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대선주자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를 방문해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와 교회 지도자들을 만나 환담을 나눴다. 특히 기독교계 민감한 동성애 문제에 관해서, 반 전 사무총장은 "(동성애자들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이야기 했다.
환담 중 엄신형 목사(한기총 증경대표회장)는 "반 전 사무총장께서 동성연애를 지지한다는 유언비어가 있다"고 지적하고, 그에 대한 해명을 요청했다. 그러자 반 전 사무총장은 "성소수자(LGBT)에 대한 차별금지 문제인데, 이 사람들을 제가 지지한다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들의 인권과 인격이 차별받으면 안 된다는 것"이라 이야기 했다.
반 전 사무총장은 "(이들이)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는 여러 가지 정책을 지지한 것"이라 밝히고, "UN총회 결의와 대한민국의 국가인권위원회 법에도 그러한 소수성에 대한 차별은 금지된다고 되어 있다"고 답했다. 이어 "(카톨릭) 교황도 '그들을 우리가 끌어안아야 한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했다"고 말하고, "UN헌장과 만국인권선언 등의 기본정신을 따라 '인종과 성별, 종교, 연령, 국적 등 모든 것에 있어서 인간은 동등한 권리를 향유 한다'는 면에서 제가 지지한 것이지, 다른 특정행위 자체를 인정한 것은 아니"라 해명했다.
반 전 사무총장은 한기총 방문 직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방문해 총무 김영주 목사와 대화를 나눴으며, 한기총 방문 후에는 한국교회연합(이하 한교연)을 방문해 대표회장 정서영 목사와 한교연 지도자들과 함께 대화를 나눴다. 반 전 사무총장은 동성애에 대해 세 단체 모두에서 같은 맥락의 동일한 발언을 했지만, 한국교회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을 하지 않아 여전히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한편 반 전 사무총장은 종교 지도자들에 "종교의 역살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강한 열정과 약자를 배려하는 마음이 같이 가야 건전한 시민정신이라 할 수 있는데, 종교지도자들이 도움을 달라"고 요청했다. 또 "대선에서 끝까지 완주하겠느냐"는 이용규 목사(한기총 증경대표회장)의 질문에 대해 "어려운 과정을 거쳐 심사숙고한 후 결정한 일"이라며 (대통령 당선이) 되든 안 되든 끝가지 가겠다"고 했다. 더불어 "어느 때보다도 정치역할이 중요하다"면서 통치가 아닌 협치를, 승자독식이 아닌 권력 분점을 지향하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많은 관심을 모았던 신천지 연루설에 대해서는 단순 해프닝임을 해명하고, 신천지 관계자와 찍은 사진에 대해서는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사람"이라며 일축했다. 한교연에서는 '이슬람'에 대한 질문도 나왔는데, 반 전 사무총장은 "종교의 이름을 빙자한 테러는 반대 한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