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평화와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이하 평통기연)가 23일 낮 숙명여대 앞 카페 효리에서 "한국교회, 북한의 5차 핵실험을 어떻게 볼 것인가?"란 주제로 국제정치 전문가 김준형 교수(한동대학교 국제정치학과) 등을 초청, 긴급좌담회를 개최했다.
김준형 교수는 먼저 발제를 통해 "미국의 전략적 인내 정책은 북한이 핵개발을 지속해서 소형화, 다종화, 경량화, 정밀화를 거쳐 실전배치 하려는 시도를 무력화하지 못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중국을 타깃으로 하는 대중견제 정책을 정당화시킨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고, "미국이 북한과 협상을 통해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과 대아시아전략을 병행 추진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고 했다.
이어 김 교수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제 일변도의 정책은 한반도 주변에 오히려 안보위기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5차 핵실험 이후 불거진 제재강화론, 핵무장론, 선제공격론 등은 공통적으로 분단구조 확대재생산을 꾀하는 것"이라며 "동북아 지역 군비경쟁을 가속화함으로써 얻는 미국의 이익과 한국 보수세력의 안보포퓰리즘의 이해가 맞물려 있기도 하다"고 했다.
특히 그는 "북한의 핵능력이 고도화됨에도 불구하고 한미일의 인식은 여전히 북한의 핵능력을 인정하지 않고 ‘선 핵폐기론’을 전제로 경제지원이나 체제를 보장하겠다고 한다"면서 "이 같은 말뿐인 약속만으로 핵 포기 압박을 지속하는 전략은 낡고 실패한 전략인데 4차 핵실험 이후 채택한 사상최강의 유엔제재 2270로도 5차 핵실험을 막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교환의 등가성을 잃어버린 ‘비핵화-평화체제’라는 목표를 당장 추구하는 대신 ‘핵동결-한미군사훈련 중단 혹은 축소’를 입구로 ‘비핵화-평화체제’를 출구로 이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핵동결 입구론, 비핵화 출구론)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기독교는 겸손과 자기오류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의 종교로서 온건함과 경건함을 추구해야 하는데, 명분을 위해 사람을 죽이기보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 명분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면서 "하나님의 의의를 구한다는 것은 강대 강 대결로 치닫는 과격함에 있지 않고 화해와 공존, 평화에 있기에, 악에 대한 심판만을 내세우는 기독교 근본주의는 소리만 요란한 꽹가리와 같아서 하나님의 사랑은 찾아볼 수 없다"고 이야기 했다.
한편 윤은주 박사(평통기연 사무총장)의 사회로 열린 좌담회에서는 김준형 교수의 발표에 대해 배기찬 대표(통일코리아협동조합), 이수봉 목사(기독교북한선교회 사무총장), 이승렬 목사(예장통합 사회봉사부 총무) 등이 논찬자로 수고했으며, 이만열 장로(전 국사편찬위원장, 평통기연 상임고문)가 총평을 전했다. 또 좌담회 전에는 박종화 목사(평통기연 상임공동대표)가 환영사를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