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장기기증 50주년 맞아 '생명나눔 50주년 기념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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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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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나눔 50주년 행사에 참석한 순수 신장기증인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기독일보 이나래 기자] 꺼져가는 생명을 살리는 헌혈 및 장기기증 등 생명나눔운동이 국내에서 시작된 지 50주년을 맞아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박진탁 목사)는 지난 23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생명나눔 50주년 기념행사'(이하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기념행사에는 신장기증인,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및 이식인과 그동안 생명나눔운동에 힘을 모아 준 각계각층 인사들이 모였다.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기 전 식전행사로 생명나눔 사진전이 마련되어 50년 동안 생명나눔운동이 걸어 온 발자취를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오후 5시부터 시작된 행사는 감사예배로 그 문을 열었다. 본부 명예 이사장 김해철 목사는 ‘Go&Do의 기적 반세기’라는 설교를 통해 고통받는 이웃들을 향한 생명나눔의 사랑에 대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고귀한 사랑을 실천한 생명나눔 주인공들과의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세계 최초로 진행된 릴레이 신장이식 수술의 주인공 11명과 생면부지의 타인에게 부부가 모두 신장을 기증한 부부 신장기증인 8쌍,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부자기증인, 자매기증인, 모자기증인 등이 한자리에 모였다. 또한 뇌사 장기기증 유가족 대표로 미국 유학 중 장기기증을 한 故 한봄이 씨의 아버지 한정남 명예이사장이 참석했다.

지난 1994년, 故 한봄이 씨는 미국유학 중에 교통사고를 당해 뇌사판정을 받았다. 생전 장기기증 의사를 밝혔던 故 한봄이 씨의 뜻을 이어 부모는 장기기증을 결정했고 미국 땅에서 장기기증 수술을 진행해 미국인 5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다. 故 한봄이 씨는 미국에서 최초로 뇌사 장기기증을 실천한 한국인으로 미국인들에게 큰 감동을 안겼다. 이 뿐 아니라 故 한봄이 씨의 시신은 어머니의 모교인 이화여대 의과대학에 기증됐으며 조의금 전액을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기증해 ‘사랑의 뼈은행’ 설립에 기여하였다.

생명나눔운동 50주년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는 본부 박진탁 이사장.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또한 국내 최초 순수 신장기증인이자 국내에서 처음으로 생명나눔운동을 일으킨 박진탁 이사장은 이 날 50년간의 시간을 담은 책 ‘생명을 살리며 사랑을 전하다’의 출판기념회도 함께 가졌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박진탁 이사장의 아내와 두 자녀가 참석해 생명나눔운동의 역사를 되새겼다.

박진탁 이사장은 헌혈홍보를 위해 아이들의 이름을 ‘헌혈’과 ‘뽑기’로 부를 정도로 생명나눔운동에 열정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시청역 앞 헌혈의 집에서 온 식구가 한복을 입고 플랜카드를 들고 헌혈홍보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어릴 때부터 생명나눔운동을 함께 한 두 자녀 모두 교단에서 학생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전하고 있다.

딸 박진희 씨는 LA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있으며 아들 박정수 씨는 하버드 대학교 의과 대학원에서 종신교수로 재직 중이다. 또한 아내인 홍상희 씨는 1991년 타인에게 신장을 기증한 박진탁 이사장을 따라 1997년 6월 자신도 타인에게 신장을 기증하며 부부 신장기증인에 이름을 올렸다.

박진탁 이사장은 “50년 동안 뿌려 온 노력과 열정의 씨앗이 하나 둘씩 싹을 틔우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 계속될 생명나눔운동에도 더 많은 열매가 맺혀 장기부전 환지들에게 큰 희망을 선사하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측은 "생명나눔에 어느 때보다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요즘, 지나 온 50년보다 더 많은 감동과 사랑의 발자취가 앞으로 펼쳐질 생명나눔운동에 새겨지기를 기대해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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