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이 깝깝한(?) 북한문제에 관련, 문재인 정부가 김대중 정부의 선례를 벤치마킹 해 정면 돌파 하라고 조언했다.
먼저 정세현 전 장관은 "남북관계 복원이 북핵문제 해결의 기반과 여건 조성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지만, 미·중·일 등 엄중한 동북아 정세와 특별히 핵·미사일 등으로 말미암은 북한 상황 등에 대해 설명한 후 "조만간 대북정책 추진에 필요한 동력 확보에 어려움이 닥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때문에 정 전 장관은 현재 정책 환경이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 추진에 매우 불리한 상황이라 지적했지만, 그는 ."남북관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자세로 상황을 정면 돌파하지 않으면 기회는 영영 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정 전 장관은 현재의 대북정책 환경이 김대중 정부 1년차 상황과 매우 유사하다고 봤다. 당시 한미 정상회담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은 대북정책에 관한 한 김대중 대통령에게 "운전석을 양보한다"고 공표했던 바 있다. 그러나 그런 상황에서 북한은 일본열도 상공을 가로질러 태평양 쪽으로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사건 때문에 미국과 일본의 대북여론은 극도로 악화됐고, 국내 여론도 햇볕정책에 부정적으로 돌변했다. 그럼에도 불구, 김대중 대통령은 98년 11월 18일 금강산 관광선 첫 출항 결행을 지시했고, 정 전 장관은 이에 대해 "대내와 정세 상황으로만 봐서는 만용에 가까운 모험이었다"고 이 일을 평가했다.
그해 11월 20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클린턴 대통령은 금강산 관광 개시를 축하한다. 또 국내외 여론도 급반전해 햇볕정책이 다시 탄력을 받으면서 남북 관계가 안정적인 모드로 돌아섰으며, 결국 정상회담까지 성사됐다고 정 전 장관은 전했다.
때문에 정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도 김대중 정부 선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이런 상황일수록 대북 특사 파견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북한의 대미 대남 도발을 줄이기 위해서는 장외 압박전술만 쓰지 말고, '호랑이굴'에 들어가서 담판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정 전 장관의 강연 외에도 서보혁 박사(서울대 연구교수)와 한충목 상임대표(6.15 남측위원회)가 각각 "한반도 비핵과 가능한가?" "촛불시민과 함께 광화문 8.15 국민대회를 성사하자!"는 제목으로 강연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