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의사를 꿈꾸는 14살 폴린이에요. 제 꿈을 위해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그런데 생리가 시작되면 학교에 가는 게 두려워요. 수업 중에 생리혈이 샌 적이 있었거든요. 너무 창피해서 그 후 3일이나 결석을 했어요. 생리 때는 오래된 옷이나 담요를 쓰는데 생리혈이 쉽게 새서 옷까지 묻어나거든요. 이렇게 학교에 자꾸 빠지다가 제 꿈을 이루지 못하는 건 아닐까요?”(케냐 여자아동 폴린)
[기독일보 이나래 기자] 전 세계 6,300 만 명이 넘는 학령기 여자 아이들이 생리, 조혼, 빈곤 등의 이유로 꿈을 포기한다. 2일, 국제구호개발옹호NGO 월드비전(회장 양호승)은 이렇게 ‘여성’이자 ‘아동’이기 때문에 겪는 다양한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배움과 위생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꽃들에게 희망을(이하 꽃희망)” 캠페인 시즌 2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 캠페인은 지난해 10월부터 시작, 월드비전 홈페이지에서 2만 원을 후원하고 ‘꽃희망 키트’를 통해 면 생리대를 직접 만들어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그 결과, 총 5,123개의 면 생리대가 만들어 케냐 앙구라이 지역의 소녀들에게 전달되었다.
5월 2일부터 12월 31일까지 진행되는 꽃희망 시즌2 캠페인은 면 생리대뿐 아니라, 위생용품을 휴대할 수 있는 방수 파우치도 함께 만드는 ‘꽃 키트’(2만원/흡수패드+방수 파우치)와 면 생리대 하나를 완성할 수 있는 ‘희망 키트’(1만 5천원/방수패드+ 흡수패드) 두 가지 형태 중 선택하여 참여할 수 있다. 또한 지역사회의 인식개선과 여아 교육 지원 등을 통해 소녀들이 조혼과 차별 등의 장벽을 넘고 깨끗한 위생시설이 갖춰진 학교에 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위생/교육사업에도 후원할 수 있다. 후원문의: 02-2078-7000
또한 오는 5월 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서울 청계광장에서는 꽃희망 시즌2 캠페인을 알리고 더 많은 시민들이 후원에 동참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 행사가 열린다. 이번 행사는 여자 아동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알아보고 현장에서 직접 면 생리대 만들기와 후원에도 동참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한편, 이번 캠페인에는 배우이자 플로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공현주 씨가 캠페인 홍보대사로 위촉되어 활동한다. 해외아동 후원, 사랑의 도시락 나눔의 집 봉사활동 등 다양한 나눔 활동을 펼쳐온 배우 공현주는 지난 4월 초, 조혼과 임신, 위생용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녀들을 만나고 격려하기 위해 아프리카 케냐를 방문했다. 특히, 학교를 방문해서 만난 여학생들에게 한국 후원자들이 만든 면 생리대를 전달하고 직접 제작해 간 책가방과 티셔츠 등을 선물했다. 또한 플로리스트로서도 활동하고 있는 공현주 씨는 조화로 만든 화관, 팔찌 등을 직접 준비해 전달하며 여자아동들을 격려했다.
배우 공현주 홍보대사는 “생리대가 없어서 학교를 결석한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는데 실제로 학교에서 만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놀랍기도 하고 마음이 아팠다. 또 아프리카 지역사회에서는 문화로 받아들여지는 조혼으로 공부하고 싶어도 학교에 가지 못하는 10대 엄마들을 만나면서 참 안타까웠다”며 “면 생리대뿐 아니라, 조혼방지와 여아교육지원사업 등에도 많은 분들이 후원할 수 있도록 홍보대사로서 캠페인을 알리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케냐월드비전 여성보건위생사업 담당 찰스 본부장은 “한국의 후원자들이 만들어 보내주시는 면 생리대는 단순히 생리대가 아니라, 아프리카 여자아이들이 배움의 기회를 잃지 않도록 하는 ‘희망’이 된다”며 “지역사회 내 인식개선사업, 여아교육지원사업 등 궁극적으로 여자아이들이 학교를 계속 다니며 자신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으로 확산시켜나갈 계획이다. 많은 분들이 동참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