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김영주 목사, 이하 교회협)가 1,312일의 긴 기다림을 뒤로하고 11월 18일 목포신항을 떠나기로 한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다섯 분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위로서신을 발송했다.
교회협은 "국민을 아프게 하지 않기 위해 목포신항을 떠난다고 밝힌 미수습자 가족들을 보면서 부끄러움에 할 말을 잃게 된다"고 밝히고, "하나님께서 저들을 위로해 주시기를 간구한다"고 전했다.
또한 교회협은 "한국교회가 미수습자 가족들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지 못한 점에 대해 용서를 구하며, 세월호 참사가 가족들의 슬픔과 절망으로 끝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임을 다짐한다"고 밝히고, "이를 위해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다섯 분을 결코 잊지 않고 기도할 것, 한 점 의혹이 없는 진상조사가 철저하게 이루어지고 안전한 사회를 위한 시스템이 속히 갖추어져서 304명의 고귀한 생명이 온 국민의 안전한 삶 속에서 늘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 등을 약속한다"고 전했다.
위로서신 전문은 다음과 같다.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다섯 분을 잊지 않겠습니다."
남현철, 박영인, 양승진, 권재근, 권혁규!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다섯 분의 소중한 이름을 애타는 심정으로 불러봅니다.
국민을 더 이상 아프게 하지 않기 위해 사랑하는 가족을 가슴에 묻고 목포신항을 떠나기로 결정한 미수습자 가족들을 보면서 미안함과 부끄러움에 눈시울이 붉어지고 할 말을 잃게 됩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아픔보다 더한 아픔이 어디 있겠습니까? 살아생전 해주지 못한 한 가지를 잊을 수 없어 서럽게 눈물 흘리며 온 밤을 꼬박 새울 수밖에 없는 그 끝없는 고통을 대체 무엇과 비교할 수 있단 말입니까? 미수습자 가족이 아닌 유가족이 되고 싶다던 그 처절한 소망과 작디 작은 뼛조각만이라도 가슴에 품어 보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마저 이루지 못한 채 무너져버린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그 참담함의 크기를 우리는 도무지 가늠할 수가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께서 위로해 주시기를 구할 뿐입니다. 하나님 저들을 위로하여 주시옵소서.
미수습자 가족 여러분, 정말 미안합니다. 가족을 찾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에 가슴을 쥐어뜯으며 눈물 흘릴 때 여러분 곁으로 달려가지 못했습니다. 비용 운운하며 미수습자 가족들 가슴에 대못을 박는 누군가에 맞서 더 치열하게 싸우지 못했습니다. 유해발견 조차 부러워해야 했던 여러분의 참담함을 미처 다 헤아리지 못했고, 1,312일이라는 그 긴 시간 동안 단 하루도 발 뻗고 편히 잘 수 없었던 애타는 심정에 너무나도 무심했습니다. 그저 가슴에 달아 놓은 노란 리본을 보며 여러분이 아닌 우리 자신을 위로했을 뿐입니다. 이런 우리를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그러나 우리는 이것이 끝이 아님을 믿습니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가 이렇게 가족들의 슬픔과 절망으로 끝나도록 결코 내버려두지 않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미수습자 가족 여러분, 한국교회는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다섯 분을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다섯 분을 모두의 가슴에 품고 언제까지나 기억할 것입니다. 다섯 분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 영원한 안식을 누릴 수 있게 되기를 소원하며 간절히 기도하겠습니다. 한 점 의혹이 없는 진상조사가 철저히 이루어지고 안전한 사회를 위한 시스템이 속히 갖추어져서 304명의 고귀한 생명이 온 국민의 안전한 삶 속에서 늘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것이 바로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304명을 제대로 기억하고 추모하는 유일한 길이라 믿습니다.
건강하십시오. 하나님의 위로와 평강이 사랑하는 가족을 가슴에 묻고 결코 예전같을 수 없는 일상으로 돌아가는 미수습자 가족들 위에 늘 함께 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2017년 11월 17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