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가 신앙 때문에 동성커플의 결혼케이크 제작을 거부한 한 빵집 주인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지난 6일 콜로라도주의 한 빵집 주인인 잭 필립스가 동성커플의 결혼축하케익 주문을 자신의 신앙에 반하기 때문에 거부한 것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변론취지서를 연방대법원에 제출했다.
2012년 7월 동성커플인 멀린과 크레그는 자신들의 결혼식 리셥션에 사용하겠다며 잭 필립스가 운영하는 빵집에서 결혼축하 케익을 주문했다. 하지만 기독교인인 필립스는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자신의 신앙에 따라 주문요청을 거부했고 다른 빵집을 알아보라고 했다.
동성커플은 필립스를 자신들이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차별했다며 소송을 했고 콜로라도 법원은 필립스가 차별방지법을 위반했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이에 필립스는 연방대법원에 항소했고 연방대법원은 지난 6월 이 사건을 심리하겠다고 밝혀 이번 가을이나 겨울 초에 심리가 열릴 예정이다.
법무부는 케이크는 표현의 한 형태라며 필립스가 자신의 신앙에 위배되는 행사를 위해 케이크를 제작하고 참여하도록 강제하도록 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1조를 위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의 빵집 주인 지지 입장은 동성애자 권리를 옹호해왔던 오바마 행정부의 결정들을 철회하고 있는 일련의 조치들 중 하나다.
지난 4월 법무부는 오바마 행정부 당시 노스캐롤라이나의 이른바 '화장실법'을 반대하며 당시 법무부가 법원에 제기한 소송을 취하했다.
노스캐롤라이나 '화장실법'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출생증명서에 기재된 성에 따라 화장실을 쓰도록 규정한 법으로 당시 성전환자들을 차별한 것이라며 동성애자 권익 단체와 기업들은 강력히 반발했다. 오바마 행정부 역시 차별이라며 법무부는 법원에 '화장실법' 폐기를 위한 소송을 제기했었다.
지난 2월 법무부와 교육부는 오바마 행정부 당시 공립학교에서 성전환자들이 자신들이 선택한 성(性)에 따라 화장실, 탈의실을 쓸 수 있도록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연방정부 자금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한 지침을 철회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런 입장 가운데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기독교인 사업가 편을 드는 법원의 판결이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켄터키 항소법원은 기독교인인 프린팅 가게 주인이 게이 긍지의 달 행사에 쓸 T셔츠 제작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고 판결했다.
2012년 켄터키 렉싱턴에 소재한 프린팅 가게 주인은 게이 단체로부터 게이 긍지의 달 행사에 사용할 T 셔츠 제작을 주문받았다. 하지만 T 셔츠에 새겨야 할 이름과 로고 등 메시지가 자신의 기독교 신앙에 배치된다며 거부했다.
게이 단체는 차별이라며 소송을 걸었고 프린트 가게 주인은 그동안 욕설이나 예수가 해적 옷을 입는 등 자신의 신앙에 배치되는 내용은 프린트하지 않는다는 것이 사업정책이라며 반박했다. 법원은 가게 주인이 원하지 않는 메시지를 강제로 프린트하게 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 침해라며 가게 주인의 손을 들어줬다.
한편, 빵집 주인 잭 필립스 사건에 대한 연방대법원의 심리는 2015년 동성결혼이 미국에서 합법화 판결 후 가장 중요한 판결이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글·사진=케이아메리칸 포스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