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들 위한 아트 테라피…"빛 된 가족을 기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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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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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너패밀리 소모임을 통해 직접 만든 조명을 들고 있는 모습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기독일보]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박진탁)는 지난 6월 2일 금요일 오후 6시 30분 대학로 카페 앙코르에서 뇌사 장기기증인의 유가족 모임인 도너패밀리 소모임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서울 경기 강원 지역에 거주하는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18가족, 28명이 참여했다.

지난 2013년부터 뇌사 장기기증인 예우사업의 일환으로 도너패밀리 소모임을 진행해 온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서울˙경기 지역에서만 총 9번의 소모임을 진행했다. 그동안 진행해 온 소모임에서 도너패밀리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쉽사리 이야기하지 못했던 장기기증에 관한 이야기들을 털어놓으며,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번 소모임에서는 갑작스럽게 곁을 떠난 가족을 기억하며 마음에 기리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1부에 진행한 마임 테라피에서는 '생명의 빛 전하기'라는 주제로 가족의 죽음이 생명의 빛으로 환원되어 꺼져가는 타인의 생명이 씨앗으로 되는 과정을 표현하는 퍼포먼스를 보이며 유가족을 위로하는 시간을 가졌다. 2부에 진행된 미술 테라피는 '빛이 된 너를 그리다'라는 주제로 진행 되었다. 색색의 보석들을 유리병에 붙인 후 LED 조명을 유리병에 담는 미술 활동을 통해 장기기증을 한 가족이 다른 이들의 삶에 생명의 빛을 전한 과정을 표현했다. 작품을 다 만든 후에는 무대에 올라 작품의 의미를 이야기 하며 서로의 아픔을 공감하고 치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소모임에는 19살의 나이에 뇌출혈로 인한 뇌사 상태에 빠지며 장기기증을 하고 세상을 떠난 故 김탄휘 군의 부모 김기성, 용선주 씨가 강원도 원주에서 올라와 참석했다. 故 김탄휘 군은 지난 2012년 가족이 모두 외출을 한 가운데 갑작스럽게 쓰러진 후, 뇌사 상태에 빠져 각막, 간장을 기증해 3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났다. 같은 병실을 쓰던 아이가 장기기증을 하게 된 사실을 알고 장기기증을 결정하게 된 故 김탄휘 씨의 어머니는 "꽃다운 청춘이었던 탄휘의 삶이 그냥 멈춰지지 않았으면 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지난 2010년, 뇌사 장기기증으로 자신의 생명을 나누며 4명의 환우를 구한 故 양진영 씨의 어머니 김선희 씨도 참석했다. 김 씨는 "장기기증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는 가족들과 생명나눔을 기억할 수 있는 곳이 있어 감사하다. 아들만이 아니라 여기 계신 모든 분들로 인해 생명의 빛이 빛날 수 있는 것 같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위로와 평안함을 느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장기기증인들의 유가족들을 예우하고, 격려하는 프로그램이 없어, 그동안 사회적으로 소외되어 왔던 유가족들은 2013년부터 진행된 소모임을 통해 서로 소통하며 조금씩 아픔을 치유하고 자긍심을 되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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