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홍은혜 기자] '사드'(THAAD) 배치 문제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평화와 통일을 위한 기독인연대’(공동대표 박종화 손인웅 이규학 이영훈 홍정길 목사, 이하 평통기연)가 ‘북핵과 사드배치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주제로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지난 25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개최된 이번 토론회에는 이인영 의원(더불어민주당) 김종대 의원(정의당) 등을 비롯해 김준형 한동대 교수, 박종화 평통기연 공동대표(경동교회 은퇴목사), 이근복 크리스챤아카데미 원장, 배기찬 통일코리아 대표, 변창배 예장통합 총회 기획국장, 이수봉 기독교북한선교회 사무총장이 참석해 사드 정국 속 한반도 평화의 해법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 시작 20대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발표를 윤은주 평통기연 사무총장이 했다. 특별히 최근 남한 내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엔 84.4%인 27명이 “반대하는 편”(10명)이거나 “매우 반대 한다”(17명)고 답했고, 5명(15.6%)은 “매우 찬성 한다”거나 “찬성하는 편”이라고 응답했다. 북한 핵문제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방안을 묻는 질문엔 15명(46.9%)이 “핵동결”을 꼽았고, “북미 수교”는 10명인 31.3%, “기타”가 7명(21.9%)라고 응답했다. 그러나 “사드 배치”라고 응답한 국회의원은 한 명도 없었다.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자는 주장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엔 “공감하지 않는 편”이라고 응답한 1명을 제외하고, 31명(96.9%)이 “매우 공감 한다”거나 “공감하는 편”이라고 응답했다. 또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이 효과적인가?”란 질문에 91%인 29명이 “전혀 효과적이지 않다”거나 “효과적이지 않은 편이다”라고 답했다. 3명만이 “효과적인 편이다” 또는 “매우 효과적이다”라고 응답했다.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엔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13명, 40.6%), 그 다음으로는 “5.24조치 해제”(12명, 37.5%), “기타”(15.6%), “남북 정상회담”(2명, 6.2%) 순이었다.
이외에도 남북 국회회담 개최에 대해서는 18명(56.2%)이 “막힌 남북관계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고 했고, 12명(37.5%)는 “남북 상황을 봐가며 서서히 추진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윤은주 사무총장은 “지난번 다른 언론의 20대 국회의원 설문조사에서도 국회의원의 91%가 개성공단 재가동에 동의했다”고 지적하고, “그만큼 20대 국회의원들은 남북 대치 대신 남북 대화와 교류, 평화를 바라고 있다"면서 "20대 국회 회기 내에 남북의 화해와 교류, 이를 통한 평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와 국회의 입법 및 정책, 정부의 유화적인 대북 접근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했다. 평통기연도 북핵문제 근본 해결책은 평화협정수립과 북미수교에 있다고 보고 교회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과 연대협력을 강화하는 데에 더욱 힘쓸 예정이다.
설문조사는 지난 7월 5일부터 22일까지 실시했으며, 32명의 국회의원들이 참여했다. 새누리당 3명, 더불어민주당 18명, 국민의당 8명, 정의당 2명, 무소속 1명 등이다.
한편 김종대 의원은 토론회 시간 사드 문제와 관련, "(사드는)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문제가 아닌 다른 문제와 연동된 문제"라고 지적하고, "대북제재와 사드는 항상 연계되어 있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국 입장에서는 남중국해도 있고 대만해협도 있었지만 사드가 국제정치에서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것이고, 박근혜 정부는 대북 국제외교가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드를 고려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사드에 대한 단순한 찬반 표시가 중요한 게 아니라 박근혜 정부의 대북 및 대외정책을 종합적으로 보면서 평가하는 게 합리적"이라 했다.
김 의원은 "만약 제1야당이나 우리 정부가 사드에 대한 논의 자체가 곤혹 스럽다면 더 큰 동북아 담론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하고, "평화공존과 협력, 이것은 중국과 러시아에 충분히 설득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 스스로 헤쳐 나가겠다는 의지가 없이는 이 난국을 헤쳐 나가기 어려울 것"이라며 "중국 어선이나 사드 문제가 나왔는데 왜 대통령 친서나 특사가 중국이나 러시아에 안 가는 것인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있겠느냐"고 했다.
덧붙여 "이런 정국은 미국이 한국 시민들에게 의사를 물어보는 과정일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구호로만 안 되고 우리의 응답과 반응을 제대로 말해줘야 한다"면서 "중국과 우리에게 메시지를 주는 것 같은데, 아직 사드와 관련된 여지가 남아 있는 것 같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