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홍은혜 기자] 지난달 30일 북중 접경에서 피살당한 한충렬 목사(장백교회)의 영결식을 마치고 교회와 유가족들이 "예수님과 닮은 모습 되고자"란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교회와 유가족들은 입장문을 통해 "故 한충렬 목사는 중국의 복음화와 조선 민족의 어려움에 함께한 진정한 목자"라고 평하고, "목회를 시작한 이후 늘 어렵고 힘든 사람들의 편에 서 왔으며 그들에게 위로와 힘이 되고자 노력했다"면서 "교회 안팎의 어르신들을 늘 부모님처럼 모시고 힘들고 어려운 그 시절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위로하고자 애쓰며 살아왔다"고 전했다.
이어 "(한 목사에게) 1988년 갑자기 찾아온 이유를 알 수 없는 병으로 죽음의 문턱에 섰었지만 이는 장백지역의 복음화를 위해 쓰임받기 위한 하나님의 계획이셨다"고 밝히고, "그 전까지 오직 공부만 알고 그래서 좋은 학교를 졸업하고 좋은 직장을 다녔지만 그 아픔과 절망을 겪게 됨은 오직 아픈 사람들을 위로하고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도우라는 목회의 준비과정"이라며 "1993년 장백교회를 세우고 책임 집사를 맡은 이후 2016년 600여명의 교인들과 50여 처소 교회를 섬기는 큰 목회를 감당할 수 있었음은 바로 이런 하나님의 계획에 충실하게 답하며 몸으로 실천했던 삶의 결과였다"고 했다.
교회와 유가족들은 "1997년 조선의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이후 조선 백성들이 고난의 행군을 겪으며 중국 땅을 밟을 때도 이들의 아픔에 함께 하며 오직 저들의 희망이 되어주고자 노력했던 것은 그 실천의 확장"이라 말하고, "교회의 사명은 복음의 전파인데 한충렬 목사는 이 사명에 가장 충실한 삶을 살아왔다"면서 "조선 주민들의 일시적 국경 이탈을 통해 중국의 교회들을 방문해 먹을 것을 구할 때 육신의 양식 뿐 아니라 복음을 제공한 것은 이 사명을 감당하기 위함 이었다"고 이야기 했다.
또 "당국에서 여러 번 조선 주민에 대한 접촉과 도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였을 때에도 (한 목사는) 중국 정부를 위해서나 장백 사회의 안전을 위해서나 교회가 앞장서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이 더 유리하다며 그 위험을 감수하며 살아왔다"고 밝히고, "그러기에 국경 이탈자들의 음식과 의복을 제공할 뿐 단 한 번도 저들의 탈북을 도운 적이 없으며 도리어 저들을 설득해 조국으로 돌아가 자신의 자리를 지키라고 권면하였고, 돌려보낼 때 단 한 번도 빈손으로 돌려보낸 적이 없었던 것은 예수의 제자로 예수 닮은 모습이 되고자 늘 노력했기 때문"이라 했다.
교회와 유가족들은 "이러한 목사님의 고귀하고도 정열적인 목회는 교회를 성장시켰으며 사회를 변화시키는 역사를 만들어 왔다"고 말하고, "그러기에 우리 교회와 남겨진 가정은 한 목사를 존경하며 사랑했던 모든 사람들과 함께 한 목사의 이러한 고귀한 유업을 지키며 나아갈 것"이라며 "어떠한 어려움에도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이러한 업적을 모독하는 세력과도 싸우며 나아갈 것"이라 밝혔다.
특히 이들은 "한국의 일부 매체들이 장백교회의 어려움을 이용해 없는 말을 만들고 없는 사건을 만들어 모욕함을 참을 수 없다"고 지적하고, "우리들이 하나님 자녀로서 교회적 사명을 지키기 위해 순수하게 살아왔을 뿐임에도 정치적으로 이용함을 용서할 수 없다"면서 "장백교회와 한충렬 목사를 모독하는 이러한 행동을 중지해 줄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했다.
한편 '복천 한충렬 목사 기념회'도 만들어진다. 기념회 초대 창립위원장은 상지대 이용호 교수가 맡을 예정이며, "(한 목사가) 비록 그토록 소망하던 남북통일과 민족 복음화를 보지 못하고 떠났지만 한 목사가 추구하고 지향했던 중국과 민족복음화를 우리 모두가 계승해 나가기를 원한다"면서 "이에 장 목사가 늘 좋아했던 복천(福泉)을 아호로 삼아 복천기념회를 만들고 이를 통해 장백교회의 사역과 북방지역 민족 복음화를 이어 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