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종로구 체부동에 위치한 성결교회가 서울시 최초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된다. 서울시는 23일 건축위원회를 개최하여 경복궁서측(서촌) 지구단위계획구역 내에 위치한 체부동 성결교회의 우수건축자산 등록(안)을 “원안의결”하였다고 밝혔다.
‘우수건축자산’이라 함은「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문화재는 아니지만 역사적․사회문화적 가치를 지니거나 국가의 건축문화 진흥 및 지역의 정체성 형성에 기여하는 건축물, 공간환경, 사회기반시설을 말한다.
1931년 건축된 체부동 성결교회(연면적 280제곱미터)는 근대 건축양식과 한옥이 어우러진 형태로 지난 87년간 지역주민의 사랑을 받아온 서촌의 랜드마크 중 하나이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체부동 성결교회는 건축사적으로 의미가 높은 건축물인데, 처음 지어질 때 이 교회는 같은 단에 벽돌의 긴 면과 짧은 머구리 면이 번갈아 보이도록 쌓는 ‘프랑스식 쌓기’로 지어졌고, 나중에 확장된 부분은 한 단에는 긴 면만, 다른 단엔 짧은 면만 보이도록 하는 ‘영국식 쌓기’가 활용되었다. 그래서 체부동 성결교회는 보존가치가 높은 근대 벽돌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아울러, 사회․문화적으로도 높은 가치를 지닌 체부동 성결교회에 대해 “양반들이 주로 살았던 북촌에는 근대건축물 양식의 교회를 볼 수 없지만 중인들이 주로 살았던 서촌에는 중인의 개방적인 문화의식의 영향으로 궁궐 옆에 서구 문화의 상징인 교회가 들어설 수 있었다”라고 일부 전문가들은 말한다.
지난 87년간 체부동 골목길을 지켜온 체부동 성결교회는 주민들이 떠나고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한때 위기를 맞았다. 교회의 교인들은 역사적 의미가 있는 교회 건물이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서울시에 먼저 매각을 제안했고, 서울시는 관련절차를 거쳐 작년 5월에 매입했다.
서울시는 체부동 성결교회 본당과 한옥 내부를 금년 내 리모델링해 지역주민과 시민을 위한 ‘체부동 생활문화센터’로 운영하고 본당은 시민 생활오케스트라의 공연․연습실로, 한옥은 마을카페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주거밀집지역과 재래시장 주변 지역특성을 활용하여 문화예술을 매개로 한 주민참여 중심의 마을공동체 형성과 경복궁, 광화문 등을 연계하는 서울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거점시설로 운영할 예정이다.
한편, 우수건축자산 등록은「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법률(2014. 6.3 제정·공포)」에 근거하여 사회문화적 가치를 가졌거나 지역의 정체성에 기여하는 건축물에 대하여 소유자가 희망할 경우 시·도지사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치게 된다.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되면 ▶개축, 대수선, 수선 등 건축행위 시 건축위원회 심의 등 관련절차를 거쳐 최대 1억원(보조 6천만원, 융자 4천만원)까지 비용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주변에 지나친 불이익이 없는 범위에서 건축법·주차장법 등의 일부 규정을 완화 적용받을 수 있다. 관계법령 완화가능 규정은 건폐율, 조경면적, 공개공지, 건축선, 건축물 높이, 주차장 확보 등이다.
이러한 관계법령 완화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건축허가 신청 시 완화적용 요청 사항․사유 등을 담은 특례적용계획서를 허가권자인 자치구에 제출하고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치면 된다.
앞으로 체부동 성결교회도 현행 관계법령에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하여 관련 절차를 거쳐 법령완화를 적용받아 건축물 원형을 보전할 수 있게 된다.
정유승 서울시 주택건축국장은 “그동안 문화재를 제외한 건축자산에 대한 실효성 있는 관리 수단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건축정책의 패러다임이 개발에서 보전과 관리, 재생으로 전환되고 있는 만큼 체부동 성결교회와 같은 우수건축자산 등록을 서울시 전역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하면서, “서울의 건축자산을 지속적으로 관리해나갈 정책마련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