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목사가 지난 22일 '상습준강간'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15년 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피해자들을 조력해 왔던 기독교반성폭력센터와 이재록사건미투피해생존자지원연대가 이날 성명을 통해 환영의 뜻을 전했다.
검찰은 가해자가 신도 수 13만 명의 대형 교회 지도자로서 지위와 권력, 피해자들의 신앙심을 이용해 피해자들을 항거불능 상태로 만들어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보고, 그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던 바 있다. 그리고 법원은 검찰과 유사한 판단을 내렸다. "어린 시절부터 교회에 다니면서 이 목사에게 절대적 믿음을 갖고 있어 지시에 반항하거나 거부하지 못한 피해자들을 장기간에 걸쳐 상습적으로 추행, 간음했다"며 이재록 목사의 혐의를 대부분 유죄로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이재록 목사 측은 "피해자들이 모두 고등학교‧대학교 등 일반적인 교육 과정을 마친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기에 강요에 의한 성폭행이 불가능하다"며 피해자들의 진술을 전면 반박했고, 범죄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이에 단체들은 "가해자 이재록 씨는 진실을 곡해 말고 사법부의 판단을 겸허히 수용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피해 당사자들은 언론을 통해 이재록 씨가 교회 안에서 신적인 존재였고, 범죄가 발생할 당시 이를 거부하지 못했다고 언급해 왔다"고 밝히고, "이재록 씨는 교회 구성원 전체에게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었고 자신이 가진 권력을 이용해 피해자들을 통제해 왔다"면서 "신앙 지도를 받는 대상에게 성적 요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자신에게 주워진 권력을 남용하고 있음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라 했다.
또 단체들은 "피해자들이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가해자 이재록 씨 주장은, 목회자가 자신의 권력을 악용해 피해자들의 신뢰를 얻어 성폭력을 가하는 교회 성폭력의 현실을 부정하는 언급"이라 말하고, "앞으로 남은 싸움을 위해 다시 마음을 굳게 먹은 피해자들을 또다시 모욕하는 행위"라며 "피해자들이 소속한 교회는 오랜 기간 이재록 씨의 범죄를 은폐, 방조해 왔을 뿐 아니라, 재판 기간에도 피해 당사자들의 신상을 노출시키고 거짓 논리를 유포해, 또 다른 피해를 주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단체들은 "가해자 이재록 씨와 그를 비호하는 교회는 피해자들의 진실을 곡해하는 행위를 당장 멈추고, 본인에게 선고된 사법의 판단을 겸허히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재록 목사로부터 피해를 입은 피해 당사자 한 사람은 이번 판결에 대해 "많은 망설임 속에 고민하다 고소했던 시간들이 떠오른다"고 밝히고, "생각지도 못한 2차 피해가 다가왔었고 두 배로 얻게 된 고통을 또 감안해야만 했었다"며 "오늘 소식을 듣고 그동안 한 켠에 있던 덩어리가 내려가는 기분이다. 아직 끝난게 아니기에 또 힘을 내어 가보려 한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는 "15년이라는 형량이 마음에 차지는 않지만 지금에 오기까지 우리 고소인들과, 고소인의 슬픔을 함께 해주신 분들 덕이라는 걸 알기에 감사했다"고 말하고, "오늘 판결문(요약본)을 읽으면서 다시 수치심과 분노를 느꼈지만, 앞으로 남은 싸움을 위해 다시 마음을 굳게 먹어 본다"고 했다. 그는 "참 힘들고 아프기도 했지만 열심히 싸웠다. 앞으로 남은 시간도 쉽진 않겠지만 마무리까지 최선을 다하고, 더 행복하게 열심히 살려한다"고 했다.
이재록사건미투피해생존자지원연대 측도 "지금까지 용기 내어 싸운 피해생존자 자매들에게 감사와 경의를 전한다"고 말하고, "그들이 겪었던 사건은 어쩔 수 없던 일도 그들 자신의 잘못도 아니었다"면서 "그것은 종교적 권위를 오용한 성범죄를 장기간에 걸쳐 교묘하고 돌이킬 수 없게 저질러온 가해범죄자 이재록에게 마땅히 돌려져야 한다. 오늘의 재판 선고는 그것을 명확히 하고 있다 할 것"이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