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창조론의 범주에서 진화론을 조화시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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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론도 하나님의 거대한 창조 섭리 안에서 컨트롤 되는 개념"
고려대 생명과학부 김익환 교수가 강연을 전하고 있다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과학자들은 우주의 나이가 138억년 정도 됐다고 추정한다. 그러나 창세기에서 하나님은 6일 만에 우주를 창조했다고 나와 있다. 베드로 후서 3:8에 ‘하나님께서는 천년이 하루 같고, 하루가 천년 같다’는 말로 짐작하건데, 6일을 6천년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 해도 138억년과 6000년의 간극은 매우 크다. 이처럼 창조론과 진화론 사이는 좁혀 질 수 없는 평행선을 달리는 것 같다. 그러나 고려대 생명과학부 김익환 교수는 "진화론도 하나님의 거대한 창조 섭리안에서 조정되는 개념"이라며 이 둘 사이를 적절히 조화시키는 통찰을 전했다.

10년 동안 진화론을 연구한 생물학자로서 그는 창조론의 범주 안에서 진화론을 설명하는 강연을 가졌다. 3일 7시 반 관악구청 근처에 위치한 더 처치 예배실 5층에서 ‘과학과 신학의 대화’(대표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주최 하에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모태신앙이라 밝힌 김익환 교수는 “진화론은 엄연한 과학적 사실이고, 의문의 여지는 없다”며 “전 세계 물리, 화학회는 ‘진화는 과학의 핵심적 이론 중 하나이고, 하나의 가설이 아닌 자연을 설명하는 중요한 이론’이라 선언했다”고 밝혔다.

크리스천 과학자로서 그는 창세기의 창조론과 진화론 사이의 연결고리를 10년 동안 고민해왔다고 전했다. 그는 요한복음 2:1-12을 예로 들어 창조론과 진화론의 시간 간극을 설명했다. 그는 “예수님은 가나의 혼인 잔치서 물을 포도주로 바꾸시는 이적을 행하셨다”며 “포도주를 변환하는데 예수님은 1초도 안 걸렸지만, 과학자들의 시간관념은 포도주가 만들어 지는 시간만큼 분석 시간도 최소 100년 이상은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말에 의하면, 천지창조 되는데 하나님은 1주일 밖에 시간이 걸리지 않지만 과학적 분석은 138억년에 이른다. 다시 말해 하나님은 4차원에 거하시는 절대자로서 우주 보다 크시다. 하나님은 과거, 현재, 미래를 다 아시는 분이다. 하지만 사람은 3차원의 공간에 갇혀 있기에 하나님의 1초는 인간의 시선에서는 100억년에 이를 수 있다. 그는 “아마 창세기 6일의 시간은 3차원의 시간으로 변형하면 약 138억년 일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하나님의 시간 6일과 3차원의 시공간 138억년 사이에 갈등할 필요 없이, 하나님의 6일은 3차원 세계에서 바라볼 때 138억년이다”이라며 “이는 우리가 개미를 바라볼 때와 마찬가지”라고 비유했다. 이어 그는 “우주를 만드신 하나님은 우주 보다 더 크신 분으로, 인간의 3차원 시공간에 축소해서 가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창 1:2에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을 태양과 지구가 형성되는 과정을 설명한 성구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과학적으로 보면 태양과 지구가 생성되기 전, 우리 태양계를 덮고 있던 가스와 먼지들이 태양을 중심으로 모여들어 에너지 응축으로 태양이 됐고, 이와 비슷한 과정을 거쳐 지구도 생성됐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결국 지구와 태양이 형성되기 전 가스와 먼지가 가득 채워진 상태를 성경에서는 혼돈, 공허, 흑암이라고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즉 빛이 만들어지기 전의 상태를 혼돈, 공허, 흑암이라고 성경은 표현한 것이다.

또 그는 “창세기에서 5일째 되는 날 하나님께서는 새와 육축 동물 등 각기 생물을 종류대로 동시에 만드셨는데, 이는 순차성을 강조하는 진화론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창조론은 각각의 생물들, 곧 우주의 진화 역사를 하나님이 친히 컨트롤 하신 기록”이라고 스스로 반박했다. 이유로 그는 “생물들을 디자인 하는 핵심 요소는 DNA인데, 생쥐와 인간 유전자 간에 80%나 유사하다”고 전했다. 또 그의 말에 따르면, 침팬지와 인간 유전자 간 98%가 유사하다. 하나님께서 모든 생물을 하루 단위로 다 같이 만들어, 생물 간 유전자적 공통성은 매우 높다고 설명되는 대목이다.

한편, 그는 흙으로 만들어진 인간을 설명했다. 창세기 2:7에는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니라’라고 나와 있다. 그는 “엄밀히 말해서 아담은 지구상 첫 번째 사람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그는 “과학자들이 발견한 사람의 첫 번째 화석은 30만년전에 발견된 호모사피엔스였다”며 “따지고 보면 원숭이와 비슷한 동물의 한 종류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아담이 최초의 인간으로 등장했던 이유는 하나님이 친히 그에게 하나님의 영을 불어넣어 주셔서다”라고 설명했다. 대략 6000년 전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영을 불어넣어 주신 최초의 영적 인간은 곧 아담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호모 사피엔스는 지혜롭다는 뜻으로 아담 이전에도 지구상에 살고 있었다”며 “다만 아담은 하나님이 영을 불어넣어 주신 최초의 영적 존재라는 점에서 호모 사피엔스와 구별 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용어로, 아담을 호모 사피엔스 스피릿(Homo Sapience Spritus)라고 말했다. 진화론적으로 30만년전 원숭이와 비슷하고 육적 인간인 호모 사피엔스는 분명 존재했지만, 이와 명백히 구분하여 아담은 하나님의 영으로 창조한 최초이자 새로운 피조물인 셈이다.

그는 “만일 이를 구분하지 않는다면 가인이 아벨을 죽였을 때 가인이 다른 사람에게 죽을까봐 두렵다는데, 여기서 ‘다른 사람의 존재는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가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성경은 영에 관한 책으로, 여기서 다른 사람은 호모 사피엔스”라고 명확히 구별했다.

또 그는 “결국 하나님이 최초로 세우신 하나님의 사람 아담의 자손들은 ‘호모사피엔스 스피리투스(Homo Sapience Spritus)’ 이지만, 창세기 6장에 나오는 사람의 딸들은 ‘호모사피엔스 사피엔스’로서 하나님의 영이 없는 존재들이라 지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호모 사피엔스 스피리투스(Homo Sapience Spritus)는 영적 노아의 자손으로 칭할 수 있으며,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는 사람의 딸들처럼 일반 육적 사람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

고려대 생명과학부 김익환 교수가 강연을 전하고 있다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나아가 그는 “창세기 1장의 ‘혼돈, 공허, 흑암’이 아마 영적 상태를 지칭하지 않을까”라고 되물었다. 이어 그는 “우리도 하나님을 모르고 믿지 않던 상태가 결국 혼돈스럽고, 공허하고, 어둡던 인생이었지만, 예수님을 믿으니 인생에 빛이 가득 차오르게 됐다”고 전했다. 결국 예수를 믿은 이후에 창세기 1장처럼 우리 안에 하나님이 태초부터 예정하신 창조 질서로 회복하는 과정이 일어나는 셈이다. 그리고 그는 “텅 비어있던 공허한 인생에 생령이 가득 찼다”고 전하며, 이를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지칭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여기에는 어머니의 마음이 담겨 있는 표현”이라고 묘사했다. 이어 그는 “어머니가 요리를 만들고 행복해 하는 것은 어머니의 모든 관심은 아들, 딸들이 맛있는 요리를 먹고 행복할 모습을 보시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다시 말해 하나님의 마음은 어머니 마음이라며, 그는 “장미꽃을 만드신 이유는 그 자체의 아름다움 때문이 아니라, 21세기에 태어날 우리가 장미를 보고 아름다움을 느끼고 행복을 느낄 그 모습을 보시고 싶으셔서”라며 “우리가 피조세계를 보고 행복을 느낄 때 하나님도 풍성히 행복해 하신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하나님은 피조세계로 행복해 할 우리를 보시고,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라며 우리와 같이 행복해 하신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간은 원래가 먼지가 기원이었는데, 하나님의 영이 담겨서 하나님의 사랑 받는 자녀가 됐다”며 사람의 존재 근원이 하나님의 영에 있음을 역설했다.

한편, 그는 “과학적 진화론은 과학적으로 검증된 이론이며, 창조론와 풍성한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여러 가지 과학적 진화론 개념을 설명했다. 유전자 이동이라는 개념으로, 그는 “많은 유전자들이 생물 종간에 이동함으로 유전자 중복이 된다”며 “우리 몸의 45%가 유전자 재조합의 결과로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전자 재조합은 진화를 일으키는 주요한 원인이다. 그는 “우리 몸속의 헤모글로빈도 많은 유전자 중첩을 거쳐 탄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마무리로 그는 “진화론은 증거가 많지만 과학자들은 100%의 진리를 추구 하지 않고, 오직 경험적 진리를 추구 한다”며 “과학자들에게 진화론은 159년 동안 거대한 연구가 축적된 풀(Pool)”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 모든 진화론은 실은 창세기에 그대로 담겨있다”며 강연을 마쳤다.

사람의 눈에는 창조론과 진화론이 대척점에 있는 듯 보여도, 하나님의 거대 섭리 안에서 진화론도 그분의 손길 안에서 조정되는 셈이다. 김익환 교수는 진화론적 원리도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창조의 섭리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과학으로 청중에게 전달해 큰 감동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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