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목사)가 "12.28 일본군‘위안부’ 관련 한일외교장관회담에 대한 NCCK 여성위원회 입장"을 발표했다.
NCCK는 앞으로 "이번 합의의 부당함을 세계교회협의회 등 연대관계에 있는 모든 세계교회에 알리고 이를 통해 국제사회에도 알린다는 계획"이라 밝히고, "긴급좌담회를 마련 관련 위원회가 연석으로 참여하여 향후 대책을 논의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다음은 입장 발표문 전문.
12.28 일본군‘위안부’ 관련 한일외교장관회담에 대한 NCCK 여성위원회 입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그리스도 안에서 한 분이신 하나님을 주로 고백하는 신앙운동, 선교를 위한 교회들 간의 유대와 연합운동, 사회에 대한 책임의식 및 정의로운 사회구현을 위한 공동증언의 사업을 전개한다. 이는 성서적 신학적 명제이자, 신앙의 실천적 과제를 실현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다.
이에 기반하여 본 위원회는 지난 2015년 12월 28일, ‘위안부’ 문제 합의 소식에 분노를 감출 수 없다. 이는 광복 70주년, 한일수교 50주년인 2015년에 합의를 강행하기 위한 졸속처리에 불과하다. 피해 당사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을 배제한 채 이루어진 이번 합의는 역사적 과오를 재확인 할 뿐이며 ‘최종적이고 불가역적 해결’에 합의해준 한국 정부는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다.
우리는 일본의 법적배상을 통한 피해자들의 인권회복, 공식사죄를 통한 진정한 화해의 과정이 중요함을 밝힌다.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서부터 화해는 시작된다. 12.28합의는 피해자들의 목소리와 요구가 완전히 배제된 채 이루어졌다. 국회 결의에 의한 사과나 진심 어린 사과가 아닌 오만한 폭력을 다시금 행사한 것이다. 과거 일본의 역사적 과오를 ‘봉인’하는 12.28합의는 피해 당사자들과 그동안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운동의 정신을 처참하게 짓밟았다. 23여년 이상 ‘전쟁범죄 인정, 진상규명, 공식사죄, 법적배상, 전범자처벌, 역사교과서 기록, 추모비와 사료관 건립’ 등의 외침은 금번 합의로 인해 무참히 짓밟혔다. 우리는 진정하고 공식적인 사죄를 원한다. 진정한 회개를 통한 사죄만이 피해자들을 치유할 수 있다고 믿는다. 피해 당사자들의 인권유린이 다시금 일어나지 않도록 공식적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
우리는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정의롭게 해결하기 원한다. 12.28합의는 결코 정의를 이루지 못했고, 또 다른 강제성을 갖는다. 일본 정부의 강제동원 사실과 이에 따른 법적, 역사적 책임을 명백히 밝히는 것이 ‘용서’의 전제조건이다. 전제조건의 해결없이 피해자에게 가해자를 용서하고 이해하라며 강요하는 것은 전혀 정의롭지 않다. 용서의 시작은 피해자들이 인정할 수 있을 때, 받아들일 수 있을 때 가능하다. 치유는 여기서부터 일어난다. 피해자들의 눈물과 피로 젖은 삶을 한낱 ‘시간’으로 치부하지 말아야 한다. 아프고 힘든 기억이다. 그러나 기억해야 하고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수치의 기억이다. 역사적 책임감을 가지고 우리의 정신을 담아낸 평화의 소녀상은 반면교사(反面敎師)의 상징이다. 같은 일이 두 번 다시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 우리가 보존하고 기억해야 할 시대정신이다. 이는 제한된 정부권력이 철거와 이전을 결정할 수 없는 평화와 책임이라는 인류 정신의 산물이다.
한일간의 진정한 평화는 동아시아의 항구적인 평화에도 기여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가장 중요한 시대적 사명이자 선교적 과제인 ‘화평을 이루는 일’에 굳건히 앞장설 것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닌 사회적, 국가적 문제이기에 한일 정부가 앞장서서 과거의 과오를 씻기 위해 진정한 정의와 평화를 추구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2016년 1월 7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여성위원회 위원장 최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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