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12일 북미정상회담이 종료된 가운데, 한국교회 연합단체들이 즉각 회담 결과에 대한 평가와 기대의 목소리를 냈다.
먼저 한국교회총연합(이하 한교총)은 성명을 통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한교총은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에 이어 6월 12일 개최된 북미정상회담을 통한 합의를 환영한다"고 밝히고, "이번 정상회담이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화해와 공존으로 가는 길에 성공적으로 들어섰음을 확인하는 의미가 있다"고 봤다.
이어 한교총은 "이번 공동성명이 한반도의 평화를 향한 대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고, "이번 회담이 궁극적으로 분단을 해소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가져올 첫 걸음이 되기를 바라며, 우리 민족의 궁극적 소망인 평화통일로 가는 중요한 과정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교총은 "남과 북이 더 이상 적대적으로 위협하지 않고, 공존하며, 교류하고 협력하여 인류공영에 이바지하기를 바란다"고 밝히고, "남북 당국자들은 물론, 한반도 주변국들은 이번 합의가 성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여야 할 것"이라 했다. 또 "정부 당국자들은 남북문제가 민족의 장래가 걸린 문제인 만큼, 당리당략적으로 접근하여 남남갈등의 요소를 만들지 말고, 보다 성실하고 숭고한 자세로 국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면서 남북의 평화정착과 교류확대가 국민적 지지를 얻을 수 있도록 추진해야할 것"이라 했다.
시민사회에게는 "차분하고 진지하게 상황변화에 접근하면서 각각 처한 자리에서 민족화해와 평화공존, 그리고 통일을 향해 긍정적으로 행동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으며, 한국교회에게는 "민족의 평화와 공존, 남북의 평화통일을 위해 노력해온 만큼, 화해와 교류의 피스메이커로서의 역할을 끝까지 감당하여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한교총은 마지막으로 "이제 보다 적극적이며 체계적으로 교류와 협력의 방안을 강구하고 실천함으로써 평화정착과 통일의 길을 열어가야 한다"고 말하고, "민족 모두가 자유와 안정과 평화의 기틀위에서 보다 행복하고 윤택한 삶을 누리며 자유롭게 예배할 수 있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역시 회담 직후 대체로 긍정적 평가를 내놓았다. 한기총은 "우여곡절 끝에 북미 정상회담이 무사히 개최되고,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 것에 대해서 환영한다"고 밝히고, "앞으로도 북미 혹은 남북 정상의 대화가 이어지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발걸음이 계속 진전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기총은 "북미 정상회담은 북한의 비핵화 과정의 끝이 아닌 시작임을 보여주었고, 회담 내용에 따른 실질적이고도 지속적인 이행이 회담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할 것"이라 평하고, "국제사회 역시 이번 회담이 북미간의 합의일 뿐 아니라 전 세계의 평화와 공존을 위한 합의로 여기고 한 마음으로 협력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한기총은 "불과 몇 달 전만 하더라도 ‘폭격’ 혹은 ‘전쟁’과 같은 말들이 공공연하게 들렸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의 남북간 북미간 정상회담은 실로 엄청난 변화"라 밝히고, 다만 "분위기에 휩싸여 마치 금방이라도 평화가 찾아오고, 통일이 될 것처럼 판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했다.
한기총은 "정상회담은 이전 날의 간극을 메워가는 출발점이자 시작점임을 분명히 기억하고, 함께 하나의 목표를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다면 충분한 시간과 과정 속에서 서로에 대한 이질적인 모습도 화합의 모습으로 바뀔 것이라 확신한다"고 했다.
또 한기총은 "남북 그리고 북미간 대화와 협력이 지속되고 발전되기를 기대하며 기도한다"고 말하고, "한국교회와 전 성도들과 함께 한반도의 자유 민주주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북한 동포의 인권 회복을 위해서도 노력하며 북한 전역에서 복음의 소식이 들려질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한편 한국기독교연합(이하 한기연)은 조금 더 보수적인 목소리를 냈다. 한기연은 이날 논평을 통해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환영하고 의미가 있다고 평했지만, 그 결과에 대해서는 아쉬움과 실망도 있다고 했다.
한기연은 먼저 "북미 정상 간의 역사적인 회담을 환영한다"고 밝히고, "북미정상회담은 68년 전 발발한 한국전쟁에서 적으로 싸웠던 당사국의 정상들이 처음으로 얼굴을 맞대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위한 역사를 새로 시작하게 됐다는 데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한기연은 "이번 회담 합의문에 미국이 그동안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북핵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점과, 모든 합의가 상호 노력하기로 했다는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의미로 흐른 것을 보며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과 실망도 금할 수 없다"고 말하고, "이런 내용의 합의는 북미간의 향후 정상적인 관계개선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보여줄 수 있겠으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역사적 이정표가 되기에는 미흡하며,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감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한기연은 "우리는 오늘 북미 정상의 역사적인 첫 만남과 합의문을 보면서 이것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여정의 출발점이지 종착점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금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할 줄 안다"고 말하고, "북미정상회담 한번으로 긴 세월 서로에게 쌓인 불신을 일거에 걷어내고 신뢰의 시대를 열기에는 더 많은 시간이 축적되어야 할 것"이라 했다.
특히 한기연은 "우리는 북한이 지난 2005년 9·19 공동성명에서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약속하고, ‘모든 핵무기와 핵계획을 포기할 것과 조속한 시일 내에 핵확산금지조약과 국제원자력기구의 안전 조치에 복귀할 것’을 국제사회 앞에 약속하고도 스스로 그 약속을 휴지 조각으로 만든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고 싶지는 않다"고 말하고, "오늘 북미회담에서 어느 것 하나 구체적인 것 없이 포괄적으로 합의된 사항을 보며 북핵 협상에서 실패했던 과거의 전철을 또다시 밟게 되지 않을까 또다시 불길한 예감이 들지 않을 수 없다"며 "분명히 말하지만 한반도 평화의 핵심은 북의 완전한 비핵화이며, 이것이 분명히 명시되지 않은 합의문을 가지고 한반도 평화 정착을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했다.
때문에 한기연은 "정부가 북미회담 이후 전개될 상황에 대해 보다 냉철하게 주시하고 지혜롭게 대처해 나가기 바란다"고 당부하고, "북·미 회담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시작이지 끝이 아닌 이상 모든 이슈에 함몰되어 우리의 안보가 흔들리는 결과가 초래되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이야기 했다.
한기연은 "북미회담이 이번 한번으로 끝나지 않겠지만 그 성과가 한반도 평화로 완성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굳건한 한미동맹의 도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히고, "이번 북미회담에서 우리 정부는 중재역할을 했지만 북핵 문제의 당사자는 대한민국이라는 것을 결코 잊어선 안 될 것"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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