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박근혜 정권 퇴진!"을 주장하는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시국기도회가 11일 오후 향린교회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은 교회에서 시국기도회를 한 후, 향린교회에서 르메이에르 앞을 지나 세월호 광장까지 십자가 행진을 벌였다. 다음은 얼마 전 발표한 기장총회의 시국성명 전문.
“묵은 땅을 갈아엎고 정의를 심어라!”
[소위 ‘최순실 게이트’로 불거진 현 시국에 관한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시국 성명]
백성과 계약을 맺고는 마음에도 없는 약속이나 하고 말만 그럴듯하게 하는 것들, 악법만이 밭고랑에 독초 돋듯 돋아난다. 묵은 땅을 갈아엎고 정의를 심어라. 사랑의 열매를 거두리라. 지금은 이 야훼를 찾을 때, 이 야훼가 너희를 찾아와 복을 내리리라. (호세아 10:4,12)
대한민국이 온통 ‘최순실’로 뒤덮였고 ‘샤머니즘 국가’로 전락했다. 헌정 질서는 무너졌고 국가의 공조직 또한 ‘최순실’이라는 막강한 비선 실세 앞에 완전히 와해되었다. 이것이 정녕 국가였다니, 실체가 드러날수록 국민의 참담함과 절망은 하루하루 그 바닥을 알 수 없을 만큼 깊어지고 있다.
“좀 더 꼼꼼하게 챙겨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이라는 대통령의 짧은 사과는 국민에게 그 어떤 이해와 용서도 불러오지 못했다. 한 나라의 통치권자가 ‘순수해서’ 국가기밀을 비롯한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한낱 ‘친한 동생’에게 허락받아 왔다니. 하물며 그 ‘친한 동생’은 세간에서 사교(邪敎)의 창시자의 딸이며 후계자로 명명되는 이가 아닌가. 부끄러움은 오롯이 국민의 몫이 되어 버렸다.
이제 박근혜 정권은 국정 운영 능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아니, 처음부터 그런 능력은 없었다. 연설과 정책 뿐 아니라 자신이 그날 입을 옷 색깔에 이르기까지, 혼자서는 무엇도 판단할 수 없는 이가 어떻게 국가 정책을 논할 수 있을까.
그러니 이 참담하고 부끄러운 사태의 궁극적인 책임은 집권 여당과 수구 보수 세력에 있다. 그들은 애초 대통령직 수행이 불가능한 사람을 내세워 정권을 연장하겠다는 자신들의 욕망을 실현시키고자 했다. 나라가 망하든 말든 자신들의 권력만을 탐한 이들이야말로 심판대 위에 올려야 하는 자들이다.
박근혜 정권과 수구 보수 세력이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조금이라도 속죄하는 길은 자신들이 망쳐놓은 국가가 회복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하루빨리 권좌에서 내려오는 것뿐이다.
들끓는 민심의 분노는 이제 무엇으로도 잠재울 수 없다. 장기인 물타기와 꼼수, 뭉개기도 더는 통하지 않는다. 박근혜 정권의 정치적 생명은 이미 끝났다. 10월 26일 자신의 부하에게 총을 맞아 권좌에서 내려온 자신의 아버지처럼, 능력과 정당성을 모두 상실한 박근혜도 권좌에서 스스로 내려오는 선택 밖에는 남지 않았다.
호세아 예언자는 왕과 방백들의 부패, 제사장과 예언자들의 무책임과 타락 등으로 더 이상 존속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른 이스라엘에 “묶은 땅을 갈아엎으라”고 외친다. 부패한 왕은 끝장이 났으며 ‘물에 떠내려가는 나무토막 신세’(호 10:7)라고 말한다. 국정농단은 단지 박근혜나 최순실이 주범이 아니다. 최순실은 단지 개인이 아니다. 정신적 치료가 필요한 사람을 내세워 권력의 단맛을 즐기는 새누리당과 이 정권 전체에 있다. 나라는 조금도 생각지 않는 이들의 사욕으로 대한민국이 ‘물에 떠내려가는 나무토막’ 신세가 되었다. 썩은 살을 도려내지 않고는 결코 새것이 깃들 수 없다. 그들이 꼬리 자르기로 살아남으려 한다면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이 될 것이다. 철저한 인적쇄신만이 대한민국이 소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다.
그리스도인은 세상을 바라보며 예언자의 목소리로 외치는 자들이다. 동시에 절망이 가득한 세상에서 희망을 본다. 한국기독교장로회는 그리스도인의 소명을 따라 부패한 정권과 권력자들에게 요구한다.
1. 박근혜는 즉각 하야하라!
2. 새누리당은 마땅한 정치적 책임을 져라!
3. 국민이 신뢰할 수 인물들로 거국적 중립내각을 구성하라!
4. 검찰은 박근혜와 청와대를 수사하라!
5. 권력에 아부한 종교인은 회개하고 예언자적 본연의 자세를 회복하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교회와사회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