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필리핀에서 고초를 겪고 있는 백영모 선교사 석방을 위해 교회연합단체가 나섰다. 한국기독교연합(대표회장 이동석 목사, 이하 한기연)이 "백영모 선교사를 즉각 석방하라"며 성명서를 발표한 것.
한기연은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소속의 백영모 선교사가 지난 5월 30일 필리핀에서 선교활동 중 필리핀 경찰당국에 의해 불법적으로 체포돼 구금되었다는 소식에 안타까움과 분노를 금할 수 없으며, 조속한 석방을 촉구한다"고 밝히고, "백 선교사는 지난 18년간 필리핀의 가난한 주민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고 구제와 봉사에 힘써온 성직자"라며 "그런 성직자가 총기와 총탄, 수류탄 등을 숨겨두거나 소지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든, 현실적으로든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명백한 모함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한기연은 "최근 필리핀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몰래 가방에 무기나 마약류 등을 넣어 증거를 조작한 뒤 경찰이 수색해 적발한 후 겁을 주어 금전을 갈취하는 소위 ‘셋업 범죄’가 유행한다고 한다"고 밝히고, "백 선교사의 경우, 누군가가 일부러 가짜 증거를 꾸며놓고 함정에 빠지게 한 전형적인 조작범죄의 정황이 짙다"며 "만에 하나 백 선교사가 이런 불법 무기를 특정 건물에 숨겨두었거나 본인이 소지했다면 이런 무기가 왜 필요하고, 어디에 쓰려고 했는지 명백한 동기가 있어야 한다. 또한 어디서 이런 무기를 구입해 유입했는지 분명한 증거도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한기연은 "현지 경찰은 무기를 찾아내는 장면을 방송국 카메라를 대동해 현장을 찍어 방영하는 등 누가 봐도 사전에 짜여진 각본이라 의심할 만한 행동을 서슴없이 했다"고 밝히고, "더구나 딸의 학교 근처에 잠복중이던 사복경찰이 딸이 보는 앞에서 백 선교사를 수갑에 채워 끌고 간 것은 비인도적인 인권 유린"이라며 "이것이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이 가난한 자국민들을 위해 땀 흘려 봉사해 온 성직자에게 할 짓이냐"고 했다.
때문에 한기연은 "우리는 백 선교사가 누가 봐도 조작된 증거물에 의해 정당한 법 절차없이 체포 구금된 것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으며, 1천만 기독교인의 이름으로 필리핀 당국에 항의하며, 만일 혐의가 있다면 조속히 석방한 후 정당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해 줄 것을 촉구한다"며 "대한민국 정부는 자국민이 억울하게 체포, 불법 구금돼 인권 유린을 당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강력히 대응할 것과, 외국의 부당한 공권력에 의해 고통을 겪고 있는 우리 국민이 조속히 석방되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외교경로를 통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특히 한기연은 "필리핀 공권력이 정당한 법집행 절차를 무시하고 자국민을 위해 선교와 봉사로 헌신하던 백영모 선교사에게 일방적으로 가한 추악한 위해와 수모를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나 대한민국에 체류하고 있는 60만 명에 달하는 필리핀 국민들이 그 같은 부당한 취급을 받지 않도록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돕고 품을 것임을 밝힌다"며 "아울러 필리핀 당국이 백 선교사를 하루라도 빨리 석방함으로써 한국과 필리핀, 두 나라 사이에 이어져온 전통적인 우호관계에 더 이상 금이 가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