되게 하여 그 날을 거룩하게 하였느니라,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너의 하나님 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출 20:8-12)
이어 그는 “쉼은 노동의 멈춤이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를 축성하는데 참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신명기는 이스라엘에게 ‘애굽에서 한 때 종살이 했던 걸 기억하여, 너희 노예들에게도 쉼을 주라’는 것을 재차 요청 한다’”며 “여기서 안식일 계명이 해당되는 대상은 주로 노예를 거느리고 있는 부농들, 곧 지금으로 치면 주일에도 생산성을 추구하는 자본가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또 그는 “신명기 계명은 노예와 종을 소유한 자본가, 특히 노동생산성에 목숨 거는 이스라엘 부농들에게 경고하고 있다”며 “결국 이 계명은 히브리 노예들에게 적극 안식을 쟁취함을, 그리고 지주들에게는 적극 노예들에게 안식을 권장할 것을 역설하고 있다”며 안식이 하나님의 창조 질서임을 재차 말했다.
아울러 그는 “하나님은 제 7일을 노동이 아닌 쉼의 날로 정해, 복을 주사 거룩하게 하셨다”며 “그렇다면 하나님이 쉬셨다는 말은 무슨 의미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에 그는 “창세기 1장에 하나님께서 ‘빛이 있으라‘를 3인칭으로 표현 하시면서, 명령하신 대로 피조물이 그대로 복종하는 구조”임을 설명했다.
반면 그는 “창세기 1장은 유일한 창조본문이 아니”라며 “이외에 시편 74편, 104편, 89편, 82편, 이사야 51장 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놓고, 그는 “하나님의 창조사역이 마치 창조를 좌절시키는 세력과 싸우는 듯하다”며 “특히 시편 74:13은 3인칭이 아닌 2인칭 명령을 통한 창조행위로 표현됐다”고 제시했다. 하여, 그는 “하나님의 천지창조가 거대한 반대세력을 제압하고 땅을 확보한 전쟁이었던 것처럼 말한다”고 강조했다. 시편 74:13은 다음과 같다.
“주께서 주의 능력으로 바다를 나누시고 물 가운데 용들의 머리를 깨뜨리셨으며”(시편 74:13)
뿐만 아니라, “창세기 1:1에도 혼돈 세력과의 전쟁을 은연중 드러내는 명령어도 있다”며 그는 터훔(심연)을 설명했다. 그에 의하면, 터훔이란 깊은 혼돈과 흑암의 거대한 물결이다. 때문에 그는 “하나님께서 창조질서를 거스르는 곧 말 안 듣는 물에서 육지를 만드는 과정은 엄청난 전투를 요구하는 과정 이었다”며 “물은 하나님에게서 창조된 피조물이지만, 하나님께 불순종하고 반항하는 피조물로서, 터훔 즉 혼돈의 물인 것”이라 전했다.
하나님께서 명령 한 마디로 손쉽게 일을 ‘뚝딱’ 처리하신 게 아닌, 치열한 전투와 수고를 통해 창조하셨다는 주장이 그의 핵심 요지인 셈이다. 하나님께서 말씀 한마디로 손쉽게 세계를 창조하셨다는 암묵적 고정관념에 대한 반박으로 볼 수 있다. 그는 “거대한 우주적 인력에 의해 하나님의 손으로부터 빠져나가려는 물을 온 힘을 쏟아, 지구 안으로 감금시키시고 가두는 데는 그의 부단한 수고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그는 “이를 통해 거대한 창조를 이루신 하나님을 송축하는 날이 바로 안식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궁창 사이로 하늘과 땅을 나누시고 물과 육지의 경계를 내신 하나님의 창조 사역은 하나님의 수고와 헌신 막대하게 투입된 것이다.
이에 그는 “이스라엘에게 안식일 경축과 축성은 피조물에게 주신 시간을 하나님께 거룩히 봉헌함으로, 하나님의 창조사역에 있어 그분의 수고와 헌신 및 성취감을 함께 공유하는 경험”이라며 “하나님과 함께 6일 동안 힘써 악과 불의를 억제하는 사역에 동참함으로, 제 7일째 우주적 평안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재차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인간 또한 감금된 혼돈세력(악과 불의)을 계속 감금된 상태로 묶어 두기 위해, 하나님의 공동창조자가 되어 하나님의 언약 결속자가 돼야 함”을 역설했다. 곧 하나님 나라 건설이라는 소명을 위해 우리를 동역자로 세우신 것, 그리고 그분의 수고에 힘써 동참할 때 안식일에서 쉼의 가치와 기쁨을 알고 풍족히 누릴 수 있다는 말이다.
반면, 그는 “신명기 5장 13절은 안식일 준수강조가 노동윤리 해이를 조장할 수 없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강조했다. 즉 그는 “하나님의 선물인 안식을 ‘제대로’ 누리려면 6일 동안 맡겨진 일을 다 완수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며 “건전한 노동윤리와 안식일 향유는 같이 간다”고 밝혔다. 즉 그는 “안식일 계명은 휴가지상주의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그는 “안식일 계명은 6일간 근실한 노동과 7일의 안식 리듬을 잘 준수하는 것을 명령한 셈”이라 역설하며, 안식일의 충만한 향유와 책임적 노동윤리는 불가분의 관계임을 재차 말했다.
“엿새 동안은 힘써 네 모든 일을 행할 것이나”(신 5:13)
다만 그는 “안식일의 핵심 계명은 지배층의 탐욕, 주일날에도 일을 시키는 무한한 노동력의 징발, 부의 추구 등을 견제하는 것”이라며 “다시 말해 지배엘리트의 탐욕들을 감금시켜, 더 이상 하나님이 주시는 생명의 보금자리를 해치지 못하도록 막는 게 안식일 계명의 본질”이라고 재차 말했다.
쉬운 예로, 그는 “안식일은 롯데 제과에 출근하는 노동자에 관한 ‘주의’ 계명이라기보다, 신격호 회장의 노동착취를 ‘견제’하는 계명”이라며 “지배층의 무한한 탐욕을 감금하는 행위에 동참하는 것이 곧 안식일을 지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놓고, 그는 '월터 브루그만', '구스타프 구티예레즈'를 읽어볼 것을 제안했다. 또 그는 “장신대생 90%가 전도사인데, 어쩌면 거대한 탐욕을 추구하는 목사 아래서 착취당할 수 있는 교회판 히브리 노예”라며 그들의 수고를 격려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현재 교육 시스템은 파라오 시스템”이라며 “수능, 강남, 족집게 과외는 우열을 나누는 교육은 반드시 해체돼야 한다”고 발제를 마무리 지었다.
곧바로 총신대 신대원 함영주 교수는 ‘한국 청소년의 쉼 실태조사’를 발제했다. 그는 “학부모들의 교육 가치관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으면 교육 시스템의 부조리 또한 바뀌지 않을 것”이라 꼬집었다. 그는 자신의 연구를 제시하며 “본 연구는 수도권에 위치한 중고등학생 1049명을 대상으로 했다”며 “기독교대안학교 재학생 187명, 기독교사립학교 295명, 국공립학교 493명, 기타 특목고 62명”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연구결과를 설명했다. 우선 그는 하루 평균 학습시간을 제시했다. “기독교대안학교 1시간미만 응답비율이 27.4%로 가장 많았으며, 이는 특목고 학생의 경우 5시간 이상 학습한다는 비율이 43.5%로 차이가 많이 난다”고 그는 전했다. 또 그는 하루 평균 사교육 시간을 설명했다. “기독교대안학교의 경우 66.8%가 안한다고 매우 높게 응답했다”며 “반면, 기독교 사립학교나 공립학교는 2~3시간이 각각 28.7%, 28.5%로, 특히 특목고는 3~4시간이 24.2%로 가장 많이 응답했다”고 그는 밝혔다.
그렇다면 하루 평균 여가시간은 어떠할까? 그는 “기독교대안학교는 5시간의 여가시간을 누린다고 응답한 비율이 25.4%, 2~3시간은 23.8%순으로 높게 조사됐다”고 밝혔다. 반면, 그는 “1~2시간이라 응답한 비율은 각각 기독교사립학교 30.2%, 공립학교 27.5%, 공립학교 38.7%로 응답자 중 가장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학원휴일휴무제에 대한 의식 분포도를 설명했다. 그는 “기독교대안학교(42.6%), 기독교사립학교(44.2%), 공립학교(43.6%)들은 찬성 비율이 가장 높았다”며 “반면 특목고는 반대의견이 30.6%로 가장 많았다”고 전했다.
그럼 학생들이 생각하는 진정한 쉼이란 무얼까? 그는 “전반적으로 학생들은 진정한 쉼을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라 응답했다”며 “응답 비율은 47.7%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오락활동, 휴식활동 등을 한다는 응답비율이 제일 많았는데, 대부분 개인적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그는 “개인적 차원의 쉼과 공동체적 차원의 쉼을 균형있게 누릴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교회가 청소년들에게 진정한 쉼을 줄 수 있는 건 무얼까? 우선 그는 “기독청소년의 경우 주일 교회에서 보내는 시간을 물었을 때, 39.9%는 1~2시간, 16.1%는 1시간미만으로 응답했고 대다수 학생들이 1시간 남짓 주일에 교회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놓고, 그는 “주일에 학생들이 참여하는 교회활동은 예배참여가 가장 많았고, 찬양팀과 같은 활동이 뒤를 이었다”고 전했다. 또 그는 “기독청소년들은 주일 신앙 활동에 대해 38.4%만 쉼이라 생각했고, 모르겠다는 43.4%, 아니다는 18.2%로 응답했다”며 “대부분 주일 교회에서 보내는 시간을 적극적 쉼이라 인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반면 그는 “기독청소년들(403명)이 쉼을 위해 교회에 바라는 것은 첫째로 은혜로운 예배(153명), 둘째 재미있는 취미활동(132명), 셋째, 의미 있는 소그룹 활동(100명)이었다”며 “우리의 고정관념과 달리, 대부분 기독청소년들은 은혜에 대한 간절한 사모함이 있음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다행히도 청소년들은 ‘은혜로운 예배’를 드리는 것이 진정한 쉼이라 인식하고 있다”며 “쉼이 있는 교육이 단순히 ‘쉬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라는 차원을 훨씬 넘어 ‘쉼의 질적인 향상’을 지향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그는 “진정한 쉼을 누릴 수 있는 ‘쉼 활동’의 개발도 교회 차원에서 동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예수의 부활사건을 통해 우리에게 주신 ‘영원한 쉼과 안식’의 개념이 우리 다음세대들에게 잘 적용되기를 기대 한다”며 발제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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