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을 나누는 일도 고통 받는 이웃을 위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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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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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9일 오전 11시 김덕주 목사, 서울아산병원 한덕종 교수 집도하에 신장 기증
5월 9일 오전 서울아산병원에서 신장을 기증한 김덕주 목사.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기독일보 이나래 기자]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5월 9일 오전, 서울아산병원에서 김덕주(51세, 충남예산)목사가 생면부지 타인을 위해 자신의 신장 하나를 기증했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본부를 통해 신장을 기증한 959번째 기증인 이자, 만성신부환우에게 새 삶을 선물한 아름다운 기적의 주인공이 됐다.

충남예산의 한 작은 교회에서 사역을 하고 있는 김 목사는 유독 주변에서 아픈 이들을 많이 접했다. 지난 2014년, 그는 혈액암으로 오랜 시간 투병을 하다 가까스로 골수를 기증받아 건강을 되찾은 성도의 모습을 직접 목격하기도 했다.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던 사람이 기적적으로 살아난 모습을 목격한 후, 김 목사는 장기기증에 대해 큰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김 목사의 지인 중에는 몇 년째 신장 이식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만성신부전 환우도 있어 장기기증에 대한 마음이 더욱 커졌다. 그러던 중 지난해 겨울 김 목사는 생존시 신장기증을 결심했고, 충남 예산에서 서울까지 오가며 신장 기증을 위한 검사 일체를 소화해냈다.

평소 아프고 병든 이웃들을 위해 봉사해온 김 목사는 이번 신장 기증역시 이웃사랑을 위한 행동 중 하나라고 답했다. 그는 “저와 우리 가족들은 늘 아프고, 아픈 이웃들을 위해 봉사해왔어요. 신장을 나누는 일도 고통 받는 이웃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니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저희 아들이 나중에 저처럼 신장을 기증하겠다고 하면 기꺼이 그러라고 할 것”이라며 기증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웃을 사랑하라’는 복음을 실천하며 목사로서의 삶을 살아온 그는 지난 10년 간, 교회에 모인 헌금을 모아 가난하거나 아픈 이웃을 돕고, 마을의 발전기금으로 쓰곤 했다.

5월 9일 오전, 김 목사는 서울아산병원 한덕종 교수 집도하에 신장 기증 수술을 무사히 마쳤다. 수술을 앞두고 김 목사는 오히려 자신보다 이식인의 건강을 염려하며 이식인을 위한 기도를 드리기도 했다. 김 목사는 “더 빨리 신장을 기증하지 못한 것이 오히려 죄송스러울 뿐이다. 이식인이 신장을 이식받고 고통에서 해방되길 바란다”며 “이번 신장기증이 하나님의 사랑으로 비롯된 것임을 이식을 받은 분이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건강을 되찾고 앞으로는 행복한 일만 있기를 바란다”는 소감을 전했다. 한편 김 목사에게 신장을 받은 38세 윤제익 씨는 13년간의 혈액투석 생활을 끝내고 새 삶을 선물 받게 됐다. 윤 씨는 “신장을 기증해주신 분께 너무 감사하다. 건강을 회복하면 봉사활동도 하며 베푸는 삶을 살고 싶다”며 수술 후 부푼 소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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