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복음을 위해 자신의 삶을 이 땅에 바친 청년 맹의순의 육필일기를 엮은 책 ‘십자가의 길’(홍성사刊)이 한국출판문화협회가 선정한 제34회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 청소년 우수도서로 선정되었다.
‘십자가의 길’은 정연희 작가의 소설 ‘내 잔이 넘치나이다’의 주인공이자 20세기의 성자로 꼽히는 맹의순(1926∼1952)이 숨지던 해인 1952년 3개월간 써내려간 육필일기를 묶은 책이다. 1940년대 맹의순이 중등부 교사로 섬겼던 남대문교회(손윤탁 목사)가 자료를 수집하고 번역하여 홍성사에서 발간했다.
한국전쟁 당시 조선신학교 학생으로 남대문교회 중등부 교사인 맹의순은 피난길에서 미군의 오해로 부산 거제리 포로수용소에 억류됐다. 석방될 기회를 마다하고 포로들에게 복음을 전하다 26세에 생을 마감했다.
일본어, 한자, 영어 등으로 쓰여진 맹의순의 육필일기를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말로 번역한 남대문교회 손호인 집사는 “맹 선생님과 중등부 학생들은 교회 앞에서 북을 치고 노방전도를 하고, 세브란스병원에서 위문 찬양을 하기도 했다”며 “당시 수십 명에 불과하던 학생들의 수가 300명이 넘도록 부흥시킨 열정적인 사역자였다”고 회고했다.
‘십자가의 길’을 통해 열악한 포로수용소 안에서 암살 위협을 받으며 전도를 하고 제대로 자지도 먹지도 못하면서 중공군 포로를 보살피던 젊은 신학도의 헌신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절망적인 수용소 생활 중에도 그는 “하나님은 평시나 환란의 날에나 늘 너무나 과분한 은혜로 싸매 주신다”고 고백한다. 그는 석방의 기회 때 마다 “어디 가서 이보다 더 큰 전도를 할 수 있겠느냐, 나를 여기 들어오게 한 것은 다 하나님의 뜻”이라며 한사코 석방을 거부하고 복음 전도자의 삶을 살았다.
심사위원단은 “청소년분야 출품작이 적어 아쉬웠지만 ‘십자가의 길’등 청소년 우수도서들이 교회학교와 청소년들에게 소개되고 읽혀서 기독교 문화 발전에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은 기독교출판문화를 장려하기 위해 (사)한국기독교출판협회가 해마다 기독교 각 분야의 우수도서를 선정하여 수상하는 공신력 있는 상이다. 시상식은 다음달 27일 예정된 정기총회에서 거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