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언론위, 5월의 '시선 2017'에 "덤벼라 문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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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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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언론위원회(위원장 이동춘 목사)가 5월의 (주목하는) '시선 2017'로 ‘덤벼라 문빠’를 선정했다고 전해왔다.

언론위는 "지난 5월9일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당선돼 정권이 교체된 이후, 열렬 문대통령 지지자와 진보언론 간의 갈등구도가 형성된 초유의 사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라 선정 이유를 설명하고, "과거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안티조선’ 운동이 벌어지기는 했지만, 진보언론과 대통령 열렬 지지지들 사이의 긴장관계가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 사례가 보여주는 함축적 의미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다음은 언론위의 더 구체적인 선정 이유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오마이뉴스가 대통령 부인의 호칭을 ‘김정숙씨’로 표현한 이후 독자와의 대립은 심각해졌다. 게다가 다른 언론사로 불이 옮겨 붙으면서 진보언론과 열렬 지지자들과의 전투양상으로 확대됐다. 한겨레21 편집장을 역임한 기자가 페이스북에 “덤벼라 문빠”라면서 군복에 소총을 든 표지사진을 게재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한겨레21 표지에 대해 독자들은 불만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기자는 독자들을 ‘문빠’로 비하했고, ‘덤벼라’고 소리쳤다. 해당 글에는 1만 여개의 욕설이 곁들여진 댓글이 붙었다. 해당 글은 곧바로 자진 삭제되고 ‘음주로 인한 실수’라는 사과도 이어졌다. 그럼에도 한겨레신문을 절독하겠다는 독자들의 분노가 이어졌다. 한겨레신문은 지면에 사과글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

김정숙 여사 호칭문제로 독자와 설전이 벌인 오마이뉴스도 더욱 껄끄럽게 됐다. 해당기자는 회사내부 방침으로 대통령 부인 호칭을 ‘~씨’로 하기로 정했다고 했으나 사실이 아니었다. 전 정권 대통령 부인을 영부인이나 여사로 표기한 흔적들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에 항의하는 네티즌을 뒤로 하고 오마이뉴스는 이후에도 대통령부인을 아예 ‘부인 김씨’로 표현해 독자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결국 오마이뉴스도 후원독자들로 이뤄진 ‘10만인 클럽’ 회원들에게 사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기에 경향신문에 게재된 사진설명중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식당에서 밥을 직접 ‘퍼서 먹었다’는 부분이 ‘퍼 먹었다’로 오해되면서 비난이 쇄도했다. 미디어오늘 기자는 SNS에 열렬 지지자들을 ‘개떼’로 표현했다가 사과하고 사측에서 사과문을 게재해야만 했다. 어찌 보면 대통령지지자들이 한겨례, 경향신문, 오마이뉴스 등으로 대표되는 진보언론에 대한 반격에 나선 셈이다. 과거와 달리 이들은 문재인 정부와 지지자들에 대한 공격에 후원중단이나 절독운동 등에 나서며 적극 의견을 피력하고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대통령 열렬 지지자들과 진보언론과의 긴장관계는 단순한 현상으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어떤 의미에서 이 둘은 진보적 성향을 가졌기 때문이다. 특히 대선과정에서 이른바 ‘한경오’ 기자들이 문재인후보를 폄훼하거나 근거없는 비난을 퍼부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이들이 중심이 되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하고 파면시키는 데 일조했다. 대선과정에서는 오히려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보수언론들이 더 문 후보를 폄훼하는 데 앞장섰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지지자들이 한경오와 갈등관계를 촉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더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몇 가지 이유를 생각해본다. 우선 언론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졌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촛불항쟁 과정에서 검찰에 이어 언론이 첫 개혁대상으로 지목된 것만 보더라도 그렇다.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와 맞물리면서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한경오’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믿음도 한몫했다. 실제로 노 전 대통령 사망 직전 보여준 이들 언론의 행태는 보수언론 못지않게 비난이나 조롱에 가까웠다는 점을 인터넷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는 일부 팟캐스트 진행자나 과거 참여정부 인사의 저서도 일조했다.

대중은 이제 언론의 계몽주의에 싫증을 느낀다. 권력화한 언론을 극도로 싫어한다. 자신을 가르치려는 기득권 엘리트층에게는 적대감마저 느낀다. 촛불항쟁에서 보여준 집단지성의 힘을 더욱 기린다. 그래서 자신들과 비슷한 처지에 있다고 인식되는 네티즌이나 SNS 이용자, 팟캐스트 진행자의 주장을 더욱 신뢰한다. 여기에 뉴스를 소비하면서도 스스로 생산능력을 갖춘 ‘프로슈머’의 역할이 자연스레 체화돼 있다. 게다가 집단의식이 확산되면서 거칠고 때로는 폭력적인 행태까지 거침없이 나타나게 된다.
실제로 진보언론들은 그동안 너무 쉽게 살아왔다. 그저 ‘반이명박’이나 ‘반박근혜’를 외치는 건 얼마나 쉬운 일이었는가. 이제 대안을 꿈꾸는 언론은 과거 9년보다 더한 절박함을 가져야 한다. 문재인 시대이기 때문에 언론은 오히려 실패를 반복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권력감시라는 기본적 임무를 망각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무조건 비판하는 것만이 능사도 아니다. 언론은 권력이 썩어가지 않게 할 수 있는 소금이기 때문이다.

열렬 지지자들도 언론의 기본임무에 대해서는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언론도 과거처럼 권력화하여 독자들을 가르치고 선도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토론과 요청을 거부해서도 안된다. 이들과 소통하면서 공론을 모아가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도 소중하게 되었다. 이른바 ‘숙의민주주의’가 그것이다. 소통의 거버넌스가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독자들로부터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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