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동성결혼 지지 발언에 대한 미국 흑인교회 목회자들도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흑인사회에서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을 가진 큰 에멧 번즈 목사(메릴랜드 볼티모어 라이징선 침례교회)는 지난 13일 주일예배에서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공식 지지 철회”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CNN 보도에 따르면 번즈 목사는 “나는 대통령을 좋아하지만 그가 하고 있는 일을 지지할 수는 없다”며 “이번 11월 대선에서 오바마가 질 것”이라는 대담한 예측도 내놓았다.
동성결혼을 반대하지만 여전히 오바마를 지지한다는 흑인 목회자들도 있다.
워싱턴 지역 왈래시 찰스 스미스 목사(실로 침례교회)는 “동성결혼에 반대하지만, 해결해야 할 더 큰 문제들에 봉착해 있기 때문에 이번 사건으로 대통령을 비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 한 가지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를지라도, 우리는 계속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오바마 대통령의 동성결혼 지지 발언으로 흑인계 목회자들 사이에는 동성결혼에 대한 토론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흑인목회자협의회(AMLC) 아틀란타 지역의 팀 맥도날드 총재는 3년 전만 해도 동성결혼에 대한 문제에 대한 토론은 입 밖에도 나오지 않았었다”며 흑인 목회자들 사이의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4월 실시된 퓨리서치센터의 설문조사 결과 흑인계 미국인의 절반 가량이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백인계 미국인의 반대 비율 43%에 훨씬 웃도는 수치다.
미국 대통령들 가운데 재임 기간 중 동성결혼 공식 지지한 것은 오바마 대통령이 처음으로, 그의 이번 발언은 재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USA투데이와 갤럽의 공동 설문조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동성결혼 지지가 민주당·중립 지지자들의 표심을 잃을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특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중립 유권자들의 23%, 민주당 유권자의 10%가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발언으로 그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이번 발언으로 그를 뽑을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중립 유권자의 11%, 공화당 유권자 중 2%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