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미국장로교회(PCUSA) 평화순례단이 6일 오전 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PCUSA 총회 서기장 J. 헐버트 넬슨 목사와 총회 세계선교부 총무 Jose Luis Casal 목사 등 16명으로 구성된 순례단은 지난 10월 31일부터 11월 8일까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순례' 일정을 갖기 위해 방한한 것이다.
순례단의 중요 일정은 협력교회인 예장통합 총회와 기장 총회, 그리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반도 평화회의를 갖고, 정대협 본부와 철원 국경평화학교, 노근리 평화공원 등을 방문하는 것이다. 특별히 이들은 2016년 PCUSA 제222차 총회가 채택한 노근리 사건에 대한 결의문을 진심 어린 사과와 위로를 담아 유족들에게 전달했다. 또 노근리 평화공원에서는 헌화와 기념식수, 예배를 통해 위로와 치유 예식을 가졌으며, 아울러 평화포럼도 개최했다.
PCUSA는 지난 9월 22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의원들에게 친서를 보내 ▶노근리에서 한국 민간인을 고의로 살해한 것에 대한 미국 군대의 책임을 인정 한다 ▶노근리에서 행한 미군의 행동에 대해서 사과와 유감을 표명하고, 그 사건의 생존 피해자들 및 그 사건에서 살해되었거나, 부상당한 자들의 가족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고려하는 용의를 표한다 ▶미래에 유사사건 발생을 줄이기 위해 미군 병력훈련 과정에 노근리 사건에 대한 정보를 포함시킬 것을 서약 한다 등의 내용이 포함된 공식성명서를 대한민국에 발표해 달라고 요청했던 바 있다.
서기장 헐버트 넬슨 목사는 "방문단 핵심과제는 평화와 화해로 압축할 수 있다"고 밝히고, "노근리를 방문해 유족들과 만났고, 이들과의 만남 속에서 우리의 진정한 반성과 사과를 전달했다"고 했다. 그는 "노근리 방문뿐 아니라 방문단의 또 다른 목적은 잊혀져가는 한국전쟁에 대한 기억을 다시 되살리고, 그 아픔 속에서 반성할 수 있는 일들을 되짚어 보고자 했다"고 말하고, "중요한 과제는 과거서 극복인데, 극복을 위한 치유와 화해를 위해서는 대화가 필요하다"면서 "양국 정부를 이끌어 내서 한국전쟁에 대한 진상규명을 하고, 사과를 이끌어 내고자 한다"고 했다.
더 나아가 헐버트 넬슨 목사는 "통일을 향한 노력에 PCUSA가 힘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하고, "(북한에 대한) 경제봉쇄 등 공격적인 방법이 아니라, 통합적이고 포괄적인 방법을 사용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경제봉쇄가 해제되고, 대화를 통한 해결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다시는 한반도에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미 정부와 남북이 대화를 통해서 이 한반도에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야기 했다.
한편 PCUSA는 200여 년 전 유럽에서 들어와 여러 장로교단으로 산재해 있다가, 1983년 남장로교파인 PC(US)와 북장로교파인 UPCUSA가 연합해 구성됐다. 현재 1만 여 교회가 있고, 150만 성도가 등록되어 있다. 1884년 미국 장로교는 최초로 엘렌 의료 선교사를 파송하고, 1885년에는 언더우드 목사를 선교사로 파송했다. 그 후 수많은 선교사를 한국에 파송해 복음을 전했으며, 병원과 일반학교, 신학교 등 다양한 사회사업으로 한국교회는 물론 한국사회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순례단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는 11월 7일, 같은 날 한국 국회의사당을 방문해 정세균 의장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만남을 갖는다.
NCCK 측은 "순례단이 방한한 것은 이미 오래 전에 결정됐던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것과는 관계가 없던 것"이라며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시기 오게 된 것은 하나님의 어떤 뜻이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또 NCCK는 "넬슨 사무장은 PCUSA의 첫 흑인 총무로, 한반도 전문가로 한반도 문제에 대해 굉장히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서 "한국교회로는 굉장히 기쁜 일"이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