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조명균 통일부장관이 18일 낮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방문해 총무 김영주 목사 등 관계자들과 환담을 나눴다.
상호 인사를 나눈 조명균 장관은 "(장관이 되고) 무엇을 해야하지 않을까 라는 정해진 느낌을 많이 받고 있다"고 먼저 운을 떼고, "남북관계가 힘든 상황 가운데 있다"면서 "과거에도 지금과 유사하게 어려운 상황이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희망을 잃지 않고 한 걸음 한걸음 해나갔던 경험이 있으니 그걸 살려 가겠다"고 했다. 더불어 "지금에 맞는 새로운 창의적 접근방법도 잘 모색해서 (어려운 상황을) 하나하나 풀어나가 보겠다"고 말하고, "그러다 보면 지금 상황이 어려워도 무엇인가 풀려가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고 했다.
또 최근 "일희일비 하지 않고 꾸준히 해나가겠다"라고 조 장관이 발언했던 것이 회자되자, 그는 "그 점이 대북 통일 정책을 해나가는데 제일 중요한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조 장관은 "여러 변수들도 중요하겠지만, 그런 것들 하나하나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다 보면 일관성을 잃어버려 당초 의도한 방향을 놓칠 수 있다"고 지적하고, "(대북관계와 통일문제에 대해) 끈기를 가지고 노력해 가겠다"고 이야기 했다. 더불어 "정부와 민간이 긴밀히 소통하면서 협력해 남북 관계 통일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영주 총무는 "정부와 민간의 몫이 따로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하고,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면 훨씬 더 많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텐데 했던 아쉬움이 있다"며 "전 정부가 너무 정부 중심적인 사고만 해서 민간이 할 일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조 장관이 그렇게 이야기 해주어서 감사하다고 말하고, "민간이 할 수 있는 영역을 격려해주고 지원해 준다면, 통일이란 거대한 목표를 향해 (민간이) 약간이라도 기여할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고 했다.
대화 중간 독일 통일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조 장관은 "독일 통일 경험이 우리와 다르다 해서 거리를 두는 경우도 있는데, 굉장히 많은 부분에서 얻을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고, "독일 통일을 '흡수통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데, 사실 알고 보면 서독이 어찌한 것이 아니라 동독 주민들이 자신들과 후손들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서 선택했던 것"이라며 "우리도 북한 주민들과 그런 관계를 향해 가고 있는지를 생각해 봐야한다"고 했다.
이에 김 총무는 "서독 내에서도 '너무 서독 중심의 통일을 했다'면서 동독의 귀한 것을 보존시키지 못했던 것에 대한 후회가 있다"고 말하고, "독일 통일 당시 실무자가 자신들의 통일이 너무 허겁지겁이었다며 좀 더 진지하게 통일을 논의해서 (동독의 장점을) 살릴 것은 살렸어야 했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특히 김 총무는 "서독 교회가 동독 친화에 결정적 영향을 줬던 것 잘 알고 있지 않느냐"고 말하고, "우리도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봉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기대하고 공부도 많이 했는데, 정부가 사용하지 않더라"며 "정부가 할 수 없는 일, 더불어 함께 할 일들에 대해서 과감하게 우리에게 넘겨줘서 역할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경기 의정부 출신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참여정부 청와대의 통일외교안보정책 비서관과 통일부 교류협력국장·경수로기획단 정책조정부장·개성공단사업지원단장을 역임했던 경험이 있다. 특히 2000년 1차 남북 정상회담 때 실무급으로 참여했고, 이어 2007년 2차 남북 정상회담 추진에 깊숙이 관여했던 바 있다.
특히 최근에는 장관 지명 직후 기자들에게 개성공단이 재개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