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선 선생은 말씀을 진정 사모하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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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66권 성경 주석서 낸 정암 박윤선 박사 기념 대회 열려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한 사람이 성경 66권의 주석서를 냈다. 손봉호 기윤실 이사장 겸 전 고신대 석좌교수에 따르면, 신학자 겸 변증가인 코넬리우스 반틸 교수는 “내가 그분의 꼼꼼한 성경 주해를 본받았다면, 내 변증은 지금보다 훨씬 좋아졌을 것”이라며 박윤선 박사의 주석에 찬사를 던졌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신학의 선물, 정암 박윤선 선생의 30주기 기념대회가 5일 오후 2시에 강동구 은평교회에서 개최됐다. 6일 오후 2시에는 합동신학대학원에서 박윤선 박사와 관련된 신학강좌가 개최될 예정이다.

‘한국교회에 주신 하나님의 선물, 정암 박윤선’이란 제목으로 예장 합신이 주최한 이번 기념대회는 1부 기념감사예배 및 2부 고인을 회고하는 토크콘서트 순서로 나뉘어 진행됐다. 이번 기념 감사예배는 홍정길 남서울은혜교회 원로목사가 디모데 전서 2:1-2를 가지고 ‘충성된 사람들’이란 주제로 설교했다.

홍정길 목사는 “사도바울이 제자 디모데에게 보낸 서신에서 그는 두려워 하는 마음이 아닌, 능력과 사랑과 근신하는 마음을 강조했다”고 했다. 이에 그는 “사도바울은 이 편지를 쓸 때, 아마 자신이 다메섹 도상에서 만났던 예수 그리스도를 생각했을 것”이라며 “‘은혜 속에서 강건해 질 것’을 주문한 사도 바울은 살인자였던 자신을 만나주신 예수께 받은 은혜에서 모든 게 시작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바울은 ‘나의 나 된 것은 모두 하나님의 은혜였다’고 고백했다”며 “나의 행위, 수고, 헌신이 아닌 나의 삶이 모두 하나님의 은혜에 기반 한 것”임을 역설했다.

이를 놓고, 그는 “사도행전에서 하나님은 ‘이새의 아들 다윗은 내 마음에 합한자’라고 칭찬하셨다”며 “사도 바울 또한 마음의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 앞에서, 능력과 사랑과 근신하는 마음을 강조한 것”이라 전했다. 특히 그는 “하나님 없는 자처럼 우왕좌왕하는 마음이 아닌, 세상을 향한 담대함과 이웃을 향한 십자가 사랑 그리고 말씀 앞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근신하는 마음”을 강조했다.

반면 그는 “가만히 보면 우리는 ‘마음’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최근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빛 앞에 우리 마음을 성찰하는 모습은 거의 사라지지 않았나 생각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최근 종교개혁 500주년 대회는 아쉬웠다”고 토로했다. 이유로, 그는 “오직 말씀만 강조하고, 오직 포커스는 루터와 칼빈 이었다”며 “루터와 칼빈이 말씀보다 앞섰던 것 같다”고 꼬집었다. 다시 말해, 그는 “자유주의 신학과 논쟁하는 신학적 문제에만 집중했지, 말씀을 앞세우고 ‘거룩, 경건, 사랑’이 삶속에 구체적으로 드러났는지 돌아보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홍정길 남서울은혜교회 원로 목사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한편, 그는 “박윤선 목사님을 존경한 이유는 오직 은혜만을 사모했기 때문”이라며 “박윤선 목사님은 80살 때, ‘여전히 나는 80년 묵은 죄인’이라고 고백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는 “그게 지금은 이해가 안됐는데 내가 그 나이가 돼보니 알겠다”며 “내 안에 육체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 이기적인 모습 등을 볼 때 마다 느낀다”고 고백했다. 하여, 그는 “나는 ‘오호라 나는 곤고한 죄인이구나’라고 새벽마다 고백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는 오직 은혜’”임을 강조했다.

다시 말해, 그는 “연약하고 죄인 된 나를 받아주시고 이런 나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자리는 오직 예수의 은혜”라며 “은혜 안에 있을 때만 사탄의 권세는 승리할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그는 “‘세상에서 환난을 당하나 담대 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는 예수의 말씀처럼, 내가 예수의 은혜 안에 있을 때만 세상을 이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리하여, 그는 “오직 은혜만을 붙잡고, 은혜만을 사모하여 은혜로 시작해 은혜로 끝나자”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 홍정길 목사는 충성을 전했다. 그는 “충성이 사도바울에게 그리고 믿음의 아들 디모데에게 까지 전해졌다”며 “기독교 2000년은 충성된 사람이 다른 충성된 사람을 키워내는 역사였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한국 개신교의 비극은 삶의 본을 잃어버린 것”이라며 “박윤선 목사를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만, 정작 그 삶을 닮은 사람은 별로 없다”고 꼬집었다. 또 그는 “학생선교단체에는 그런 영향력을 만드는 사람들, 제자들이 많은데, 현재 신학교는 왜 세속 목회자 밖에 없는지 다시 생각해 본다”고 지적했다. 하여, 그는 “이 자리가 박윤선 목사의 충성을 되새기고 적극 배우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왼쪽부터) 사회자 안상혁 정암신학연구소장, 윤영탁 전 합신대 총장, 전병금 한국기독교장로회 증경총회장, 박병식 합신 증경총회장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2부 순서로 정암 박윤선 선생을 회고하는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안상혁 정암신학연구소장의 사회로 진행된 첫 번째 토크 콘서트에는 윤영탁 전 합신대 총장, 전병금 한기장 증경총회장, 박병식 합신 증경총회장이 참석했다.

첫 번째로 사회자는 윤형탁 목사에게 ‘박윤선 목사와의 관계 혹은 추억’을 질문했다. 윤 목사는 “1950년 대 대학 다닐 때 고아원에서 일하면서 봉급을 마련했다”며 “여전히 경제적으로 어려웠는데, 박윤선 박사님이 나를 많이 도와주셨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특히 나를 조교로 불러 주셔서 박윤선 박사님이 주석서를 쓰실 때, 자료 수집을 지시하셨다”며 “박윤선 박사님은 후배 목회자와 교수들을 물심양면으로 많이 도와 주셨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목사님이 가족들에게 관심이 많이 없으셨다고 말하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제자들, 가족들에게 관심이 많으셨고 많이 챙겨주셨으며 심지어 제 결혼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셨다”고 회상했다. 아울러 그는 “그분은 말로 표현을 가족들에게 많이 안했을지라도, 가족들 특히 자녀들을 위해 기도를 많이 하셨다”며 “자녀들을 많이 돌보지 못해 가슴앓이를 많이 하셨다”고 고백했다.

곧바로 박병식 목사에게 ‘박윤선 목사의 성경 주석이 그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란 질문이 던져졌다. 이에 박 목사는 “박윤선 박사는 신구약 성경 모두 주석한 대단한 신학자라고 생각하지만, 그 중심에는 예수에 대한 사랑이 중심 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박윤선 박사는 우리와 달리 항상 여호와 하나님, 예수 사랑을 마음에 새기면서 사셨다”며 “결국 박윤선 박사는 항상 ‘주님 사랑하는 것은 말씀 사랑이다’”라고 회고했다. 또 그는 “박윤선 박사는 또한 교회를 사랑한 참 목자였다”며 “그분의 삶은 사랑이고, 늘 진실했다”고 고백했다.

이를 위해, 그는 “항상 진실하게 박윤선 박사는 사시려고 노력하셨고, 성령의 감화와 감동을 받으려 노력을 하셨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는 “박윤선 박사는 주석서를 쓸 때, 외국의 주석을 참고한 적 없었다”며 “그분은 의자에 손을 얹고 계속 ‘주여 알려 주시옵소서’라면서 말씀을 가르쳐달라고 하나님을 의뢰하셨다”고 회고했다. 심지어 “식사 시간을 훨씬 넘어가면서 까지 했다”고 그는 밝혔다.

이 자리에 한국기독교장로회 증경총회장인 전병근 목사가 참여했다. 그에게 ‘박윤선 박사의 주석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질문이 던져졌다. 그는 “1983년부터 박윤선 목사 주석 전집을 사서 보았다”며 “설교할 때 마다 계속 주석을 참고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그분은 하나님의 말씀을 한국 사람들에게 어떻게 주해(註解)할지 사명감을 지녔다”며 “그래서 이분은 성경을 지독하게 사랑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박윤선 목사는 복음적 금욕주의자였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에 그는 “선지자든 예수의 사도든 자식 혹은 아내에 메이지 않는다”며 “우리는 보통의 목사이기에, 아내와 자식에게 신경을 잘 써야 하지만, 그분은 한국에 보냄 받은 사명자이기에 그런 특수한 삶으로 희생하신 분 이었다“고 평가했다. 때문에 그는 “만일 박윤선 박사가 자식에게 관심이 있었다면, 66권 모두를 주해한 성경 주석은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하여 그는 “나는 모든 교단 중 합신을 제일 인정한다”며 “박윤선 박사의 주석을 가지고 공부한 합신 측 목사들이 교회를 가장 건전하게 목회한다”고 칭찬했다.

덧붙여 그는 “박윤선 박사의 삶은 본회퍼랑 비슷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박윤선 목사는 개혁주의자인데, 그분의 삶은 본회퍼가 강조한 사회적 책임과 궤를 같이 하는 사상이 있다”며 “곧 정태적 신앙이 아닌, 틀을 변화시키려는 몸부림이 개혁주의자 박윤선과 본회퍼의 삶에 녹아들어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본회퍼는 가난한 자, 사회적 약자에 대한 책임을 강조했는데, 어쩌면 박윤선 목사 또한 낡은 것을 개혁하려는 정신이 그의 주석서에 흐르고 있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하여, 그는 “박윤선 박사가 복음적 금욕주의자였기에 그분의 정신을 담지한 합신 교단은 훌륭한 교단”이라며 “한국 교회 전체를 개혁하는 데 합신이 중대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형탁 목사에게 ‘박윤선 박사의 주석이 미친 영향’이란 질문이 던져졌다. 윤 목사는 박윤선 박사의 주석 보다 박윤선 박사의 삶을 주목하여 화답했다. 그는 “박윤선 박사는 ‘여주동행, 침묵정진’의 정신을 가지고 살았다”며 “그분은 다른 사람을 뒤에서 비난하는 말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보통 우리는 다른 사람말 을 많이 하는데, 박윤선 박사는 다른 사람을 해코지 하는 말을 전혀 안하셨다”며 “경건과 학문을 겸비한 삶이셨다”고 평가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박윤선 박사는 자신의 명예에 관심이 없으시고, 자신을 자랑하지 않으셨다”며 “우리는 은연중에 자랑하는 습관이 배어있는데, 박윤선 목사는 항상 자기중심으로 얘기하는 걸 금기시 하셨다”고 회상했다.

마지막으로 사회자는 박병식 목사에게 ‘마지막 할말’을 부탁했다. 박 목사는 “박윤선 목사는 워낙 가난하셔서 쌀이 없어 79년에 유서를 쓰시고 작심하여, 성경 주석 연구를 하셨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그분의 마지막 유서에는 ‘성경 주석 인세로 30%를 선교비로, 나머지 10% 씩 한국 복음화, 농어촌 가난한 목회자, 나병환자, 시각장애인 등을 위해 써 달라’고 적혀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소문으로 들려진 박윤선 박사의 모습과 달리, 그분은 소탈하시고 항상 남을 챙기려는 마음이 가득하셨던 분”이라며 “박윤선 박사의 자녀들도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박윤선 박사의 자녀들과 함께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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