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명성교회 세습 철회하라!"며 '총회헌법수호를 위한 예장목회자대회'가 3일 오후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렸다. 행사가 열리기 직전까지 장소 사용이 허락되지 않았지만, 극적으로 3일 오전 장소 사용을 해도 된다는 통보에 따라 예장통합 총회 소속 목회자들은 검은 옷을 입고 대강당에 속속 모여들었다.
리종빈 목사(광주벧엘교회)의 인도로 먼저 열린 예배에서는 서정오 목사(동숭교회)가 기도하고 김지철 목사(소망교회)가 "바로 그 한 사람"(렘5:1)이란 제목으로 설교했다. 김 목사는 "오늘 우리가 예레미야의 심정으로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하고, 장소 사용에 대해서도 "쫓겨나는 것 아닌가 싶었는데, 누가 이런 장난을 치고 있는가. 생각하면 할 수록 마음이 아팠다"며 설교를 시작했다.
김지철 목사는 "한국교회가 붕괴되고 있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고 하고, 특히 "명성교회 세습에서 한국교회 자화상을 그대로 보고 있다"며 "그 중심에 영적 지도자들이 있는데, 우리 목회자들이 한국교회를 침몰하게 하는 주범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 했다. 그는 "하나님의 처음 사랑을 망각했고, 망각한 줄 알면서도 회개치 않고 있다"며 "우리 모두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지금 한국교회를 만든 가해자들"이라 지적했다.
특히 김지철 목사는 "명성교회, 하나의 지역교회가 건강하고 멀쩡한 노회를 망가뜨렸다"고 지적하고, "그냥 놔두면 자기 뜻대로 안 될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라 했다. 또 "총회를 명성교회가 우롱했다"고 지적하고, "세습 정당화를 위해 2013년 제정한 총회 헌법 28조를 무너뜨렸다"며 "이를 위해 총회 헌법위원회와 총회재판국을 농락했다"고 했다. 그는 "명성교회 지도자들이 이런 자기 잘못을 행하고도, 회개치 않고 있다"고 했다.
김지철 목사는 "그 중심에 그 한 사람, 김삼환 목사가 있다"고 지적하고, "자기 보존을 위한 거짓과 교만, 탐욕이 도사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김삼환 목사를 만나 '세습을 하지 말라'고 한 적이 있다"며 "한국교회를 위해서 돈을 내고, 사람을 파송해서 사유화하는 일은 하지 말라고 정중하게 부탁했다"고 했다. 그러나 "카리스마와 재물 등을 이용해 교인과 직분자들을 조종했다"고 지적하고, "거룩한 공교회를 사유화하는 범죄행위를 했다"며 "이는 하나님과 맘몬을 함께 섬기는 우상행위로, 한국교회를 어둠의 세력에 넘긴 그것이 우리 가슴을 아프게 한다"고 했다.
김지철 목사는 "오늘 이 자리에 우리 예장 목회자들이 모였다"고 밝히고, "교회를 위해 신앙 선배들은 목숨을 걸고 신앙을 지켰다"며 "하나님께서 지금도 하나님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그 한 사람을 찾고 계신다"고 했다. 그는 "교회를 위해 목사가 필요한 것이지, 목사를 위해 교회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말하고, "이것이 뒤바뀌면 교회가 부패하고 타락했다"며 "하나님 살아계셔서 교회 주인은 하나님이심을 다시 선포하는 것, 그것이 우리 이 시대 맡겨진 사명"이라 했다.
대회 참석자들은 결의문도 발표했다. 참석자들은 "명성교회 세습은 금권(재산)의 세습이요, 교회를 사기업으로 보는 것"이라며 "김삼환 김하나 목사는 회개 자숙하고 명성교회 및 공교회와 관련된 모든 직책에서 즉각 물러나라"고 했다. 또 총회와 총대에게는 "헌법 제28조 6항을 바르게 해석해 명성교회 세습이 불법임을 선언하라"고 했다.
더불어 총회재판국과 헌법위원회에 대해서는 "그릇된 판결과 법해석으로 재판을 굽게 함으로써 교단의 자긍심을 훼손했다"며 "총회는 그 책임을 물어 재판국원과 헌법위원회 구성원 전원을 교체하고, 향후 이들이 교단 공직을 맡을 수 없도록 엄벌하라"고 했다. 나아가 "총회는 재판국을 새로 구성해 총회의 헌법해석을 기반으로 이번 사건을 재심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2부 발언의 시간에는 박용권 목사(봉원교회)가 총회재판국의 오류에 대해 지적했고, 박은호 목사(정릉교회)가 공동대표들의 입장을 전했으며, 양인석 목사(전주강림교회)가 '제103회 총회에 대한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여태윤 성도(명성교회)는 명성교회정상화위원회 입장에서 명성교회세습을 이야기 했으며, 호남지역(최덕기) 영남지역(정금교) 중부지역(박상용) 신학생 입장에서(박주만) 발언이 이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