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는 19일, 일본 상원인 참의원에서 ‘감시사회’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조직적범죄처벌법 개정안(일명 공모죄 법)이 최종 통과된 것에 우려를 표하며, 일본기독교교회협의회(NCCJ) URM위원회(도시농어촌선교위원회, 위원장 하라다 미츠오 목사)를 통해 일본 교회와 시민 사회에 위로와 연대의 서신을 보냈다.
교회협은 서신을 통해 “자국민의 생각과 마음까지 들여다보고 처벌하는 법안을 마련하는 것이 과연 인류화합의 장인 올림픽 정신에 부합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평화를 추구하고자 하는 올림픽을 빌미로 국민의 사상과 양심의 자유는 물론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려는 공모죄 법 강행처리는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특별히 교회협은 “공모죄 법은 일본에 사는 모든 재일코리안과 무슬림을 강제로 연관시켜 감시하고 단속하려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으며 차별과 편견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또 테러방지법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우리나라의 현실을 지적하며 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성실히 역할을 수행하여야 할 한일 양국이 안타깝게도 스스로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를 짓밟는 같은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교회협은 테러방지법 폐지와 일본 사회의 공모죄 법안 폐지를 위해 연대하며 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다음은 서신 전문이다.
조직적 범죄 처벌법 개정안(일명 공모죄 법) 강행 처리로 인해 상처입은 일본 교회와 시민 사회에 위로를 전합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남재영 목사)는 일본 정부의 “조직적 범죄 처벌법 개정안(일명 공모죄 법안)” 강행 처리로 인해 상처입고 분노하는 일본 교회와 양심적 시민 사회에 위로와 연대의 마음을 전합니다.
지난 15일 오전, 일본 정부와 자민당 등 여권은 2020년 도쿄 올림픽 준비를 이유로 조직범죄의 경우 범죄 실행 여부와 관계없이 준비, 계획하거나 도운 사실만 입증되면 관련자를 처벌할 수 있는 “조직적 범죄 처벌법 개정안”(일명 공모법)을 본회의에 곧바로 회부하는 중간보고 방식(직권상정)으로 강행 처리했습니다.
본 위원회는 먼저 자국민의 생각과 마음까지 들여다보고 처벌하는 법안을 마련하는 것이 과연 인류 화합의 장인 올림픽 정신에 부합하는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평화를 추구하고자 하는 올림픽을 빌미로 국민의 사상과 양심의 자유는 물론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려는 공모죄법 강행처리는 반드시 철회되어야 합니다.
특별히 일본 정부와 여당이 테러 대책을 구실 삼아 강행 처리한 공모죄(共謀罪)법은 북한과 IS국가로부터의 위협에 대한 대비라는 선동과 함께 일본에 사는 모든 재일코리안과 무슬림을 강제로 연관시켜 감시하고 단속하려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으며 차별과 편견을 부추길 우려가 있습니다.
이렇듯 국민들의 프라이버시와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고 수사기관의 표적 수사를 초래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밖에 없는 공모죄 법안은 절대로 허용되어서는 안됩니다. 사상, 양심의 자유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자연법이며 그 어떤 이유로도 제약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타인의 마음속 생각을 심판하고 처벌할 수 있는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 2016년 당시 집권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의 일방적인 강행처리로 테러방지법이 통과됨으로써 국민의 생각을 통제하고 감시하는 등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당했습니다. 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성실히 역할을 수행하여야 할 한일 양국은 안타깝게도 스스로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를 짓밟는 같은 위협에 직면해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진정한 평화와 안전은 의심과 감시, 통제를 통해서가 아니라 상호 신뢰와 존중을 통해서만이 얻어질 수 있는 것이라 믿습니다. 한국교회는 테러방지법 폐지를 위해 온 힘을 다해 기도의 행진을 이어나갈 것입니다. 아울러 이웃 나라인 일본사회의 공모죄 법안 폐지를 위한 여정에도 마음을 다해 연대하며 아시아의 진정한 평화를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공모죄 법안 강행 처리로 인해 상처입은 일본 교회와 시민 사회에 위로의 마음을 전하며, 한일 양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끝까지 연대해 나갈 것을 약속합니다. 주님의 평화가 늘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2017년 6월 19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남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