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나래 기자] 전남 지역의 기독교 선교 유적을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와 기독교계에는 희소식이다. 지난 24일 “전라남도 선교유적의 가치 재발견”이란 주제로 전남도청 내 왕인실에서는 국제적인 학술회의가 열렸다.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수백 명의 참가자들이 모일 정도로 관심을 끈, 이번 국제학술대회에서는 기독교 유적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한 인도와 필리핀, 그리고 등재를 추진 중인 일본 전문가 등이 참가하여, 문화재를 등재한 경험을 들려주었다.
또 이 자리에는 세계유산전문가와 근대문화유산 연구자, 지방자치단체 담당자들이 참여하여, 기독교 선교유적의 가치를 집중 조명하는데 함께 하였으며, 이로써 큰 성과를 올렸다고 평가된다.
이날 행사는 사단법인 한국선교유적연구회 주관아래, 근대교육, 의료기술, 서양건축 양식 등, 우리나라 근대화의 발전을 이루는데 큰 공헌을 한 개화기 선교사들의 업적이 재조명됨으로써, 전남도에 있는 기독교 선교 유적이 문화유산으로서도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동안 일부 타종교에서, 이 가치를 폄하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를 가져왔으며, 이 지역의 기독교 선교 유적들이 문화유산으로서도 탄탄한 자리매김이 된 것이다.
이번 국제학술회의 진행은, 제1부에서는 “세계유산 제도의 이해와 한국의 세계유산 등재 전략” 이라는 주제로 중앙문화재위원회 이상해 문화재위원장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인도의 ‘교회와 수녀원’의 세계 유산 등재, 필리핀의 바로코 교회들의 문화재 등재, 그리고 일본의 나가사키 지역의 숨겨진 기독교 유적들을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다.
그리고 제2부에서는,“전라남도 기독교 선교 역사”에 대하여 최혜영 교수(전남대)가 “여수의 선교 유적”에 대하여 박 찬 교수(전남대)가 “미국 남장로회 순천선교부 선교마을의 역사적 의의”에 대하여 우승완•이석배 교수(순천대)가 그리고 “지리산선교사 유적의 근대문화•문화재적 가치”에 대하여 남호현 교수(순천대)가 “아시아의 기독교세계유산과 한국의 선교유적 비교연구”에 대하여 서만철 교수(공주대)가 각각 발표하였다.
제3부 종합토론에서는 천득염 교수(전남대)를 좌장으로, 김종진(전 문화재청 차장) 김효시(광신대) 이왕기(목원대) 조길환(전남대) 윤용혁(공주대) 전경미(예원예술대) 정성창(전남대) 이동주(한국전통문화대 겸임) 교수 등이 참여하여, 열띤 토론과 함께, 전남도에 있는 기독교 선교 유적을 세계 유산에 등록하는 문제를 논의하였다.
이날 행사에는 서만철 회장(사단법인 한국선교유적연구회)의 개회사와 이낙연 지사(전남 지사)의 환영사와 선교사 후손이며,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총재인 인요한 박사가 축사를 하였다.
이날 특히 관심을 끈 것은, 지리산기독교선교유적지인데, 이곳은 지난 2007년 8월 31일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철거를 진행하고자 했지만, 1972년 지리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이전의 건물에 대해서는, 마땅히 보호를 받아야 되는 논리를 들어, 지금까지 어렵게 유지하고 있다.
이것을 알게 된 지역 기독교와 뜻있는 사람들이 모여, 2007년 12월 3일 전남도로부터 사단법인 '지리산기독교선교유적지보존연합' 법인 설립허가를 받아, 현재 유적지 보존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사)지리산기독교선교유적지보존연합은 2009년 11월 (사)도코모모코리아(근대건축보존회)와 조사연구 용역을 체결하여, 지리산 일대의 기독교선교사 유적 고증자료집을 발간하였으며, 2011년에는 국제적인 시민단체 내셔널 트러스트 주최, “이곳만은 지키자” 시민공모전에 참가하여 “소중한 문화유산상”을 수상하였다.
그리고 2015년 6월 시민단체 “국립공원을 사랑하는 시민의 모임” 주최로, 전남 구례사회복지관에서 열린 '지리산왕시루봉유적지' 전문가 간담회에서, 서울대학교의 윤여창 교수는 문화재로써의 가치를 인정하였다
지리산기독교선교유적지는 여러 측면에서, 문화재적, 역사적, 건축학적, 선교학적 가치를 품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한글 띄어쓰기 맞춤법 등 선교사들에 의해 한글 문법이 최초 탄생된 장소로, 기독교뿐만 아니라 온 국민의 유산으로 충분하다고 역사학자이며, 전 국사편찬 위원장 이만열 교수는 밝힌 바 있다.
지리산 왕시루봉의 선교사 유적지는 총 12채의 건축물이 있는데, 노르웨이, 미국, 호주, 영국 등 각 나라에서 온 선교사들의 각자 고향 건축양식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이것은 개화기 현대사의 소중한 문화인류학적인 근대유산으로 손색이 없어, 속히 문화재로 등재되어 보호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