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30일 낮 한국기독교회관에서는 '한국교회 남북교류 협력단 발족기념 강연 및 발족예배'가 드려졌다.
'한국교회 남북교류 협력단'(이하 남북교류 협력단)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교회협)가 4.27 판문점선언을 계기로 남북 민간교류와 협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을 기대하면서, 기존 한국교회가 산발적으로 진행해 왔던 대북교류와 협력사업의 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 보수와 진보가 함께 소통하고 참여하는 '협력의 틀'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화해통일위원회를 중심으로 논의를 시작한 것이 확장된 것이다.
남북교류 협력단은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교회협 회원교단과 단체를 포함, 교회협 비가맹교단과 기관들과 함께 4차례에 걸친 준비모임을 통해 남북교류 협력단 창립에 합의하게 됐다"고 밝히고, "향후 남북교류 협력단은 북한의 협력 기관인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과 더불어 '남북교류 협력단'을 구성, 나눔과 봉사를 위한 선교와 증언, 교류와 협력을 증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동대표로는 나핵집 목사(교회협 화해통일위원장)와 지형은 목사(남북나눔운동 이사장)가 선임됐으며, 교회협 비회원교단 대표 1인이 함께 동참할 예정이다. 자문위원으로는 박종화 목사(평화와통일을위한연대 이사장)와 김용덕 장로(굿타이딩스 이사장) 등이 함께 하며, 이후 더 추가될 예정이다. 현재 가입단체 기관으로는 예장통합, 기감, 기장, 한국구세군, 대한성공회, 한국정교회,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YWCA연합회, 한국기독교사회봉사회, 남북나눔운동, 평화와통일을위한연대, 굿타이딩스 등이며, 교회협 화해통일위원회가 간사단체로 수고하고 있다.
남북교류 협력단의 목적은 다음과 같다. ▶4.27 판문점선언을 공동의 실천 과제로 인식하면서, 화해와 상생의 새 시대를 여는 데 앞장선다 ▶한국교회가 남북 간 교류와 협력을 통한 한반도 화해와 평화정착을 위한 나눔과 봉사 사역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협력의 틀을 제공한다 ▶남북 교회, 특별히 북한의 조그련과의 나눔과 봉사 사역에 대한 한국교회의 신학적 이해를 확산하고, 선교적 과제를 제시하며, 실천운동을 확산한다 ▶남북교회의 인적, 물적 자원을 효과적, 체계적으로 나누기 위해 정보공유를 극대화한다 ▶정의 평화 생명의 원칙에 따라, 남북교회 간 교류와 협력을 도모하며, 동북아시아 교회와 시민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지역의 화해와 평화운동에 기여한다 등이 그것이다.
이홍정 목사(교회협 총무)는 인사말을 통해 "대부분 남한교회의 북한선교에 대한 논의가 국가이데올로기와 체제수호라는 분단 권력의 장벽을 넘어서지 못했는데, 이제 남과 북의 교회들이 냉전시대의 논리와 의식을 평화공존시대의 논리와 의식으로 전환하면서, 이질성의 조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 목사는 北의 조그련에 대해서도 "냉전질서 안에서 행해 왔던 관계 맺기 방식을 벗어나 상호신뢰와 투명성 위에 새로운 기독교 미래를 구상하고 교회 협력의 틀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지적하고, "북한교회가 세계를 향해 개방된 사회주의체제 하에서, '미제 앞잡이' '인민의 아편'이라는 사회 역기능적 기독교관을 쇄신하고, 인민들의 영적 사회정치적 생명을 풍성하게 하는 기독교의 사회적 순기능을 극대화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먼저 열린 남북교류 협력단 발족기념 강연에서는 박경서 박사(대한적십자사 회장)가 강연을 전했으며, 발족예배에서는 지형은 목사(남북나눔운동 이사장)가 설교하고 박종화 목사(평통연대 이사장)가 축도했다. 발족식에서는 황인성 사무처장(민주평통자문회의)이 축사를, 이경호 주교(대한성공회 북한선교교구장)와 이은형 신부(한국천주교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 등이 격려사를 전했다.
남북교류 협력단은 오는 10월 공동대표단과 집행위원회 내부 토론회 및 수련회를 가질 예정이며, 12월 혹은 2019년 1월에 독일 EKD와 중국 Amity Foundation 등을 초청해 남북상생의 길을 위한 에큐메니칼 국제협의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 2019년 1월, 4월, 7월 각각 정기 집행위원회를 열고, 2월과 3월 중 공동 프로젝트를 실시할 계획이다. 더불어 상반기 중에는 남북교회 교류협력단을 KCF에 제안하고, 토론을 개시하고 동시에 한국교회 협력단이 방북을 할 계획도 갖고 있다.
다음은 남북교류 협력단 발족선언문 전문이다.
한국교회 남북교류 협력단 발족선언문
“우리는 평화를 도모하고 서로 도움이 되는 일을 추구합시다.”(로마서 14장 9절)
1953년 정전협정 이래 한반도의 분단은 고착화되어 남과 북은 서로를 적대시하며 지내왔다. 3년간의 한국전쟁과 그 이후 냉전으로 인한 뿌리 깊은 상처가 곳곳에 상존하고 있으며, 이념대립과 갈등으로 여전히 몸살을 앓고 있다. 2017년 북미 간 갈등이 극도로 고조되어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한반도에 전운이 감돌았고,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강대국들의 군사적 대치상태는 더욱 강화되었다. 전쟁도 불사하며 한반도의 분단 상황을 이용하여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를 막아내지 못한다면 한반도는 공멸의 위기상황을 맞게 될 것이고, 남북한 주민들의 생명은 끊임없는 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한반도 평화는 민족의 생존이며, 동시에 한국 교회의 핵심적인 선교 과제이다. 성서는 “그가 민족 간의 분쟁을 심판하시고 나라 사이의 분규를 조정하시리니, 나라마다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 민족들은 칼을 들고 서로 싸우지 않을 것이며 다시는 군사훈련도 하지 아니하리라.” (이사야 2장 4절)고 선포한다. 하나님은 당신의 평화를 이 땅에 실현하기 위하여 우리를 부르고 있다. "내가 누구를 보낼 것인가? 누가 우리를 대신하여 갈 것인가?" (이사야 6장 8절)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 (이사야 6장 8절)라고 응답해야 할 때이다.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한반도에 평화의 봄이 오고 있다. 남북정상의 판문점선언과 북미정상의 싱가포르선언으로 한반도가 역사적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는 이 때, 민족의 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해 한국교회가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진보와 보수, 남과 북의 벽을 허물고 합심하여 모두가 함께 상생하는 하나님의 나라를 이룩하여야 한다.
이를 위하여 오늘 우리는 ‘한국교회 남북교류 협력단’을 발족한다. ‘한국교회 남북교류 협력단’은 조선그리스도교련맹과 더불어 교류와 협력, 나눔과 봉사를 통한 선교와 증언을 한국교회의 선교적 과제로 삼고 다음과 같이 노력해 나갈 것을 천명한다.
첫째, 우리는 “한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선언”을 공동의 실천과제로 인식하고, 남과 북의 화해와 상생의 새 시대를 여는데 앞장설 것이다.
둘째, 우리는 남북 간의 교류와 협력을 통한 나눔과 봉사 사역에 적극 참여할 것이다. 특별히 조선그리스도교련맹과 협력하며 선교적 과제에 대한 실천운동을 확산할 것이다.
셋째, 우리는 정의·평화·생명의 원칙에 따라 남북교회 간 교류와 협력을 도모하고, 동북아시아 교회와 시민사회와의 협력을 통하여 지역의 화해와 평화운동에 적극 참여할 것이다.
‘한국교회 남북교류 협력단’은 민족의 화해와 상생을 위해,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위해, 나아가 동북아시아와 세계평화를 위해 기도하며 헌신할 것이다.
2018년 8월 30일
한국교회 남북교류 협력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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